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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행 지 : 금대봉, 대덕산 일원 (강원도 태백시)
산 행 일 : 2022. 08. 13.(토)
산행코스 : 검룡소 주차장 ~ 쑤아밭령 ~ 금대봉 ~ 두문동재 갈림길 임도삼거리 ~ 1332봉 ~ 고목나무샘 ~ 우암산 ~ 1270봉 ~ 분주령 ~1259봉 ~ 대덕산 ~ 검룡소 ~ 검룡소 주차장 (14km, 7시간 소요)
산행참석 : 19 백두
<산행지도>
2020년 겨울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되었던 산행을 7월 넷째 주 정기산행부터 시작하려 하였으나, 7월 중순 이탈리아 돌로미테 트레킹을 마무리하고 귀국하던 도중에 많은 분들이 코로나19의 덧에 걸려 부득이 8월 둘째 주에 2년여 만에 재개되는 정기산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2년 전에 이어가던 팔공기맥을 다시금 이어갈까도 고려하였으나, 여름철 산행이고 오랫동안 마룻금 산행을 않은 회원들의 워밍업을 위하여 8월 한달은 조금 여유로운 워밍업 산행을 하기로 하고, 우선 야생화 화원으로 손꼽히는 태백의 금대봉과 대덕산 트레킹을 하기로 한다.
태백의 한강발원지인 검룡소를 품고 있는 금대봉과 대덕산 일원은 우리나라의 자생식물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더 잘 알려진 천연자원의 보고로, 1993년 환경부와 전문학자 조사단이 금대봉·대덕산 일대를 조사한 후 이곳이 우리나라 자연생태 자원의 보고임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 이 지역 126만 평을 자연생태보전지역으로 지정하고, 무분별한 출입과 산림훼손을 막기 위해 현재는 '사전 예약제'로 출입을 허용하고 있으며 일 탐방 인원을 3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곳은 1200m 이상의 고지대라서 여름철에도 시원하고, 우거진 숲과 야생화가 만발한 완만한 육산이어서 누구나 쉽게 신행과 야생화를 즐길 수 있는 코스다.
우리도 20명을 사전예약 하였으나, 주 출입로인 두문동재와 검룡소 탐방지원센터가 8시부터 개방을 한다. 하지만 새벽 일찍 트레킹을 시작해야 하는 우리는 검룡소 주차장에서 백두대간이 지나는 창죽령으로 이어지는 트레일을 따라 금대봉을 거쳐 대덕산으로 이어지는 시계 방향으로 원점회귀 트레킹을 하기로 한다.
서울에서 태백의 검룡소 주차장까지 3시간 정도면 충분히 도착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기사님이 많이 피곤하셨던지 제천 IC에서 국도로 접어들고부터는 버스의 속도가 느려지다 못해 비틀거리기까지 한다. 몇 차례 길가 공터에서 쉬었다 가기를 거듭한 끝에 주위가 훤해 올 무렵에야 아무도 없는 검룡소 주차장에 도착하였고, 이내 버스의 불을 밝히고 산행 준비를 시작한다.
인기척이 없는 널찍한 주차장에서 산행 준비를 마치고 버스를 나서니,
여명을 준비하는 동쪽 매봉산 방향으로 백두대간 '바람의 언덕'에 늘어선 풍력발전기들이 지척으로 보이고,
이미 주위가 훤히 밝아졌음에도 우리의 방문을 예견이라도 한 듯 가로등이 훤히 밝혀져 있다.
검룡소에서 흘러내니는 창죽천을 건너는 작은 현수교가 산행 들머리다.
산행 준비를 마치고 현수교로 들어서며 창죽천을 건너면,
발원지 탐방길 안내판이 세워진 창죽령(수아밭령)으로 오르는 숲길 들머리가 있다.
우측에 자리한 검룡소 기념탑.
<검룡소 기념탑(Geumnyongso Monument)> 하늘에서 내려온 태초의 용이 황금빛 여의주를 물고 날개 펴듯 뿜어져 나오는 물살과, 다이나믹한 리듬을 타며 하늘로 치솟듯 움직이는 날개는 용의 역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거대한 물방울이 비추고 있는 주변 환경은 모든 것을 품듯 끌어안고 있으며, 생명수의 태동을 감지하게 한다. 하늘 문이 열리며 떨어진 거대한 물방울은 땅의 수맥을 자극하며 물길을 열어 간다는 태초의 용이 내려와 태백땅에 생명을 불어넣은 것을 상징하고 있다. |
검룡소 주차장에서 백두대간 상의 창죽령(수아밭령)까지는 1.4km의 그리 가파르지 않은 오름길로, 우거진 숲이 내뿜는 숲향기를 맡으며 어제 내린 비로 촉촉이 젖은 등로를 따라 신선한 아침기운에 흠뻑 젖으며 오른다.
우거진 나뭇가지 사이로 스며드는 아침햇살을 느끼며 백두대간 상의 창죽령/수아밭령에 도착한다.
이곳은 백두대간을 걸으며 두 번이나 지났던 곳으로, 대간길의 추억이 오롯이 남아있는 곳이기에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창죽령/수아밭령(水禾田嶺·수화전령)>
수아밭령은 한강 최상류 마을인 창죽과 낙동강 최상류 마을인 화전 마을을 잇는 백두대간 상의 고개다. 창죽 마을에서 용연동굴이 있는 화전(禾田) 마을로 넘는 고개라 해서 수아밭령이라 불렀고, 반대로 화전마을에서는 검룡소가 있는 창죽마을로 가는 고개라 해서 창죽령이라 했다. 옛날 화전에서 벼를 재배한 관계로 수화전(水禾田)이라는 지명이 생겼다가 다시 줄여서 화전(禾田)이 됐다. 지역민들은 ‘쑤아밭’이라고 불렀다고 안내판에 적혀 있다.
옛날에 비해 굵어지고 가지가 꺾인 고목나무에서.
창죽령을 뒤로하고 백두대간을 따라 금대봉으로 향하는 대간길은 울창한 숲이 덮고 있는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지며 걷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데, 숲에는 고목과 어린 나무가 함께 어울려 있고 갖가지의 다양한 식생을 볼 수 있고,
작은 봉우리와 안부를 지날 때면 자연석으로 쉼터를 꾸며 놓아서 그다지 힘들지도 않은데 괜히 잠시 앉아서 노닥거리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싱그러운 숲길을 쉬엄쉬엄 걷다 보니 금대봉 정상이 나오는데, 2005년 11월 26일 백두대간 북진길과 2013년 6월 18일 백두대간 남진길에 이곳을 올랐었으니 이번이 세 번째로 오르는데, 동안 이곳 금대봉은 세월이 비껴간 듯 별로 바뀐 게 없는 것 같다.
<금대봉(金台峰/金臺峰 1,418.1m)>
강원도 삼척시 하장면과 태백시 삼수동의 경계에 있는 봉우리로, 금대봉이라는 이름의 어원은 그 옛날 정암사를 세울 당시 모셨던 금탑에서 나온 것이라는 설도 있다. 그러나 또다른 설은 옛사람들이 이곳을 '신이 사는 곳'이라 하여 금대봉이라 하였다고 한다. '금'은 '검'이고 '검'은 '신(神)'을 의미하니 '금대'는 곧 '검대'와 같은 말이다. '검대'는 '신이 사는 곳'이라는 뜻이므로 금대봉은 '신(神)이 사는 대(臺)'라는 뜻이다.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가 있고 야생화가 온 산에 흐드러져 산 아래에서는 볼 수 없는 천상의 화원을 이루고 있다.
금대봉과 대덕산(1,307m) 일대 126만 평은 1993년 환경부에 의해 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다. 당시 학자들이 2년 동안 현장 조사를 하면서 모데미풀, 대성쓴풀, 한계령풀, 노랑투구꽃 등 희귀식물 16종과 한국 특산식물 15종을 발견했다. 게다가 천연기념물 하늘다람쥐, 꼬리치레도롱뇽등 희귀동물을 비롯 미기록 곤충 13종도 함께 찾아냈다. 금대봉에 자생하는 식물은 공식적으로는 480여 종, 실제로는 900여 종에 달하는 것으로 식물학자들은 보고 있다. 금대봉은 봄부터 가을까지 꽃이 이어진다. 4월 초 복수초를 시작으로 한계령풀이 핀다. 이어 5월에 접어들면 홀아비바람꽃, 꿩의바람꽃, 산괭이눈, 피나물, 붓꽃, 현호색, 대성쓴풀 등을 볼 수 있다. 6월에는 동자꽃, 털쥐손이, 둥근이질풀, 범꼬리가 이어진다. 여름에는 금마타리, 흰장구채, 태백기린초, 노랑갈퀴 등이 꽃망울을 틔우고 가을엔 물봉선, 질경이, 궁궁이 등이 핀다. 신령스러운 산의 기운이 길러낸 금대봉 야생화. 산마루에 핀 우리 꽃들이 별처럼 환하다. 이처럼 금대봉 일대는 자생식물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더 알려진 천연자원의 보고다. 가슴을 저미게 하는 눈꽃이 채 가시기도 전에 상고대와 어울려 피는 설중화, 눈덩이를 성급하게 밀어 올리고 황금빛 꽃망울을 터뜨리는 눈색이꽃을 서막으로 듣도보도 못한 꽃들의 향연이 늦가을까지 숨가쁘게 이어지고, 여름엔 바람과 구름이 머문다. 가을이면 현란하지는 않지만 애잔한 단풍이 맑은 물에 떠가고 겨울이면 은색의 나라가 된다.
산은 물을 가르고, 물은 산을 거스르지 않는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의 이치에 따라 한강은 금대봉 북쪽 검룡소에서, 낙동강은 금대봉 남쪽 새참봉샘에서 태동하여 기나긴 생의 여정을 시작케 하는 어머니의 산이기도 하다. 금대봉 북쪽 기슭에 있는 제당굼샘과 고목나무샘 물구녕 석간수와 예굼터의 석간수에서 솟는 물이 지하로 스며들어 검룡소에서 다시 솟아 나와 514km의 한강발원지가 되는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오대산 우통수가 한강의 발원지라고 알려져 있었으나 오대천과 창죽천의 합수지점인 정선군 북면 나전리에서 도상 실측을 한 결과 창죽천이 약 32km나 더 긴 것으로 밝혀졌다. 그래서 국립지리원에서 한강의 발원은 강원도 태백시 창죽동 금대봉 기슭이라는 공인을 받게 된 것이다. 둘레 20여 m에 깊이를 알 수 없는 검룡소는 석회 암반을 뚫고 올라오는 지하수가 하루 5천 톤 가량 용출하고 있으며 솟아 나온 물이 곧바로 20여 m의 폭포를 이루며 쏟아지는 광경은 장관을 이루고 있다.
2013년 6월 18일 백두대간 남진길에서.
2005년 11월 26일 백두대간 북진길에서.
금대봉 정상에서 코로나19로 산행을 중단하게 되면서 잊힌 듯하였던 '산에서의 아침식사'를 실로 오랜만에 즐긴다.
금대봉 정상에서 분주령 방향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폐쇄된 상태라 두문동재 방향의 대간길로 들어서서,
완만한 내림길을 내려서면 이내 두문동재로 이어지는 임도에 내려서게 된다.
좌측 두문동재 방향 임도.
<두문동재 갈림길>
이곳에서 우측 임도를 따르면 분주령을 지나 대덕산으로 이어지고, 좌측 임도로 진행하면 두문동재가 나온다. 두문동재는 지금은 바로 아래로 두문동재 터널이 뚫려 산꾼들만 지나는 잊힌 고개가 되었으나 옛날 정선땅 고한읍 고한리 두문동(杜門洞) 마을에서 태백시 화전동 호명골로 넘나드는 중요한 고갯길이었다.
'두문분출(杜門不出)'이라는 말은 '두문동(杜門洞)'에서 유래되었는데, 본래 두문동은 고려 말기 유신들이 조선에 반대하여 벼슬을 거부하고 은거하여 살던 곳으로 경기도 개풍군 광덕산 서쪽의 골짜기에 위치해 있다. 조선 초 개경의 두문동에 살던 망국 고려의 유신들 가운데 일부가 삼척 땅에 유배 온 고려 마지막 왕 '공양왕'을 뵈러 왔다가 공양왕이 타살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태백의 건의령에서 관모와 관복을 버리고 이 고개를 넘으며 불사이군(不事二君. 두 명의 임금은 섬길 수 없다.) 정신으로 이 고개 밑에 있는 정선 땅에서 두문동이란 이름을 짓고 터전을 잡게 된 것이다. 그래서 두문동재(1,268m)란 지명이 생겼다.
우측 가야 할 고목나무샘과 분주령 방향 임도.
싱그러운 나무들이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호젓한 임도를 따라 몸과 마음이 산뜻해짐을 느끼며 사뿐사뿐 걷는 사이에,
금대봉 정상에서 이어오는 금대지맥 능선길에 합류하여 본격적인 야생화 꽃밭으로 진행하게 되는데,
자연이 조성한 길가 들꽃밭에 피어난 들꽃의 매력에 흠뻑 젖으며 고목나무샘 방향 임도를 따라 진행한다.
옛날에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질경이풀.
좌측 함백산 방향의 백두대간 능선에 자리한 은대봉 조망.
고원 능선으로 이어진 들꽃길을 따라 잠시 진행하자 목책이 길을 가로막아 서고, 길은 좌측 언덕으로 이어지며 하늘과 맞닿은 산 능선들이 광활하게 펼쳐지며 코로나19에 짓눌렸던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준다.
금대지맥에서 노목지맥이 분기하는 우암산 조망.
북동쪽 덕항산 방향.
서쪽 고한읍과 백운산 방향.
살짝 당겨본 하이원리조트 스키장 방향.
코로나19로 중단되었던 산행을 재개하여 모처럼 멋진 산그림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고,
고원 능선으로 이어진 데크목 등산로를 따르면 잠시 전에 헤어졌던 임도길에 내려서게 되고,
잠시 임도를 따르다가 우측 숲길로 들어서면,
금대지맥이 지나는 우암산 방향 능선을 두고 데크목 내림길을 따라 우측 아래로 내려서면 고목나무샘이 나온다.
<우암산(1,347.1m)>
금대지맥에서 노목지맥이 분기하는 봉우리로, 금대지맥의 분기점인 금대봉에서 1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산이다. 주변에 야생화 생태탐방로가 있으나 지맥꾼들 이외는 찾지 않는 산이다. 지명의 유래는 소의 등처럼 생겼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며, 직진으로 가면 노목지맥으로 이어지고 금대지맥은 우측으로 꺾어서 내려서서 분주령을 거쳐 대덕산으로 이어진다.
데크목 내림길이 끝나는 지점에 고목나무샘이 있다.
<고목나무샘>
명성에 비해서 참으로 초라하게 보이는 고목나무샘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이나 '택리지' '대동여지도' 등에 오대산의 우통수가 한강의 발원지라 기록하고 있지만, 실제 한강 하구에서 가장 긴 물줄기 끝에 위치한 지점이 태백시 창죽동 금대봉 북쪽 계곡 최상단 정상 가까이에 있는 고목나무샘이다. 물이 나는 샘 근처에 고목인 수령 200년 된 신갈나무 고목이 있어 붙인 이름이라 하나 이제는 그 고목나무가 보이지 않는다. 공식적으로는 고목나무샘과 인근의 제당굼샘(제당궁샘)에서 흘러나온 물길이 땅속으로 잦아들었다가 다시 솟아나는 검룡소를 한강의 발원지로 보고 있지만, 진정한 한강발원지는 최상단 물길이 열리는 곳인 이곳 고목나무샘이라 할 수 있다.
오대산에서 흘러내리는 오대천, 황병산에서 흘러내리는 송천(松川), 금대봉에서 흘러내리는 골지천(骨只川) 등 세 물줄기의 합수점에서 길이를 계측한 결과 금대봉에서 흘러내리는 골지천이 가장 길고 그 골지천의 최상단 물길이 열리는 곳이 고목나무샘이다.
고목나무샘 모습.
별다른 표식이 없는 고목나무샘을 흔한 약수터쯤으로 생각하는지 무심하게 지나쳐,
숲이 우거진 우암산 동쪽 사면으로 이어진 등로를 따라 숲의 향내에 취하여 힐링 산책길을 이어가면,
이내 우암산을 넘어온 금대지맥 능선에 다시 접속하게 되고,
이정목이 있는 널찍한 안부 공터를 지나,
신작로 같은 등로는 그림같은 우거진 숲길로 이어진다.
다시 야영의 흔적이 있는 넓은 안부 공터를 지나고,
급하지 않은 등로를 따라 작은 봉우리를 넘고,
키 큰 나무들이 자리한 풀밭 길을 기분좋게 걷노라면,
시름에 겨운 모든 사람들을 안을 듯이 팔을 벌리고 선 나무가 있는 공터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먹거리 장터를 개설한다.
"지금이 한여름 맞는 겨?"
해발 고도가 1200미터를 넘는 고산지라 그런지,
아니면 간밤의 소낙비를 머금은 원시의 숲이라서 그런지,
아무도 더위에 대한 인식조차 못하며 멋진 숲길을 이어간다.
호젓한 숲길 옆으로는 제각각의 명찰을 달고 있는 나무들이 눈길을 끌고,
그림 속의 풍경을 더듬는 사이에,
온갖 들풀이 무성한 분주령에 도착한다.
<분주령(奔走嶺, 1,065m)>
강원도 태백시 창죽동과 삼척시 하장면 한소리의 경계에 있는 고개다. 대덕산과 검룡소, 두문동재로 가는 길은 뚜렷하나 하장면 한소리 방향으로는 목책으로 막아놨다. 우측으로는 검룡소와 주차장으로 가는 등로가 보이고 이정표와 안내판이 있다. 지명의 유래는 여러가지 설이 있는데 정구지(부추의 경상도 방언)인 산부추가 많이 나서 불렀다는 설과, 옛날에 삼척(태백이 예전에는 삼척에 속해 있었음)과 정선, 주민들이 만나 분주하게 물물교환을 해서 붙여졌다는 설, 그리고 또 하나는 물이 갈라지는 지역이라고 해서 부르는 분수령이 변음(變音)되어서 분주령이 되었다는 설이 있다.
우측 아래 1.9km 지점에 검룡소가 있다는 이정목.
분주령 쉼터 벤치에서는 손점장의 원맨쇼가 펼쳐지는데, 관객들의 반응이 과히 열광적이다.
손점장의 너즈레 쑈가 막을 내린 분주령을 뒤로하고 대덕산 방향 숲길로 들어서면,
폐헬기장이 나오며 앞쪽으로 금대지맥이 지나는 1259.4봉이 보이지만,
돌아본 금대봉 방향.
오늘은 맥산행이 아닌 힐링 산행이므로 1259.4봉으로 오르는 길없는 능선을 두고, 우측으로 돌아가는 사면 숲길을 따르면,
들풀이 가득 자라난 대덕산 직전의 넓은 안부에 도착한다.
가야 할 대덕산 모습.
안부 좌측으로는 목책이 설치되어 있고 그 너머에는 풍력발전기가 설치된 1259.4봉 능선으로 이어지는 포장 임도가 지난다.
우측 금대봉 방향.
돌아본 1259.4봉 방향.
풍력발전기가 빼곡한 북쪽 내봉산 방향.
대덕산으로 오르는 들머리의 이정표가 대덕산 오름길이 어렵지 않을 것임을 알려주고,
잠시 급하지 않은 오름길을 오르면,
이내 시원한 바람과 함께 더더욱 시원한 풍경이 펼쳐지는 대덕산 정상에 도착한다.
<대덕산(大德山, 1,310.3m)>
강원도 태백시 창죽동과 삼척시 하장면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정상부에는 초지가 넓게 펼쳐지며 앙증맞은 정상석과 삼각점이 있고, 주위의 모든 산들이 다 보이는 그야말로 일망무제인 산이다. 대덕산의 북쪽 사면에서 발원한 수계(水系)는 남한강의 지류인 동대천(東大川)으로 흘러들고, 남쪽 사면에서 발원한 수계는 골지천(骨只川)의 최상류를 이루며, 북쪽으로 흐른다.
대덕산과 금대봉 일대는 생태적 우수성이 높아 환경부 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곳의 임상(林相)은 신갈나무림으로 구성된 활엽수림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대덕산 주변지역에는 낙엽송조림지 등으로 식물상은 전체 85과 282속 480종으로 나타났고, 특산식물은 키버들, 은꿩의다리, 금강제비꽃, 금강애기나리 등 총 19종이며, 이는 한국의 3.33%, 강원도의 12.8% 정도가 분포한다.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종(Ⅴ등급)인 개병풍과 가시오갈피나무, 솔나무, 노랑무늬붓꽃 등이 나타나 자연환경이 우수하며 희귀식물인 나도파초일엽과 한계령풀, 공작고사리, 흑쐐기풀, 미기록종인 대성쓴풀 등 20여 종이 나타났고, 수서곤충은 24과 40종이 관찰되었고, 어류는 2과 4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특히 창죽동 계곡에는 한국고유종인 금강모치가 나타났다. 조류는 총 8목 22과 38종이 나타났으며, 천연기념물인 검독수리, 붉은배새매, 소쩍새 등이 관찰되었고, 포유류는 총 5목 10과 14종으로 조사되었으며, 보호야생종인 삵과 천연기념물인 하늘다람쥐가 발견되었다.
대덕산에서 본 함백산 방향 조망 안내도.
다음 산행지인 동쪽 육백산 방향.
남동쪽 매봉산 '바람의 언덕' 방향.
남쪽 금대봉 방향.
서쪽 두위봉 방향.
한여름에 션한 가을바람과 장쾌한 조망을 즐긴 대덕산을 뒤로하고 검룡소 방향 하산길에 나서는데,
정상부의 넓은 풀밭에 들꽃이 지천으로 피어나 있다.
검룡소가 2.9km라는 이정표에서 좌틀하여 진행하면,
등로는 아침에 지나온 금대봉 방향의 지능선으로 이어져 있고,
좌전방 '바람의 언덕'으로 불리는 천의봉 방향.
능선을 따라 남쪽 금대봉 방향으로 이어지던 등로는 우틀하여 서쪽 하이원리조트가 자리한 백운산 방향 사면으로 이어진다.
돌아본 대덕산 정상 방향.
등로는 능선 풀밭을 뒤로하고 숲으로 들어서는가 싶더니,
다시금 키 큰 들풀이 군락을 이룬 사면 개활지를 지나게 되고,
돌아본 개활지 풀밭.
우측 아래로 내려서라는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다시 숲으로 들어서면,
제법 가파른 데크목 계단 내림길이 길게 이어지다가,
나무계단길을 내려서면,
등로는 울창한 숲속 계곡으로 이어지며 지금이 한여름이 맞는지 의심이 들게 하는 사이에,
우측 분주령 방향 갈림길 삼거리를 지나는데, 분주령까지 300m로 가깝다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나무들이 내뿜는 향기에 취하며 걷기좋은 숲길을 따라 내려서면,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 몸과 마음에 남아있던 작은 상흔마저 깨끗이 씻어주고,
잘 다듬어진 등산로를 잠시 더 따르면,
검룡소 갈림길삼거리의 출입통제소가 나온다.
옛날 한두번 걸었던 기억이 있는 우측의 검룡소 방향 널찍한 등로를 따르면,
이내 한강발원지인 검룡소에 도착하는데,
먼저 도착한 분들은 벌써 탐방을 마치고 돌아나오고 있다.
<검룡소>
강원도 태백시 창죽동 금대봉 북쪽 기슭에 있는 샘으로, 고목나무샘·물구녕석간수·제당굼샘 등에서 처음 솟은 샘물은 각각 지하로 1~2km쯤 흘러 내려와 검룡소에서 다시 솟구치는데, 웬만한 샘물은 엄두도 못 낼 하루 2,000~3,000톤이나 되는 양이다. 예전 조선 시대에는 최상품의 샘물로 인정받던 평창 오대산 우통수가 한강의 발원지로 알려져 있었으나, 1980년대 정밀측정 결과, 검룡소에서 흐르는 물줄기의 길이가 32km나 더 길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묻혀 있던 검룡소는 일약 한강의 발원지로 화려하게 등장했다.
검룡소는 오랜 세월동안 솟아흐른 물살로 인해, 깊이 1~1.5m, 넓이 1~2m의 석회암반이 푹 파였는데, 곧바로 20m에 이르는 와폭이 계단을 이루며 용틀임한다. 또 검룡소에서 솟은 검룡수(儉龍水)는 사계절 내내 9℃를 유지하기 때문에, 물이 흐르는 주변 바위에는 한겨울에도 푸른 이끼가 자라고 있다. 물맛 역시 그윽하게 혀끝을 감돈다고 한다.
전설에 의하면, 서해에 살던 이무기가 용이 되기 위해 한강 상류를 향해 거슬러 오르다가 검룡소에 이르러 더 이상 거슬러 올라갈 곳이 없음을 알고 그 자리에서 용이 되는 수업을 쌓았다고 한다. 이때 이무기가 못으로 들어가기 위해 몸부림친 흔적이 검룡소에서 쏟아지는 와폭으로 남아있다고 한다. 그런데 검룡소에서 머물며 용이 되는 수업을 쌓던 이무기가, 부근에서 풀을 뜯다가 물을 마시러 오는 소들을 잡아먹자, 화가 난 마을 사람들이 검룡소를 메워버렸고, 이무기는 결국 용이 되지 못했다고 한다. 그 후 검룡소는 1980년대에 다시 복구되었다고 전한다.
이렇듯 특별한 전설이 서려있는 검룡소는 어느 계절에 가도 항상 신령스러운 분위기가 철철 넘친다. 온갖 야생화가 다투어 피어나는 요즘 같은 계절이라면, 식물 생태계의 보고로 꼽히는 금대봉의 아름다운 풍광도 덤으로 감상할 수 있어 더없이 좋다.
예전에는 없던 데크목 계단을 오르면,
솟구치는 물줄기가 뚜렷이 보이는 검룡소가 나온다.
검룡소에서 솟구친 샘물이 한강이 되기 위해 여정을 시작하는 물줄기를 따라 하산길을 시작한다.
태백산 국립공원 검룡소분소 도착.
우측 '검룡소 기념탑'이 있는 공원 전경.
새벽에 산행을 시작했던 검룡소 주차장에 도착하여 대덕산 야생화 탐방 트레킹을 마친다.
태백의 사우나에서 다시한번 몸을 정갈히 하고,
코로나19로 중단되었던 산행의 재개를 실감하며 산행 뒤풀이를 즐긴다.
모처럼 태백한우로 넉넉히 배를 채운 후,
서울로 향한다.
드디어, 마침내,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두들의 산행 이야기는 다시금 이어지게 되었는데,
부디 앞으로는 중단 없이 이어지길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