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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아트힐 원문보기 글쓴이: 꽃별
Marzelline : Edith Mathis, Sopran 휘델리오는 베토벤이 남긴 유일한 오페라이다. 베토벤은 원래 오페라에 대하여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가 잘하면 돈을 벌수 있다는 친구들의 권유로 마지못해 쓰게 되었다. 완벽을 기하는 베토벤은 이 오페라를 수없이 고쳐 썼다. 주인공 플로레스탄(Floretan)의 첫 아리아는 무려 16 번이나 다르게 작곡했다.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동안의 16곡을 적은 오선지는 무려 346페이지에 달했다. 베토벤은 그 중에서 단 한 곡만을 사용했다. 서곡은 완전히 다른 4편을 썼다. 베토벤이 작곡한 4편의 서곡 중 처음 3편은 정작 휘델리오 공연 때에는 한번도 연주되지 않고 있다. 그냥 ‘레오노레 서곡 1번, 2번, 3번’이라고 부를 뿐이다. 비록 오페라 공연에서는 서곡으로 사용되지 않고 있지만 모두 훌륭한 작품으로서 영광을 받고 있다. 그 중에서 오늘날에도 가장 많이 연주되는 서곡은 제3번이다. 네 번째 서곡은 그냥 ‘휘델리오’에 붙인 서곡이라고 부른다. 초연은 그런대로 성공이었다. 그러나 베토벤은 만족하지 못했다. 그는 초연 이후에도 악보 고치기를 계속했다. 친구들은 이제 더 이상 고치지 말라고 간청했으나 베토벤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휘델리오가 처음 완성되었을 때는 3막이었으나 극장측에서 길다고 하자 베토벤은 2막으로 줄였다. 원래 이 오페라의 타이틀은 레오노레였다. 하지만 레오노레라는 이름의 오페라가 이미 여러 편 나와 있었기 때문에 혼돈을 주기 싫어하는 베토벤은 제목을 고치기로 했다. 그래서 휘델리오가 되었다. 오페라 휘델리오의 무대는 스페인의 세빌리아이다. 자유분방한 집시 여인 카르멘, 유쾌한 반항아 피가로(세빌리아의 이발사), 그리고 ‘운명의 힘’에 의하여 복수극에 휘말려야 했던 알바로와 그의 연인 레오노라가 생각나는 곳이다. 그렇지만 휘델리오의 무대인 세빌리아에서는 매력적인 노래와 춤, 유쾌한 코미디, 운명적인 결투장면 같은 것은 찾아 볼 수 없다. 다만 베토벤의 휘델리오와 베르디의 ‘운명의 힘’ 사이에서 공통점이 있다면 여주인공의 이름이 레오노레(Leonore)와 레오노라(Leonora)라는 것, 그리고 둘다 남장을 하고 나온다는 점이다
Marzelline (Lucia Popp), Leonore (Gundula Janowitz), Rocco (Manfred Jungwirth) & Jaquino (Adolf Dallapozza). 슈타츠오퍼(Staatsoper)와 휘델리오
비엔나의 중심지에는 두 개의 기념비적인 건물이 있다. 슈테판성당과 국립오페라극장(Staatsoper)이다. 슈테판성당이 비엔나의 심장(Heart)이라면 슈타츠오퍼(Oper라고 함)는 비엔나의 영혼(Soul)이다. 오퍼(Oper)의 건물은 역사적인 여러 스타일을 복합하여 건축되었다. 두 사람의 당대 유명한 건축가가 건축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건물이 독창성이 없다고 논란을 벌였다. 황제 자신도 이 오페라극장에 대하여 별로 관심이 없다는 식으로 대하였다. 시민들의 비난과 황제의 무관심에 충격을 받은 건축가중 한 사람은 자살했다. 또 한 사람 역시 얼마 후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건축가들의 비운에도 불구하고 이 오페라극장은 그후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되지만 오퍼를 세계 제일의 공연장으로 만든 것은 건물이 아니라 공연되는 작품과 출연자의 수준이었다. 슈타츠오퍼 개관기념 공연은 모차르트의 ‘마적’이었다. 이를 기념하여 지금도 슈타츠오퍼 2층 회랑에는 마적의 여러 장면을 대형 타페스트리에 담은 작품들이 걸려 있다.
1945년 3월, 2차 세계대전의 마지막 와중에서 슈타츠오퍼는 폭격을 받아 잿더미가 되었다. 그날, 비엔나 시민들은 모두 눈물을 흘렸다. 시민들은 너나 할것 없이 오페라극장에 모여 부서진 파편 하나하나를 정성껏 주워 모았다. 어느 때가 되었든 복구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전쟁이 끝나고 모든 것이 어려운 때에, 비엔나 시민들은 다른 무엇보다도 오페라극장의 재건을 생각했다. 정부도 오페라극장 복구비를 우선적으로 배정했다. 부족한 경비는 시민들의 성금으로 충당했다. 재건에는 10년이 결렸다. 1955년 9월, 슈타츠오퍼의 재건 기념으로 휘델리오가 공연되었다. 비엔나뿐만 아니라 오스트리아 전국이 기쁨에 쌓였다. 극장에 들어가지 못한 수많은 시민들은 극장 밖에서 스피커를 통해 공연 실황을 들었다. 감격과 환호의 도가니였다. 특히 죄수들의 합창인 ‘어둠에서 빛을!’이 장엄하게 흘러나오자 모두들 전쟁으로부터의 자유와 해방의 기쁨을 되새기며 눈시울을 적셨다. 공연이 끝났지만 거리의 시민들은 아쉬움과 감격 때문에 극장 주변에서 발길을 돌리지 못했다. 극장안에 있던 사람들은 더 집에 가지 못했다. 길이 막혀서! (정준극)
1945년 3월 포격을 받아 파손된 비엔나 슈타츠오퍼의 모습 Fidelio, op 72 - Beethove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