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싱턴리조트 경주와 한화리조트 경주가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로 추가 지정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경주 보문관광단지에만 3곳의 생활치료센터가 들어서면서 시민들 의견이 찬반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 사태로 경주지역 관광업계가 존폐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관광특구인 보문단지에 생활치료센터가 추가 지정되면 지역 관광업은 사실상 소멸된다"며 "정부는 지역 소상공인 회생정책과 지원 대책부터 먼저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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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보문단지에만 1천여 병상 성수기 벚꽃 시즌 앞두고 지역 상인 '반발'
켄싱턴리조트 경주와 한화리조트 경주가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로 추가 지정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경주 보문관광단지에만 3곳의 생활치료센터가 들어서면서 시민들 의견이 찬반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정부는 켄싱턴리조트 경주와 한화리조트 경주를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로 추가 지정하기로 사실상 확정했다. 이에 따라 경주 보문관광단지에는 농협 경주교육원을 비롯해 3곳의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가 운영되게 됐다.
대구경북 확진자 2천여 명이 치료를 받지 못해 집에 방치된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이들을 대량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을 갖춘 곳은 경주밖에 없다는 현실론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보문단지 영세 상인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1년 중 가장 성수기인 벚꽃시즌을 앞두고 국내 대표관광지인 보문단지에 3곳의 센터가 들어설 경우 올해 장사는 사실상 끝났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한국농어촌민박 경주협회는 6일 경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생활치료센터 추가 지정을 결사반대했다.
이들은 "코로나 사태로 경주지역 관광업계가 존폐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관광특구인 보문단지에 생활치료센터가 추가 지정되면 지역 관광업은 사실상 소멸된다"며 "정부는 지역 소상공인 회생정책과 지원 대책부터 먼저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경주시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주낙영 시장은 페이스북에 "2천명이 넘는 환자가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이 기막힌 상황에서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곳은 경주밖에 없다는 절박한 사정을 모를 리 없지만 관광업계는 어쩌라는 말인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시민들의 의견도 찬-반으로 나뉘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어려울 때 경주가 도와야한다는 찬성론과 경주만의 일방적인 희생요구는 따를 수 없다는 반대론이다.
찬성하는 시민들은 '이번 사태는 모든 국민이 어려움을 나눠야 이겨낼 수 있다'거나 '님비의식을 버리고 높은 시민의식으로 대승적으로 받아들여야 경주에 더 많은 사람이 찾고 도시의 위상이 높아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대구에 있는 공공시설이나 체육시설을 놔두고 경주에만 센터가 집중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거나 '보문단지를 코로나 병동으로 만들어 지역 관광업계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요구하는 것은 도가 지나치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대승적 차원에서 시설을 수용하는 대신, 피해를 입은 관광업계와 시민들을 위한 보상책 마련을 요구하는 절충안을 내놓는 등 논란은 확산되고 있다.
지역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5일 주낙영 경주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경주시와 시민들의 이해와 양해를 구했고, 권영진 대구시장도 이날 경주시청을 직접 방문해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주시의회는 6일 특별담화문을 발표하고 "보문단지가 생활치료센터 병상으로 채워진다면 벚꽃이 피고 축제를 열어봐야 아무도 찾지 않는 유령도시가 될 수 밖에 없다. 추가지정은 재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