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온글 원고 - <온글> 3편
1. 가을 길/김기화
뻐~꾹 뻐꾹
뻐~꾹 뻐꾹
머~언 산에 가을 뻐꾹새 우네
해는 서쪽 나뭇가지 사이로
뉘엿거리고
공원 숲길,
한 잎 두 잎 나뭇잎 떨어지네
자랑거리 없어도
땀 흘리며 살아온 인생길
내 고향, 오솔길에
들국화 향기 풀풀 돋아나고
사래 긴 비탈밭에
하얀 메밀꽃
한가한 고샅길에
한들거리던 코스모스
세상살이 이룬 것 없어도
내 나이 여기까지 이르렀는데
자랑거리 없다고 어디 기죽을 일이냐
뱃사공처럼 거친 파도 타고 살아온 인생살이
이만하면 환희로운 가을길 아니더냐.
2. 잊혀가는 계절
김기화
나는
네 얼굴도
목소리도 잃어버렸다
그러나 기억한다
단풍잎이 빙글빙글 떨어지며
허공을 붉게 물들이던
그 가을 그 날을
뜻 모를 말만 남긴 채
어디론가 홀연히 떠난
네가 그리운
나는 지금
카우보이모자 쓴 허상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3. 나는 지휘자
바람재 김기화
걸음걸음 오늘을 지휘하고
내일을 지휘하는
나는
지휘자
해 설핏한 노을이다
별처럼 반짝이는 지휘봉을 잡자
깊은 산골 산새 소리처럼 평화로운
천길 폭포처럼 시원한
산정호수처럼 잔잔한
인생곡 지휘자
속마음 열어놓고
기(棋)
석(石)
란(蘭)
시(詩)
네 벗과 놀며
꽃 같은 여인 가슴 스치는
바람결 같은 인생곡 지휘자.
카페 게시글
온글 24집
온글24집 / 가을길 외 2편 /김기화
금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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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19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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