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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6일 금요일 오후 폭염이 계속되는 지친 일상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진작가 ‘김중만 작가’와의 특별한 만남으로 잠시 더위를 잊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포토그래퍼 김중만 아저씨는 1971년 중학교 졸업 후 정부 파견 의사인 아버지를 따라 처음아프리카 대륙을 밟았습니다. 이후 프랑스 니스 국립응용미술대에서 서양화를 전공. 1977년 알르 국제사진 페스티벌에서 ‘젊은 작가상’을 받았고 같은 해 ‘오늘의 프랑스 사진전’에 최연소 작가로 선정되며 각광을 받았습니다. 아프리카 대륙을 직접 발로 뛰며 광활한 대지와 어린이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내어 지난 5월 사진전을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김중만 작가님과의 인터뷰를 위해 선정된 10명의 청와대 어린이 기자들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김중만 작가님의 스튜디오- 벨벳 언더그라운드에 도착해 동행해 주신 편집진님들의 안내사항을 우선적으로 주의 깊게 들은 후 스튜디오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작가님의 스튜디오는 크진 않았지만 아름답고 멋있는 작품들로 꽉 차 있었습니다. 그곳은 김중만 작가를 닮아 무척이나 자유롭고 독특한 분위기였습니다.
수납장 위에는 불상의 얼굴이 가지런히 놓여있었고, 스튜디오 안 나무에는 살아있는 새가 있었습니다!! 새장도 없이 나무 위와 스튜디오 안을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신기해서 여쭤봤더니, 김중만 작가님의 집에도 그렇게 새장에 갇혀 있지 않고 집안을 날아다니는 새가 있다고 합니다. 김중만 작가님은 새장 안에 갇혀 있는 새들이 불쌍하여 새를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게 풀어 놓으셨다고 합니다. 특이한 헤어스타일 레게 머리와 온몸을 휘감고 있는 액세서리들은 예술가다운 자유로움을 온몸으로 표현하시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우선 기자단은 스튜디오 바닥에 앉아 한 명씩 일어나서 자기소개를 했습니다. 그리고 김중만 작가님은 우리가 궁금해 하는 것을 하나하나 짚어 주시면서 사진에 대한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사진이란 무엇인지 간략하게 알기 쉽게 설명하자면, 크게 3가지로 나눠 이야기할 수 있다고 합니다.
1. 사진은 빛이다.
-사진은 빛이 기계를 통해 닿는 것입니다.
2. 사진은 소통의 장이다.
- 물론 카메라 없이도 어느 사람과 만나 얘기를 할 수 있는데 카메라를 통한 소통이 특별한 이유는 기록에 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진을 정직하고 간편한 일기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있는 그대로를 보일 수 있으니까 정직한 기계라는 것입니다. 김중만 작가님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사진을 찍고 그 밑에 기록을 남겨 놓는다고 합니다.
3. 사진은 선물이다.
-작가 선생님의 옛날 프랑스 여자 친구와 말도 잘 안통하고 뭔가 해줄 것도 없어 고민하고 있었는데 소통을 하려면 선물 없인 안 된다고 생각이 들어 그 여자 친구에게 사진을 찍어서 인화해 선물해 주었다고 합니다. 그 때부터 친구들도 더 많아지고 덕분에 불어도 금방 배웠다고 하면서 이것을 통해 알 수 있었던 것은 사진은 상대방의 마음에 내 마음을 전달해주는 통로라는 것입니다. 사진가는 사진기를 통해 세상과 사람과 소통하고,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음은 푸른누리 기자단이 준비한 질의서를 가지고 본격적으로 김중만 작가님에 대한 궁금한 점을 취재했던 인터뷰 내용입니다.
<인터뷰 내용>
기자 : 요즘에는 휴대전화나 디지털 카메라로 어디서나 쉽게 셀카나 기념사진을 찍습니다. 하지만, 10년 전만해도 카메라는 필름이 필요했고, 값도 매우 비싸고 사진을 찍기 어려웠다고 들었는데요. 사진작가라는 꿈을 갖게 된 이유가 있나요?
김중만 : 저도 휴대폰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서 작업을 해봤어요. 우리나라의 디카, 폰카 생산률은 세계적입니다. 결국 대한민국 사람들이 사진을 제일 많이 찍는다고도 할 수 있죠. 누구나 휴대폰으로도 사진을 찍으니까. 갑자기 사진이 대세니까 사진을 어떻게 찍는 건지가 궁금해지고 비로소 사진작가들이 조명을 받기 시작했지요. 사진작가가 된 이유는 프랑스에서 대학교 때 막연하게 화가가 되려고 서양화를 공부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우연히 친구를 따라 사진을 인화하는 곳인 암실이라는 곳을 갔습니다다. 하얀 인화지에 사진이 입혀져서 한 5분 정도 만에 사진이 완성되어 찍은 그대로가 나오는 것이 너무 멋졌습니다. 그림을 완성하려면 몇 개월도 걸리는데 사진이 인화되는 과정, 즉 창작물이 그토록 빨리 결실을 맺는 모습을 보고 사진의 매력에 빠져들었습니다. 요즘은 디지털 카메라가 있어 사진이 즉시 나오지만 아무튼 운명적인 그때의 감동이 나를 이 사진작가의 길로 인도한 것입니다.
기자 : 영화 <맨발의 꿈> 에 나오는 맨발의 아이들을 데리고 사진을 찍으셨던데요. 그 아이들의 표정이 굉장히 귀엽고 사랑스러웠습니다. 동티모르 아이들에 대한 느낌이나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 추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김중만 : 처음엔 영화사의 홍보 매니저가 찾아와 동티모르 아이들하고 행복하게 영화를 찍었는데 홍보도 해야 해서 사진 좀 찍어주셨음 좋겠다고 부탁을 해 와서 찍게 되었는데 무척 즐겁게 작업을 했습니다. 동티모르 아이들이 작은 나라에 살다가 한국에 처음 방문한 건데 이 거대한 도시의 새로움에 너무 신기해하고 행복해 더군요. 그런 감정과 표현들이 사진에 다 담겨져서 그런 사진들이 나온 것 같습니다.
기자 : 작가님께서는 4년 동안 아프리카에서 사진을 찍으셨는데요. 특히, 사자나 동물들을 가까이에서 찍은 사진은 보는 사람도 긴장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위험한 동물을 찍으면서 위협을 받거나 무서운 적은 없었나요?
김중만 : 정확히 말하면 1999년에 아프리카 동물 사진을 찍었습니다. 4년 전에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찍었던 거고. 아프리카에서 동물 사진을 차에서 내려서 찍을 수 있는 건 원래 허락이 안 되었는데 동물을 차 안에서 망원렌즈로 찍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20미터 거리를 10미터로 해달라고 가이드에게 부탁을 해서 정신없이 찍었습니다. 그 때는 무섭다는 생각이 안 들었습니다. 차를 10미터 옆에 세우고 이 정도면 사자가 덤벼도 도망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사진을 찍고 집에 와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사자는 100미터를 4초에 뛰었다며 그때는 정말 몰라서 그렇게 가까이서 사진을 찍었을까? 지금은 그렇게 가까이는 힘들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새끼가 있는 동물은 절대 찍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그 당시에 무서운 맹수, 동물들 사진만 찍다 돌아왔을 때는 무척 가족들에게 미안했습니다.
기자 : 작가님께서는 지금까지 수많은 사진을 찍으셨을 텐데요.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거나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진이 있나요?
김중만 : 할아버지 사진이다. 몽골에 갔을 때 사막에 천막을 쳐 놓고 사시는 할아버지가 아무것도 안 보이는 사막에서 망원경을 들고 자신의 잃어버린 양 한마리를 찾기 위해 멀리 바라보는 사진입니다.
기자 : 사진작가로서 활동하면서도 많은 봉사 활동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특히, 캄보디아와 베트남 등에 학교를 설립하여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었다고 들었는데요. 어떻게 해서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되셨는지, 앞으로도 봉사활동을 계속 하실 계획이 있는지 말씀해주세요.
김중만 : 아버지는 평생을 의술로 베풀면서 살다가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나도 어느 순간 아버지처럼 인류를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싶단 생각을 했습니다. 네팔에 가서 AIDS에 걸린 채 태어난 아이들의 사진을 찍고 봉사활동을 하면서 너무나 의미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고 해마다 실천했습니다. 문화예술계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남긴 열정의 리더십 보유자에게 주어지는 ‘마크 오브 리스펙트(Mark of Respect)’상을 타게 되었는데 그 상금 전액을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희망의 골대 짓기’ 사업에 기부하며 꿈도 희망도 없던 동티모르에서 기적을 차 올린 맨발의 아이들과의 만남을 이어왔습니다. 축구 골대는 축구를 위한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그 아이들에게는 미래를 향한 열정과 희망의 씨앗이 될 것을 알기에 더욱 가슴이 설레던 일이었습니다. 지금은 돈이 너무 많이 들어 당분간은 중단될 것같습니다.
기자 : 제가 워낙 새를 좋아해서 가끔 기사로도 쓰는데 좋은 새 사진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말씀해 주시면 이제부터 새 사진을 그 비법대로 찍어 보겠습니다.
김중만 : 나도 새 사진이라면 아직 까지도 잘 찍지 못합니다. 그러나 새 사진만을 전문으로 찍는 사람들을 많이 따라다니고 같이 찍고 하다 보면 새 사진을 멋있게 찍을 수 있을 것 같네요.
기자 : 저는 기사에 사진을 넣기 위해 많은 사진을 찍는데요. 찍을 때마다 사진이 잘 나오지 않아서 속상할 때가 있습니다. 보도 사진을 잘 찍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점은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김중만 : 사진이라는 게 대부분 자신이 보고 생각한 대로 안 나옵니다. 나 자신도 아주 오랫동안 사진을 찍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잘 안 나온 사진도 모두 모아 놓습니다. 그 사진들을 보고 ‘ 아!, 다음엔 이런 저런 부분들에서 더 잘 찍어야지.’하고 생각합닌다. 사진가를 하기 위해선 언제나 완벽하고 아름다운 사진만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인내심과 자기 내면에 의지를 굳게 다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잘 찍어야겠다는 다짐 같은 것 말이지요. 왜 안 나올까 고민하고 좌절하지 마시고 그냥 열심히 끊임없이 찍어보는 것이 좋습니.
기자 : 선생님은 사진 찍히는 것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사진 찍는 것이 귀찮기도 하고 멋있게 나오지 않는 것 같아서 싫은데요. 혹시, 모델들처럼 자연스럽고 멋지게 찍힐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김중만 : 사진 찍히고 포즈 취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가장 찍기 싫은 것은 ‘나 자신’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습니다. 어떤 작가보다 피사체(인물을 포함한)의 자연스러움을 훌륭하게 포착해 낸다고 하지만 스스로 피사체가 된 상황은 여전히 낯설고 어렵습니다.
기자 : 사진작가가 꿈인 어린이들에게 어떤 공부를 하면 좋은지, 조언 한 말씀해주세요.
김중만 : 사진은 200년밖에 되지 않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예술 학문은 20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어서 공부하는데 있어 그 범위가 다른 분야에 비해 어렵습니다. 그러나 사진은 조금 덜 공부해도 되니까 빨리 배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사진을 찍으면서 500장중에 1장만 건지더라도 나머지 499장의 실패를 가슴에 담을 줄 알아야 합니다. 절대로 그것 때문에 좌절하거나 고민하지 말고 그것을 극복을 하면 좋겠다.
이렇게 한 시간 가량 진행되었던 사진에 대한 강의와 인터뷰 하는 내내 김중만 작가님께서는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으시며 자상하게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기자단은 취재를 마치고 돌아가기 전에 스튜디오를 좀 더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스튜디오에는 진짜 코끼리 발을 잘라서 만든 의자, 얼룩말 가죽으로 만든 카펫, 새장에 가둬 놓지 않고 스튜디오 안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를 보며 정말 자연 그대로의 냄새가 물씬 풍겨나는 아프리카가 연상되었습니다. 함께 사진 찍기를 원하는 기자들과 얼굴을 나란히 한 채 수줍은 듯 웃어 보이시며 기념촬영도 해주시고 개인별로 ‘ For 기자 이름, 그리고 김중만’ 이라고 쓴 특유의 사인을 해주셨습니다.
"정말 한명이라도 제 작품을 보고 깊은 감동을 받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행복입니다. 앞으로 그런 사진을 찍을 겁니다." 라고 얘기하셨던 김중만 작가님을 만나 뵙고 보니 자유분방한 모습 뒤에 감춰진 열정과 숨은 노력들이 정말 대단하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사진으로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행복을 나누려 하는 김중만 작가님은 이 세상을 아름답게 보려고 노력하시면서 진정한 자유를 꿈꾸는 빛의 여행자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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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배병우, 김중만...좋아하는 작가중 한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