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기 중국에선 종이로, 중세 유럽에서는 동물 내장으로 만들었어요
풍 선
지난 해 중국이 띄운 높이 60m, 폭 36m 거대 풍선이 미국 영공(領空)을 침범해 미군 전투기에 격추당했죠. 해당 풍선에는 프로펠러 등 조종 장치와 카메라가 설치돼 있었어요. 중국은 기상 관측용 풍선이 고장 나는 바람에 미국까지 도달한 거라고 해명했는데요. 이렇듯 풍선을 이용하면 적은 비용으로 드론이나 위성보다 효과적인 관측이 가능합니다.
2세기 중국에는 공명등(孔明燈)이라는 종이 풍선이 있었다고 하죠. 이 풍선 안에 등불을 넣어 열기를 높이면 하늘로 높이 띄워 올릴 수 있었어요. 처음에는 군대에서 신호용으로 사용하다가, 민간에 전파되면서 축제나 제의(祭儀) 용도로 사용했다고 해요. 공명등이라는 이름이 붙은 건 중국 삼국시대에 촉한 승상인 제갈공명이 이 풍선에 구조 요청 쪽지를 매달아 띄워 보내 신호를 전달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중세 유럽에서도 광대들이 풍선을 사용했는데요. 이때 풍선은 돼지 방광과 같은 동물 내장을 재료로 사용했어요. 방광이나 창자에 바람을 불어넣어 부풀린 후 막대기에 달았죠. 당연히 비위생적이고 냄새도 고약했기 때문에 대중화되지는 않았습니다.
풍선이 대중화된 것은 고무풍선 발명 이후인데요. 최초의 고무풍선은 1824년 영국 물리학자 마이클 패러데이가 만들었어요. 패러데이는 수소 성질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고무 두 장을 겹쳐 놓고 둥글게 자른 후, 가장자리를 용접(鎔接)해서 주머니 모양으로 만들고 이 안에 수소를 채워 넣어 실험을 진행했어요.
다음 해인 1825년 영국 발명가 토머스 행콕이 고무풍선을 상업화시켰는데요. 고무풍선을 판 건 아니고 고무풍선을 만들 수 있는 세트를 판매했어요. 풍선 세트를 사면 병에 담긴 고무 용액이 들어 있어, 이 고무 용액을 가지고 동봉된 응축 펌프를 이용해 풍선 모양으로 직접 만드는 식이었죠. 이건 휴대하기도 어려웠고, 기온에 따라 풍선 상태가 변화한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이 단점은 1847년에 영국 런던에서 J.G. 잉그램이 경화(硬化·단단하게 굳어지는 것)된 고무를 사용한 풍선을 만들면서 개선됐습니다.
한국에서 처음 발명된 풍선도 있어요. 바로 야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응원용 막대 풍선입니다. 1994년에 LG 트윈스 구단에서 처음 도입한 이후 한국 야구장에서 볼 수 있는 응원 문화로 자리 잡았죠. 처음에는 폴리에틸렌 재질을 이용해 만들었는데, 충분히 재사용할 수 있음에도 경기가 끝나면 풍선을 버리고 가는 사람들이 많아 쓰레기가 생기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해요.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놀이용 튜브와 비슷한 재질인 PVC로 재료를 바꾸고 바람을 불어넣기 쉽게 만들었더니 재사용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쓰레기 문제가 많이 해결됐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