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31:17~20
“⑰야곱이 일어나 자식들과 아내들을 낙타들에게 태우고, ⑱그 모은바 모든 가축과 모든 소유물, 곧 그가 밧단아람에서 모은 가축을 이끌고, 가나안 땅에 있는 그의 아버지 이삭에게로 가려 할새, ⑲그때에 라반이 양털을 깎으러 갔으므로, 라헬은 그의 아버지의 드라빔을 도둑질하고, ⑳야곱은 그 거취를 아람 사람 라반에게 말하지 아니하고, 가만히 떠났더라.”
“야곱이 일어나 자식들과 아내들을 낙타들에게 태우고”(17절) “일어나”는 “그리고 일어났다”라는 말이다. 오랫동안 주저주저했는데, 드디어 떠날 결심이 세워졌다. 라반의 횡포를 겪으며, 야곱은 하란을 떠나기를 소원했다. 그러나 언제 어떻게 떠나야 할지에 대해서는 막막했다. 하나님께서는 야곱의 마음의 소원을 아신다. 하나님께서 꿈에 야곱에게 말씀하셨다. 가나안으로 떠나라고.
야곱에게 힘을 주는 존재가 또 있었다. 가족이다. 아내들도 적극적으로 하란을, 라반을 떠나야만 한다고 역설했다. 어쩌면 야곱으로 하여금 제일 주저하게 만들었던 것은 아내들이었을 것이다. 자신이 가자고 했을 때, 떠나지 않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지? 그럴 수도 있었던 아내들이 오히려 먼저 떠나야 한다고 했을 때, 이것보다 더 큰 힘이 있을 수 있었을까? 드디어 야곱은 하란을 떠나기로 결단했다.
마침 양털을 깎는 축제가 열렸다. 목축을 주업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가장 큰 축제일이다. 음식을 장만하고, 이웃을 초대한다. 농사꾼에게는 추수하는 날이 제일 즐겁고 기쁜 날이다. 목축업자에게는 양의 털을 깎는 날이 가장 큰 수입을 얻는 날이다. 일 년에 한 번 있는 이 날, 라반은 잔치를 벌이기 위해 또 다른 장소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그 날, 야곱도 자신의 모든 재산을 다 챙겨 가나안으로 출발했다.
“야곱은 그 거취를 아람 사람 라반에게 말하지 아니하고, 가만히 떠났더라.”(20절) “가만히 떠났더라.”는 말이 야곱의 형편을 설명해준다. 라반이 집에서 3~4일 떨어진 곳으로 양털을 깎으러 간 사이, 야곱은 자신의 재산과 가족들을 챙겨 야반도주를 한다. 간사한 라반은 분명 자신의 길을 막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모든 재산을 어떤 식으로든 다 빼앗으려 들 것이다. 야반도주는 나름 야곱이 선택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다.
야곱은 재산을 챙겼지만, 라헬은 드라빔까지 챙겼다. ‘드라빔’(teraphim)은 ‘편안히 살다’라는 뜻에서 온 것으로, 신탁 행위와 관련된 가정 수호신이다. 인간의 형상을 닮은 반신상(半身像)으로서, 은으로 만들며, 작은 것으로부터 시작해서 사람 키에 맞먹는 것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드라빔을 소유한 자가 가장 큰 몫의 유산을 물려받을 자격이 있다. 그리고 씨족 내의 지도자의 권리를 갖는다. 왜 라헬이 드라빔을 훔쳤느냐고? 남편 야곱이 라반의 재산의 실제 상속권이 있음을 주장하기 위해서이다. 혹시라도 있을 수 있는, 지도자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서이다. 한 가지 더, 여행길에서 드라빔이 자신들을 안전하게 지켜주기를 기대하는 마음에서 드라빔을 휴대한다.
‘미신’(迷信)이란 마음이 무엇에 끌려서 잘못 믿거나, 아무런 과학적 근거도 없는 것을 맹신(盲信)하는 일을 의미한다. 현대에는 이런 것을 미신 혹은 비과학적인 것을 치부되나, 과거에는 정말로 믿거나, 종교로 발전하기도 하였다.
대표적인 미신의 예이다. ‘검은 고양이 미신’이다. 검은 고양이를 보면 죽음의 징조다. 재빨리 나무로 된 것을 만지면, 그 징조를 피할 수 있다. ‘숫자 13 미신’이다. 서양에서는 13을 불길하게 여긴다. ‘숫자 17 미신’이다. 이탈리아인들은 13만큼 17도 불길하게 여긴다. 17은 로마 숫자로 XVII로 쓰는데, 글자 순서를 바꾸면 VIXI가 된다. 이것은 라틴어로 ‘나는 살았어요’라는 뜻인데, 그렇다면 순서를 바꾸기 전인 XVII는 뜻이 반대가 되어 ‘난 죽었네’라는 뜻이 된다. ‘숫자 4 미신’이다. 한자 문화권에서는 4를 불길하게 여긴다. 이유는 4와 죽음을 뜻하는 死가 발음이 같기 때문이다. ‘빵 뒤집기 미신’이다. 옛날에는 사형수의 빵을 뒤집어서 놓았다고 한다. 고로 빵을 뒤집어 놓는 것을 불길하게 여긴다. ‘깨진 유리창 미신’이다. 유리창이 깨지면, 불운이 있다.
많은 미신은 기본적으로 죽은 자의 영을 비롯한 모든 형태의 영에 대한 두려움에 기원을 두고 있다. 어떤 일이 일어나면, 그러한 영들이 위협을 하기 위해, 혹은 경고나 축복을 주기 위해 살아 있는 사람과 접촉을 시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신은 또한 치료나 의술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개발도상국에 사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현대 의약품은 너무 비싸며, 도저히 구할 수가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은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관습이나 영매술, 또는 미신에 의지하여 치료를 하려고 하거나, 병을 예방하려고 한다. 또한 그들은 의사보다는 자신들의 관습을 알고 있고, 자신들과 같은 방언을 사용하는 주술사를 대하는 것을 더 편안해한다. 그러한 상황으로 인해 미신적인 믿음은 계속 번성하고 있다.
“남자나 여자가 접신하거나, 박수무당이 되거든 반드시 죽일지니, 곧 돌로 그를 치라. 그들의 피가 자기들에게로 돌아가리라.”(레 20:27) 하나님의 진노가 무당을 향한다. 그러므로 무당을 돌로 쳐 죽여야만 한다.
이스라엘의 초대 왕 사울은 모든 무당을 죽였다. 이스라엘 지경 내에서 모두 축출하였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이 참 간사하다. 의지할 것이 없으니, 하나님의 도우심을 기대할 수가 없으니, 스스로 무당을 찾는다.
예루살렘 남쪽에 ‘힌놈의 골짜기’가 있다. ‘골짜기 문’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시체와 재의 모든 골짜기와, 기드론 시내에 이르는 모든 고지 곧 동쪽 마문의 모퉁이에 이르기까지 여호와의 거룩한 곳이니라. 영원히 다시는 뽑거나 전복하지 못할 것이니라.”(렘 31:40) ‘시체와 재의 모든 골짜기’가 곧 ‘힌놈의 골짜기’이다. 이 골짜기의 끝에 가룟 유다의 은 30냥으로 샀다는 아겔다마의 ‘피 밭’이 있다.
“①아하스가 왕위에 오를 때에 나이가 이십 세라. 예루살렘에서 십육 년 동안 다스렸으나, 그의 조상 다윗과 같지 아니하여, 여호와 보시기에 정직하게 행하지 아니하고, ②이스라엘 왕들의 길로 행하여, 바알들의 우상을 부어 만들고, ③또 ‘힌놈의 아들 골짜기’에서 분향하고,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자손 앞에서 쫓아내신, 이방 사람들의 가증한 일을 본받아 그의 자녀들을 불사르고”(대하 28:1~3) 아하스는 ‘힌놈의 골짜기’에서 자신의 자녀들을 불살라, 우상에게 산 제물로 바쳤다.
아하스의 손자인 므낫세가 왕이 되었다. “또 ‘힌놈의 아들 골짜기’에서 그의 아들들을 불 가운데로 지나가게 하며, 또 점치며, 사술과 요술을 행하며, 신접한 자와 박수를 신임하여,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많이 행하여, 여호와를 진노하게 하였으며”(대하 31:6) 므낫세는 제사장을, 선지자를 멀리 하였다. 그리고 무당을 신뢰하였다. 더 많이 악을 행하였다. 더 많이 여호와를 진노하게 하였다. 그리고 할아버지와 똑같은 죄를 저지른다. ‘힌놈의 골짜기’에서 자신의 자녀들을 불사른다. 인간의 연약함은 역사 속에서 그대로 흐른다.
아마도 예루살렘에서 나오는 온갖 더러운 쓰레기들, 그리고 특히 시체들을 갖다 버리고, 불을 태웠던 장소였던 것 같다. 그래서 ‘힌놈의 골짜기’에서는 항상 악취가 그치지를 않았다. 부정함과 음산함의 대명사가 되었다. 이곳의 다른 이름은 ‘게헨나’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게헨나’는 ‘지옥’이라는 의미와 동의어가 되었다. 항상 불이 타오르는 곳, 썩은 것들이 죽는 곳, 죄인들이 마지막으로 가는 곳이다. 이것이 무당에게 사로잡힌 자들의 마지막이다.
원자경이라는 무당이 있었다. ‘나무자비 조화불’이란 주문을 계속 외우면 만병통치는 물론이고, 도통의 경지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당시 광고를 보고 찾아온 이들은 수십 명이었다. 신흥종교의 교주들도 있고, 무속 잡인들도 섞여 있었다. 그들은 모여서 원자경이 설한 ‘영세계 원리’를 청강했다고 한다. 후에 최태민이란 이름으로 개명하였다. 최태민이 말하는 영세계란 기독교 불교 천도교의 교리를 혼합한 이단이다.
최태민씨가 육영수 여사의 귀신과 접신하여 박근혜씨에게 나타났다고 전해진다. 후에 최태민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죽음을 예고했다고 전해진다. 그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최태민씨와 그의 자녀들은 가장 강력한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들이 되었다. 우스갯소리로 우리나라 권력순위가 최순실-정윤회-정유라-박근혜라고 한다. 위키백과에는 우리나라 통수권자가 박근혜와 최순실, 두 사람으로 기재되어 있다. 무당에 사로잡힌 슬픈 나라의 현실이다.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말세에 내가 내 영을 모든 육체에 부어 주리니, 너희의 자녀들은 예언할 것이요, 너희의 젊은이들은 환상을 보고, 너희의 늙은이들은 꿈을 꾸리라.”(행 2:17) 귀신의 영으로 가득한 나라를 만들어야겠는가, 하나님의 영으로 가득한 나라를 만들어야겠는가? 귀신에 사로잡힌 이 나라를 바라보며, 애통해하는 마음이 드는가?
아마존은 ‘지구의 허파’라는 이름을 가졌다. 지구의 산소 절반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이곳에 산불이 나서, 3개월째 불이 꺼지지 않았던 적이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지구의 환경 전체가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될 수도 있다는 판단 하에, 브라질 당국은 군대를 동원하였다. 여의치 않자, 이번에는 주변 각국의 도움까지 받았다. 그렇지만 도무지 불길은 잡히지를 않았다.
아마존 안에 ‘야누이족’이라는 소수부족이 살고 있었다. 이 상태라면 야누이족마저 모두 불에 타죽거나, 온 마을이 사라질 수도 있었다. 그들은 일찍 복음을 받아들인 사람들이다. 위기 앞에서 그들은 목숨을 걸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참 신기하게도, 불길이 마을 입구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3개월 동안 거세지기만 하던 불길이 순식간에 꺼졌다. 단 네 시간 만에 일어난 일이다. 야누이족 사람들은 모여서 감사 예배를 드렸다.
그 시간, 세계의 언론들은 이렇게 기사를 내보냈다. 어떤 주술사가 마술을 부리니, 비가 폭우처럼 쏟아지기 시작했다는……. 정말 못 말릴 인간들이다.
애국가 가사에는 신앙 고백이 있다. “하나님이 보우하사” 안익태 선생님이 고종 황제께 보냈다는 기록물을 보았다. 분명 하나님께서 보호하셨다. 그렇게 안익태 선생님은 신앙 고백을 한다. 그걸 고종황제가 받아들여서, 지금의 애국가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 것이니, 혹 이를 미워하고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고 저를 경히 여김이라.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마 6:24) “예”와 “아니오”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 “예”와 “아니오”의 중간은 없다. 하나님도 좋고, 세상도 좋을 수 있다. 그러나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할 때도 있다. 신앙은 선택이다.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마 7:7) 이 말씀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선택하라.” 선택하는 사람에게 주시는 말씀이다. “구하는 이마다 받을 것이요, 찾는 이는 찾아낼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니라.”(마 7:8)
절망 대신 희망을 선택해야 한다. 두려움 대신 신앙을 선택해야 한다. 귀신 대신 성령을 선택해야 한다. 우상 대신 하나님을 선택해야 한다. 나의 선택에 따라 지옥이 천국으로 변한다. 나의 선택에 따라 대한민국이 하나님의 나라로 변한다.
“또한 ‘우리를 부당하고 악한 사람들에게서 건지시옵소서.’ 하라. 믿음은 모든 사람의 것이 아니니라.”(살후 3:2) 절대로 믿음은 모든 사람의 것이 될 수 없다. 하나님께서는 모두의 하나님이 되시기 원하시지만, 모두의 하나님이 될 수 없다. 선택한 사람만의 하나님이시다. 그렇다면 나의 하나님인가?
이제 귀신은 쫓겨나야 한다. 악한 영은 떠나가야 한다. 지금처럼 악한 영의 정체가 폭로가 된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절대적인 은혜이다. 기회이다. 지금 기도해야 한다. 더 많이 기도해야 한다.
이 나라가 하나님의 영으로 가득하기를 원하는가? 내가 먼저 하나님의 영으로 충만된, 그래서 내게 임한 하나님의 영을 전하는 사람이 되기를 소원하는가? 하나님의 불이 되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