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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 내려오는 기록으로 보면 기원 후 1 세기까지는 자살에 대한 경의 내지는 숭배의 분위기가 존재했다고도 볼 수 있다.
전 37권의 '박물지 Historia Naturalis' 를 남긴 고대 로마의 정치가이자 군인이며 학자인 플리니우스의 기록은 고대 그리스 초기 시대의 자살을 이해하는데 매우 소중한 자료이다.
인생이란 어떤 희생을 치러서라도 오래 끌어가지 않으면 안 되는 것과 같은 그런 애착이 가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대의 본질이 원래 어떻게 만들어져 있든 간에 남과 마찬가지로 그대 역시 죽지 않을 수 없으며, 품행이 나쁘고 신을 모독하는 일을 해온 사람도 마찬가지로 죽어간다.
그러므로 자연이 인간에게 부여하는 온갖 선물 중에서 적절한 시기에 죽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이 없다는 것을, 각자는 무엇보다도 자기의 영혼의 약으로서 기억해 두는 것이 좋다.
더구나 그 가운데서도 가장 뛰어난 선물은 자살할 수 있다는 것이다.
/ 플리니우스 '박물지 제 28권 제 1 장 '
그는 또한 '신이라고 할지라도 결코 만능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신은 설사 스스로 자살하기를 바란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은 그것이 가능하다. 스스로 죽음을 결정하는 것이야말로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가장 최상의 선물이다.'(같은 책, 제 2권 제 7장) 라고 덧붙이고 있다.
플라톤의 '파이돈'에 따른다면 이러한 입장은 그보다 4 ~ 5세기 앞서 소크라테스에 의해 이미 언급된 바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실제로 실천에 옮긴 예 중 가장 극적인 경우는 아마도 카토와 세네카의 경우일 것이다.
/ 이진홍 '자살'
그렇다면 '언제' , '어떤 상황에서' , '어떻게' 결단을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남게 될 것이다.
플리니우스 [Gaius Plinius Secundus, 23~79.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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