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5일, 강서구에 있는 진일유치원에 갔어요.
작년에 원에서 자체적으로 토마토를 심었다는데, 이후에 제대로 정리를 안한 탓에 풀들이 점령해버렸습니다.
여긴 어디? "강아지풀 밭"^^
수업 진행하기 전에 방문해서 먼저 풀베기를 하고, 삽질과 호미질로 딱딱해진 흙을 좀 골랐습니다.
제가 워낙 일을 잘 못하다 보니, 도와주시러 오신 분들이 거의 다 하시고,
전 그저 전화받느라 정신 없었습니다.
일부러 때 맞춰 전화하라고 시킨 것 아니냐는 오해까지 받았다는^^
3월 22일, 드디어 첫 텃밭수업을 나갔습니다. 전날 수업에 사용할 채소판도 만들었어요.
농사란 무엇인가를 이야기 하기 위해서, 먼저 어린이들이 잘 알고 있는 채소이름 맞추기 부터 했지요.
역시 효과만점. 아이들은 자기들이 아는 걸 물어봐주면 참으로 '격하게' 반응하며, 재잘거립니다.
옥상에서 이뤄진 7세반 수업은 처음이라 정신이 하나도 없어 사진을 제대로 못찍고,
아래로 내려와서 6세반 수업을 하다보니 조금 여유가 생기더군요.
농사에 필요한 준비물의 이름과 용도를 얘기해주고, 이어서 거름을 채소가 자라는데 필요한 밥이라고 소개하고,
냄새를 맡아보게 하니 아이들 반응이 재밌습니다.
매실 냄새가 난다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똥 냄새가 난다고 코를 틀어막는 아이도....
거름을 줘야 채소가 건강하게 잘 자란다고 하니.... 그 후부터는 찡그리지 않고, 흙과 잘 섞어주었습니다.
아직은 아이들이 체격이 크지 않아서 한 고랑에 4명씩 들어가 앉았지만,
가을이 되면 아마도 비좁아져서 좀 힘겨울지도^^
다행히 첫 수업은 이렇게 별 탈없이 잘 진행되었습니다. 삽 하나 쥐어주고 흙과 거름을 섞어보세요. 한 것 뿐인데,
수업시간이 종료되어 나오라고 해도 계속 앉아서 흙을 파헤치는 아이들이 몇몇 있더군요.
텃밭수업을 진행하기엔 20~30분은 너무도 짧다는 생각^^
다음주엔 상추를 비롯해 잎채소 씨앗을 심고, 물 주기를 할 계획입니다. 수업을 원활하게 진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직접 흙을 만져보고, 냄새맡으며 뭔가 해볼 수 있는 시간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첫댓글 아주 신선하군요. 즐거운 수업이었겠어요. 나도 채소판 만들어야겠네요.색종이로 만들고 코팅하지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