아침에 트레이에서 활착이 덜 된 가지 모종들 중에서 조금 나은 것 골라서 몇 포기 심고
양배추도 반 트레이 되게 모두 심었다.
신의 채소라고 일컬어지는 양배추 어린 모종을 수북한 건초들 헤집고 심었는데 그동안의
경험으로 질소분 등 거름이 투입되지 않았으니 병충해에는 안심한다.
유산균 왕겨 보카시를 두어달 전에 이랑 바닥에 흩뿌리고 유기물로 피복했으니 엄밀한
의미의 무투입은 아니지만 농협 퇴비나 축분이 포함되지 않았으니 질소질을 분해하려고
병충해가 달려들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
질소질 거름이 작물 생육에 필연적 영양이라고 여기지만 미숙 퇴비나 거름은 병과 해충을
비껴갈 수가 없는데 질소분과 축분에 포함된 항생제와 성장 촉진제를 이들 균과 충이 좋아
하기 때문이다.
숲을 보면 질소질 거름없이도 자체 잔사물인 탄소질 성분으로 온갖 종류의 풀과 나무들이
병해로 허덕이지 않고 건강하게 잘 자란다.
거름을 주고 왕성한 생육을 기대하지만 사실 이들 비료나 미숙 거름은 병해충들의 좋은
먹이감인데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는다.
질소질 거름은 작물을 웃자라게 하고 면역력이 결여된 연약한 작물체로 질소가 과잉 축적되는데
질소 성분이 그득한 작물을 먹이로 하는 충과 균의 공격으로 버티지 못한다.
농약으로 이들을 퇴치하려하지만 비료와 농약을 좋아하는 균이 작물을 병들게 하니 그야말로 약이
병을 뷸러들이는 악순환의 연속이 지금까지 주류 농법이었지만 이젠 화학농을 대신할 진정한
농법들에 관심들이 많아졌다.
작물이 탄소동화작용으로 당糖인 탄수화물을 얻게 되는데 이 탄수화물은 질소동화 작용에 의해서
단백질이 되는데 이때 작물이 생산하는 탄백질보다 질소가 많으면 균과 충이질소과잉 상태인
작물들을 먹어 치우려고 몰려드는데 이를 국소적 처방인 농약으로 해결하려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이렇게 질소 과잉인 작물들이 체내에서 헬리코박터균이나 2급 아민과 만나면
발암 물질인 니트로 소아민이 생성된다고 한다.
고단백 식품인 육류와 어패류에 많은 2급 아민을 섭취하면서 질소과잉으로 재배된 채소를 같이 섭취
한다면 발암물질인 니트로 소아민을 초대하는 격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이다.
버섯을 형성하는 것이 사상균이라고 하지만 사상균 중에는 작물을 병들게 하는 종류가 적지 않는데
특히 관행농 연작지 토양에 많다.
이처럼 유헤 사상균과 그 외 여러 유해균들의 단단한 각질을 먹어치우는 미생물로는 키틴 키토산으로
증식된 미생물들이라고 하는데 이들은 산속 부엽층에 많으며 이들이 가랑잎에서 나무 둥치까지 분해
시킨는가보다.
이번에 산의 부엽들을 긁어 모으면서 굵은 나무 등걸이나 잘려진 뿌리들이 갈꾸리에 산산히 부서지면서
중앙부 단단한 목심들만 남아있는 것을 보면서 만약에 이렇게 숲속 바닥에 있지않고 시멘트 바닥에
있었더라면 과연 이렇게까지 분해될 수 있을까 자문하며 새삼 숲속 미생물들의 위력을 실감했다.
모진 겨울 바람 맞아가면서 참외 밭에 부엽들 1백 수십 자루 갖다 붓고 지금도 틈만 나면 하우스 안을
정갈하게 관리하지 않고 미친님 십 년 이상 비질 한 번 안한 마당꼴로 만드는 이유이다.
오늘도 최씨 형님 형수님이 성장이 정지된 참외들 보면서 언제 인간되겠느냐면서 참외는 절대로
유기농이 될 수 없다며 이내 마음 돌리려고 하지만 나는 요지부동이다.
물을 주면 물과 토양 속 질소질 영양으로해서 눈에 띄게 줄기가 뻗어나감을 모르는 바 아니다.
지금 모종 심은지 벌써 보름이 지났건만 단 5센티도 크지 못하는 것은 인큐베이터와 다름없는 환경, 즉
영양이 넘치고 스펀지같은 상토와 온도와 습도가 완벽한 육묘장에서 웃자란 상태에서 갑자기 상토와 전혀
다른 토양에 이식된 후 트레이에서 양육되던 것과는 달리 습도와 온도가 급변한 상황을 맞이해서 치열하게
적응하는 중이라고 본다.
이렇게 모종들이 십수일이 지나도록 변화를 보이지 않는 것을 본 최씨 형수님은 수시로 영양과 물을 줌으로써
질소과다로 웃자라는 자신들의 생육에 비춰 참외 농사 30년 이상이라 강조하면서 피골이 상접한 모종들을
염려하지만 실상 수십 년 참외 전문가는 참외를 재배하는 것이 아니라 사육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추를 수경 재배하면 근모 즉 원뿌리는 없고 실뿌리만 발달되어있는 것과 다름없는 참외 재배를 하고
있으니 과의 수가 많아지면 참외가 지치고 품질도 떨어지지만 병충해로해서 수시로 농약으로 관리해야 한다.
고온기 상추가 녹아내리는 것은 투입으로 인한 표층에 머문 수경재배나 다름없는 뿌리들이 뜨거운 복사열로
표층과 함께 뿌리들이 삶겨 버린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면 이 내 고집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보름이 지난 상태에서 모종들 생장이 정지된 듯 하지만 직토층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불과 수십 cm 표층에
머물지 않고 지하부로 뿌리들이 깊게 내려가면 심토부 다양한 원소들을 이용해서 일시에 생장을 따라잡겠지만
맛과 향이 인간이 조제해서 떠먹여주는 한정된 영양 성분으로 맺어진 품질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사육된 뿌리에 비해서 뿌리 길이가 수십 배나 많이 형성될 뿐 아니라 깊고 넓게 지하부에 형성된 뿌리들이 고온기에도
표토층 복사열로 뿌리들이 고온 장해로 허덕이지도 않겠지만 깊은 심토 속에 숨어잇는 알 수 없는 원소들과 사람에게
알려진 각종 미네랄 성분들을 이용해서 모체에 열리는 결과물이 월등할 것으로 생각한다.
지난 해 여름까지 보카시며 퇴비,액비 등의 각종 거름은 흙속에 투입해야하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유기농
재배로 생각했던 배추들이 다양한 나방들 유충들로부터 공격받기에 제충국으로 맞섰지만 역부족을 느꼈다.
화학비료가 아닌 쌀겨 깻묵 왕겨 대패밥과 농협 퇴비를 섞어서 미생물로 발효시킨 거름을 사용했던 결과이기에
실망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누구나 퇴비는 로타리쳐서 흙속에 섞어 줘야된다고 생각하지만 표토 피복이 토양개선에서 월등하다고 한다.
이른바 탄소순환농법에서 작물들의 생육 상태를 산속 토양에 비유해서 내가 고집하는 엉성한 이 농사를 설득력있게
설명한다.
지난 여름 배추 농사는 짧은 발효시간도 문제였겠지만 역시 축분에 포함된 화학 성분들이 해충을 유인한다는 판단을
내렸고 그래서 친환경이라고 하는 농협퇴비 조차 사용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