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세부여행에서 만나는 열대과일
두리안과 망고스틴의 조우 – 세부자유여행경비일정문의/시티나티트밤문화체험/세부풀빌라
필리핀 세부여행에서 만나는 열대과일
두리안과 망고스틴의 조우
열대과일 두리안과 망고스틴이 만났을 때
요즘 시원한 날씨를 보이고 있는 세부
구름과 햇볕이 오락가락하는 요즘의 세부는 '혀의 천국'이다.
특히 '과일의 황제와 '여왕'을 둘 다 제대로 맛보는 1년 중 유일한 시기이다.
흔히 '과일의 황제'는
두리안, 여왕은 '망고스틴'이라고
한다. 세부에서 두리안은 5월 ~6경부터 나기 시작하고, 망고스틴은 6월부터 재배된다. 9월은 이 두 과일이 조우하며 맛을 겨루는 때이다.
열대의 참 맛, 과일의 제왕 두리안
'두리안'은 열대과일 중
가장 진한 맛을 자랑한다. 부드러우면서도 그 강렬한 그 단맛은 지구 어디를 뒤져봐도 없을 듯 싶다. '과일 중의 과일', '과일의 황제'으로 불리는 이유다.
하지만 푹 익은 것은 구린내가 역해 '지옥의 향기'로도 불린다. '과일의 마왕'이란
불명예는 이래서 붙었다. 도깨비 방망이처럼 뾰족하고 단단한 가시로 뒤덮인 외피도 징그럽다 못해 위협적이다.
하지만 이 두리안 맛에 빠진 사람은 열대지방 여행을 좋아한다. 흐물흐물한
과육과 냄새 때문에 처음엔 잘 못 먹을 수 있지만 한번 맛을 알면 다른 과일은 영 시시하다.
알맹이를 꺼내 오래 둔 푹익은 두리안은 냄새가 강하지만 막 딴 것은 냄새가 거의 없다. 그 사근한 식감이며 맛은 형용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래서 두리안
맛을 제대로 만끽하려면 과일농장을 방문하거나, 과피를 막 절개해 낸 길거리 두리안을 사면 된다. 이곳에서 두리안 맛을 보면 보통 랩에 싸놓은 푹 익고 냄새 나는 것조차 개의치 않게 된다. 한마디로 두리안은 맛이 냄새를 압도하는 과일인 셈이다!
두리안 큰 것 한쪽을 먹고 나면 배가 두둥실 부르고 보통 쏴하고 열이 오름도 느낀다. 100g 당 400 칼로리의 열량을 내니 스태미너 식이다. 중국에선 정력 강장제로 쓰였다고 한다. 그러니 다이어트 해야 하는
사람이 먹으면 두리안 한 쪽에 며칠은 굶을 각오를 단단히 하는 게 좋다. 럭비공 만한 두리안 한 통에는
약속이나 한 듯 5개의 방이 있으며 씨가 총 4-5개 정도
들어 있다. 두 사람이 한꺼번에 한 통을 먹기엔 조금 많을 정도다. 가격은
장소에 따라 다르지만 제철엔 200-250 바트(한국돈으로 8천원) 내외다.
얼굴 고운 새색시, 과일의 여왕 망고스틴
반면 얼굴도 맛도 고운 것이 망고스틴이다. 혼자만의 느낌이겠지만 보랏빛 혹은 붉은 빛의 동그랗고 귀여운 과일을 보면
연지 곤지 찍은 수줍은 한국 새색시의 발그레한 볼이 연상된다.
망고스틴은 6월 이후 재배되기 시작해 몇 달간 간다. 망고스틴 예찬론자로 가장 잘 알려진 인물은 1800년대 말의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다. 그 다음은 아마 그 맛에 환장하는 '한국
아줌마들'일지도 모른다. 탁구공보다 조금 크고 테니스 공보다는
작은 이 과일은 달콤하면서도 당기는 그 맛 때문에 '손이 가요, '손이
가요'를 반복하게 한다. '과일의 여왕'으로 호칭되지만 카리브해에선 '신들의 음식'으로도 불린다고 한다.
이 망고스틴은 요즘 세부여행시엔 지천에 널렸지만 사실 열대, 아열대
기후에서 1년에 딱 한번만 나오는 귀한 과일이다.
우리나라 사과나무보다 더 잎이 무성하고 나무의 키가 크다. 냉동했다가
먹을 수도 있겠지만 그 새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은 제대로 느끼기 어렵다.
망고스틴은 비만인 사람의 당뇨와 심장계 질환 예방에도 좋고 암과 어혈, 활성화
산소 중화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망고스틴 외피에 있는 크산톤(Xanthines)이라는 물질이 황산화제라고 한다.
제철에 망고스틴은 세부에서 1킬로에 60 페소(약 1천5백 원)면 된다. 하지만
지금은 100페소 2천5백원
정도 한다.
열대과일의 수입이 흔치 않았던 2000년 대초 서울 목동 현대백화점
식품매장에서 이 망고스틴 한 알에 만원에 파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다. 그 때 한 생각. '안의 과육이 썩었으면 반품해 주나 어쩌나?'
마트에서 사는 망고스틴도 때깔은 좋지만 눌러 까보면 쭉정이가 있거나 썩어 버린
,한마디로 '꽝'인 경우가 가끔 있다. 먹기 좋은 과일이 때깔도 좋다는 말은 망고스틴만은 예외인 것 같다. 만졌을
때 너무 딱딱하지 않고 약간의 쿠션이 있는 것이 하얗고 신선한 열매를 품고 있다.
귀하게 열매 맺는 신(神)의 선물
제철 세부에서의 망고스틴 가격은 아주 싸지만 '과일의 여왕'이 되기 까지는 쉽지 않은 시간을 거친다. 고추나무과의 상록교목에
속하는데 열매를 맺기 까지 무려 8-15년이 되어야 한다. 여왕은
하루 아침에 탄생하는 것이 아닌 모양이다!
'과일의 왕' 두리안도
열매를 맺기까진 신의 절묘함이 있어야 한다. 꽃은 일년 중 저녁부터 새벽까지 단 하루 동안만 수분이
가능한데 자연수분은 박쥐나 나방이 한다. 박지나 나방, 왠지
섬뜩한 느낌이 드는 생물 아닌가? '과일의 마왕'에나 어울리는
매개체들이다. 두 과일을 배터지게 먹으면서도 탈이 없으려면? 두리안과
망고스틴을 함께 먹으라고 한다.
세상에 흔하고 넘쳐도 신(神)의 선물이 아닌 것이 어디 있으랴만 그 귀하고 어렵게 열매 맺는 두 과일을 편히 맛보며 사는 세부의 8월~9월은 행복하다. 세상
살며 감사할 일이 어디 이 과일 맛 뿐 이겠냐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