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29일 오전 8시에 동반자와 서천 경주 파크골프장에 갔다.
청명한 가을 날씨에 남 시니어부 이어서 여 시니어부의 오전경기가 펼쳐졌고,
별과바람이 출전하는 일반부는 오후 1시에 ...
A6번 파5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나는 직선으로 공을 보내지 않고, 홀 입구의 좌측 펜스 바운드 작전으로 티샷을 했다. 직선으로 보내면 비오비 혹은 왼쪽 도랑으로 빠져서 다음 플레이를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의도대로 잘 바운드되어 있어서 이글은 하겠다 싶었다. 하지만 막상 어퍼로치 세컨드 샷을 자신있게 하려니 비 오비가
걱정되었고, 결과는 대회 참가의 압박감에 홀컵과 1m 모자라게 접근시켰다. 평소 연습 경기에서는 충분히 이글파를 성공시키는 거리였지만 실패하면서 버디에 만족하였고...
파 3인 A7번홀 홀 입구 중앙에 잘 올려놓은 공을 버디까지는 연결시키지 못해 또 파로 마무리.
이어진 파3 A8번홀에서도 온그린 잘 시켜놓고서도 버디를 실현하지 못하자 내심 안달이 났다.
파4 A9홀 티박스에서 앞 조의 경기 마치기를 너무 오랫동안 기다린 나머지 70m 티샷 감각을 순간적으로 잊은체 조금 힘껏 쳤는지 쭉쭉 힘차게 한가운데 코스로 언덕의 홀컵까지 잘 가놓고서는 멈추지 않아 첫 비오비를 기어코 ...
충분히 버디할 홀에서 첫 보기의 혹을 달고말자 욕심을 내려놓지 않은 참담한 현실에 정신이 버쩍 들었다.
이어서 경기를 펼친 B코스 나인 홀에서는 좀더 정신차리고 냉정하게 플레이한 결과 오비나 보기 하나 없이
4언더 29타 결과를 만들었다.
특별했던 점은 B7번 파4 홀 심판 보았던 남자분이 버디한 나를 파로 기록하고, 다른 경기자를 버디로 기록한 것을 나는 몰랐는데 스코어 기록지를 들고 다음 코스로 가던 같은 조의 경기자(열공클럽 서준길)님께서 심판 기록의 오류를 발견하고는 정정을 요구해서 고쳤고, 나에게 남은 경기 잘 하면 우승할 수 있겠습니다라며 웃으면서 격려해주었다.
이 말에 정색하면서 A9홀 비오비 플레이어가 어떻게 우승한다는 말입니까?며 20위 안에만 들어도 다행입니다고....
B9번 파4 홀에서도 버디를 성공시켜 담담하게 A코스 시작되는 1번 홀로 이동하면서 머리 속은 이제
13홀 경기를 마쳤고, 남은 다섯 홀 경기를 어떻게 잘 할까를 걱정하였다.
A1 파4 홀에서 다시 힘껏 쳤다. 이글을 해야 할 듯해서 였다. 비오비가 걱정되었으나, 홀컵 인근에 있던 심판의 제스쳐를 유심히 살폈더니, 손을 위로 들어 O자를 만들지 않자 내심 한숨을 내시었다.
가까이 가보았더니 말뚝 우측 오비 선 직전에 안착해 있었다. 다시 버디를 성공시켜서 동반 경기자분(황용클럽 이대원)님까지 나의 입상권 진입을 축하해주자 나도 모르게 점차 상기되어갔다.
A2번 홀 티박스에 맨 먼저 올라선 내 마음은 차분하지를 못한체 점점 가슴이 콩콩거리고 있지않은가....
티박스에서 준비한 자세로 한참을 진정시켰으나, 마찬가지였고, 잔뜩 신중하게 친 티샷은 중앙으로 잘 굴러가다가 힘이 딸려서인지 왼쪽으로 기울어진 지형에 굴복, 도랑으로 흘러 간신히 오비선을 넘지 않아 가슴을 또 한번 쓸어내렸다.
세컨 샷을 위해 다가가서 자세를 취했더니 상당한 오르막을 넘겨야만 홀컵에 붙일 수 있는 6~7m 거리.
자신있게 홀컵에 붙이려니 80~90cm 지나면 바로 비탈 기울기로 연결되어서 오비지역으로 굴러 떨어지는 곳이기에 긴장 그 차체였다.
"안종문 2타 입니다" 복창 후 바로 세컨 어퍼로치 샷을 쳤는데, 앗불싸! 힘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아서 붙여놓고 싶은 곳에서 한참 모자라는 4~5m 정도의 거리로 짧게 스토로크 하고 말았다. 연탄불 위에 올려놓은 오징어가 보여주는 모습과 흡사하다. 우승권 입상 욕심이 나도 모르게 작용한 때문일까?
곤혹스럽게 어떻게 파를 성공시킬까고 궁리하며 라이를 한동안 읽으며 마음을 애써 진정시킨 후 3타째 샷을 준비하고 있는 자세에서 느닷없이 여자 심판원이 "안종문님 5타째 입니다."라고 다소 멀리 떨어진 곳에서 크게 외치지 않는가?
동반 경기자와 나는 일제히 심판을 멀뚱히 쳐다보면서, "3타째 인데 왜 5타째 입니까?"라며 의아스럽게 물었다.
영천 지역에서 온 자원 봉사 여자 심판원은 나의 초구가 오비인 줄 알았던가 보았다. 아니라면 기록지 선수명과 실제 오비한 사람을 혼동해서 기록을 잘못 적으려고 한 탓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자신의 실수 콜에 미안해 할 태도를 보일 것이지 아무런 잘못이 없었다는 듯 뻣뻣한 반응에 3타를 준비하고 있던 엉거주춤한 자세에서의 내 기분은 말 그대로 엉망이었다.
가뜩이나 세컨 샷을 실수한 자신의 행위를 자책하고 있었던 찰나에 터무니없는 심판의 외침으로 심리적 혼란은 무엇이라고 표현하기 어려운 곤혹스러움 그 자체였다.
" 안종문 3타 입니다." 복창 후 친 공은 홀컵을 살짝 비껴가면서 비탈로 굴러가 비오비.... 순간 눈앞이 캄캄하여 눈을 감았다.
3타째 비오비는 자동으로 6타 적용...
기록지를 건네주는 여자 심판원에게 동반 경기자(열공클럽 서준길)님이 "이 사람 경기를 잘해서 입상 할 분인데 그런 식으로 심판을 합니까?"고 쓴소리를 들려주면서 나를 위로해 주었지만, 내 기분은 좋아질리 없었다.
혹을 하나 달아도 아픈데 3개를 한 홀에서 달다니 멘붕 그 자체에 이번 대회 출전이 여기서 무너지는구나 허탈감이 엄습하면서 망연자실...
파4 A3홀에서 온갖 상념에 넋을 잃고 촛점 잃은 눈으로 먼 곳을 보며, 먼저 티샷하는 플레이어의 공도 눈에 들어오지 않은체 멍하니 서있다가 누군가 마지막 차례가 되었음을 알려주자 급하게 티박스에 올라섰고 이제는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티샷을 했다. 앞 홀에서의 실수를 이글 정도로 만회하려고 한 잠재의식의 욕심 결과일까...
거리는 알맞았으나 방향이 우측 팬스쪽으로 또 오비.... 결국 5타로 보기를....
이글 아니면 최소한 버디를 할 A3번 홀에서 또 2타를 손해본 기록이었다.
두 홀에서 5타를 일순간에 잃어버리자 '아이구, 이제는 정말 망했다' 심정으로 파4인 A4홀에서 마음 내려놓고 경기하였더니 홀컵 가까이에 붙여놓을 수 있었다.
평소 같으면 충분했던 이글찬스에서도 성공을 놓치고는 버디...
마지막 파3 A5홀에서도 온그린 잘 시켜놓고 역시 파에 그쳤다.
B홀 29타, A홀 35타 합계 64타의 경기 결과.
동반 경기자님들이 우승권에서 아쉽게 탈락할 결과에 진정으로 위로해주는 말들을 나누면서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특히 아쉬운 점은 A홀 연습에서는 - 7타를 쉽게 달성했던 점에 비추어보면, + 2인 35타 기록이 실로 씁쓸하기만 했다.
20위권 진입도 곤란하겠다는 허탈감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며, B 코스 9번홀 바깥 경기장 입구에서 동료들과 지인 선수들의 경기를 응원하고 있는 동반자에게 다가가서 나의 아쉬운 경기 결과를 세세하게 설명해주었더니, 한 마디 말에 쉽게 상처를 받는 그 버릇을 언제 고칠 것이며, 처음으로 공식 대회 출전해서 64타 -2기록 그만하면 아주 잘한 것이라 위로해준다.
같이 어께동무하여 여자 일반부 경기를 구경하고 있었는데 남자 일반부의 경기 결과 기록지가 경기장 입구 휴게 건물 기둥에 게시되었다.
놀랍게도 붙임 사진 내용처럼 12위....
64타 동타 경기자가 여섯 명으로 많았지만 가장 앞선 등위인 이유는 B코스 9홀의 역순 성적이 적용되어 가장 우수하기 때문이란다.
파크골프 공 3만원 1개를 시상받는 장려상 대상자에 포함되어서 그나마 위안이었지만, 우승자가 -7인 59타 경기자라서 이 몸이 A2번 A3번홀에서 잃어버린 5타를 제 실력으로 살렸다면 58~59타 경기자로 당당히 우승하였을 것이기에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우승 : 상장과 상금 20만원)
B코스 아홉 홀 29타 경기자라면 A코스 아홉 홀에서도 30타 미만의 경기자이기에 입상 가능성이 충분한 선수라는 객관적 사실로 내 자신을 추스리고 싶다.
출전 경험 쌓기의 좋은 거울로 삼고자 세월흔적으로 길이 남긴다. 내년에는 오비 없는 플레이를 다짐하면서.....
첫댓글 경기 출전 교훈 4가지 : 1) 같이 경기하는 사람과 말을 주고 받으면서 '마음 다잡은 결의' 즉 최선을 다해서 경기를 하고자 함의 다짐을 풀지 말아야만 범하기 쉬운 실수를 예방한다는 점.
2) 심판의 어떤 행동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평정심 유지하는 요령을 터득해야 한다는 점. 즉
유모어로 대처해서 서로 웃고 사는 노하우 터득할 것.
3) 우승에 연연해 할수록 점점 실수는 비례한다는 점
다시 말해서
덤덤하게 마음먹고 평정심을 유지해야 퍼팅 라이가 보이고, 스트로크 강약이 연습한 대로 발현되며, 묵묵히 <진인사 대천명> 실천하는 자만이 하늘의 축복이....
실수할까? 조마조마하는 자는 반드시 실패와 직결된다는 점을 뼈져리게 체험했다.
4) 지혜로운 상황 대처 : 억울한 상황이 객관적으로 인정될 때 즉 함께 경기한 플레이어가 동의를 할 상황이라면 나는 3타 스트로크 기회를 다시한번 달라고 요청을 했어야 했다.
멀리건 규정을 살펴보았더니....이런 경우는 규정에 없기도하거니와 오남용으로 분쟁의 소지가 되기에 도입 설득력이 전혀 없음.
문제는 2타를 잘못 친 나의 책임이 근본적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