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신입회원 김만두입니다.
카카오계정 통합과정에서 이전에 쓰던 아이디(만족)를 찾을 수 없게되어서 경력직 신입회원이라고 호소해 봅니다. 나름 몇 년간 연구실 활동하면서 글도 쓰고 거래도 하고 했었던 기록이 남아있을텐데 이왕 이렇게 된거 제2의 인생이라고 생각하고 활동하려고 합니다.
최근 몇 년 간 만년필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던지라 간만에 찾아간 펜쇼는 어떻게 바뀌었을지 궁금했는데 제가 방문했던 지난 수 년 간의 펜쇼 중에서 가장 성대한 펜쇼였던 것 같습니다
사진의 시대는 이미 진작에 지나갔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사진의 시대에 머물러 있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잊어먹기 전에 글과 사진으로 즐거운 기억을 남겨두는게 좋겠다고 생각해 후기를 남깁니다
한동안은 펜쇼에서 열심히 놀기 위해서 전일 숙박 또는 당일 숙박을하면서 1박2일로 성대하게 놀았었는데 이제는 '잠은 집에서 자자'는 주의로 바뀌었습니다. 덕분에 일찍일어나서 일찍 기차를 타고 일찍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서울역은 여전히 사람이 많고 북적거리고 정신없는 공간이었습니다.
금요일에 대강의 동선을 생각하면서 시간 계산을 해보니 행사장으로 바로 가는 것은 입장까지 너무 오래 기다려야해서 아침을 먹고 행사장에 가기로 했습니다. 어두컴컴할때 집에서 나와서 몰랐는데 다행히 아침 날씨는 좋았습니다. 간만에 하늘이 좋아보여서 여행객 티를 잔뜩내면서 한 컷찍고 시작했습니다.
아무리 서울이라도 아침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아서 이리저리 네이버지도로 시뮬레이션을 해봤는데 결국 익숙한 곳이 최고라는 생각에 설렁탕을 먹으러 갔습니다
한 때 평양냉면이 유행일때 여기저기 다니면서 즐겁게 냉면여행을 했었는데 요즘은 설렁탕을 열심히 먹어보고 있습니다. 아직 몇 군데 가보지는 않았지만 평양냉면처럼 설렁탕도 가게마다 특색이 있어서 찾아가는 즐거움이 있는 메뉴라고 생각합니다. 펜쇼장에서는 점심도 못먹고 아침부터 퇴장까지 흘러다녔었기에 결과적으로는 고깃국 한 그릇 든든하게 먹은 것이 정답이었습니다. 이 집에서는 이번이 3번째 식사인데 첫번째 먹었을 때는 설렁탕이 어떤 음식인지 잘 몰라서 괜찮다는 느낌만 받았고, 두번째 먹었을 때는 다른 설렁탕도 먹어봤을 때라서 좀 심심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번에 세번째는 아침으로 먹으면서 참으로 깔끔하고 수고가 많이 들어간 국물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침으로 먹기에 참으로 좋은 국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밥을 든든하게 먹었으니 바로 행사장으로 향합니다. 표지판을 보면서 길을 찾는 능력은 진작에 퇴화되었기에 지도앱을 보면서 어떻게든 행사장에 도착해야합니다. 가는 길에 청계천이 있었는데 분명 위에 사진이랑 1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갑자기 날씨가 우중충해졌습니다. 서울에 왔음을 실감하면서 다시한번 한 컷
대략 9시 30분 정도에 도착한 것 같은데 이미 일반참가 입장줄이 길게 늘어져있었습니다. 한동안 스탭으로 참여할때는 몰랐는데 이제는 명찰을 스스로 만들어 오는 것이 꽤나 자리를 잡았는지 깜짝 놀랄 수준의 화려한 명찰을 준비해온 분도 많이 봤고,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생각되는 명찰도 어렵지 않게 보았습니다. 미술 재능이 괴멸적인 저한테는 명찰 만드는 일이 너무 힘들고 어려운 일인데 어떤 분들에게는 명찰을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펜쇼 날을 기다리는 것도 즐거움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마치, 어느나라에서 엄마가 만든 달달한 빵을 하루에 한 조각씩 먹으면서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어린이의 심정이 이해되는 순간이 었습니다
10시가 다가오면서 대기줄이 좀 혼잡해졌다는게 느껴졌고 혹시나 혼란스러운 상황이 생길가 염려되는 차에 운영진 측에서 적절하게 정리해주셨습니다. 풍문으로 들리는 바로는 줄이 길어져서 계단으로도 줄이 이어졌고 스탭 중에 어떤 분이 질서유지를 하고 있다고 하던데 분명 그 스탭 분도 새벽같이 일어나서 준비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감사하다는 마음과 함께 '다음에도 일반참가 하자'고 속으로 생각하였습니다.
입장이 시작되고 지인에게 받은 지령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연약한 무릎에도 열심히 뛰어봅니다. 게시판에 올라온 컨펌글을 하나하나 정독하면서 시간대별로 혼잡도와 입장객들의 동선까지 예상해가며 정한 구매 우선순위였기 때문에 실패 해서는 아니되었습니다.
실패해서는 안되는 것이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인지 파카 51님의 펜쇼 시작을 알리는 외침을 기다리는 참자가들의 욕망의 소리가 들리는 듯했습니다. 개회 선언과 함께 지인과 눈빛으로 의견을 교환하고 각자 해야할 일을 하기 위해 잽싸게 떠났습니다. 다행히도 앞선 참가자들과 관심사가 겹치지 않았던 것인지 무사히 지령을 완수 할 수 있었고 다시 만난 지인도 성공했는지 흡족해 보였습니다. 이제 좀 느긋하게 펜쇼장을 구경해보려고 주위를 둘러보니 여유가 있는 것은 저 혼자 뿐이었는지 펜쇼장의 분위기가 아주 뜨겁다 못해 참가자들 눈에서 욕망의 레이저가 쏟아질 기세였습니다.
잠시 휴식을 취할겸 두리번대다가 4층 관객석을 발견하고 올라갔습니다. 예전 펜쇼는 체력떨어지면 쉬어갈 곳이 없어서 행사장 안이든 밖이든 자리가 나면 잽싸게 자리를 잡았어야했는데 이번 행사장은 관객석이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경매의 시작과 끝을 지켜보면서 또 한 컷
그 이후에는 오며가며 얼굴이 익은 분을 만나면 인사 나누고, 부스배치도를 정독하면서 아직 못 뵌 분들 부스에 가서 인사 나누고, 부스 주인이 잠시 자리를 비워야할 때 대신 앉아서 자리를 지키면서 손님들과 인사 나누었습니다.
이렇게 인사를 잘 하는 줄 알았다면 진작에 서비스 업종으로 진로를 정하는게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펜쇼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여담이지만, 차 박람회 같은 행사에서는 극E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말이 있던데 펜쇼도 마찬가지 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컨펌글을 보면서 꼭 가야지라고 생각했던 부스가 인산인해를 이루면서 도저히 비집을 틈이 없는 경우가 많았고, 내가 앉아서 부스 주인장과 대화를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들면서 혹시 내가 앉는게 민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쉽게 앉을 수가 없었습니다. 다음 펜쇼 때는 좀 더 E한 사람이 되길 희망하면서 전리품 남겨 봅니다
이안클립 님의 펜 레스트 '초코하임'입니다. 원래는 펜 레스트 없이 책상에 볼펜이며 연필이며 굴려대며 썼는데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노리고 있던 제품이었는데 획득하였습니다. 이안클립님 제품은 구하고 싶다고 아무때나 구할 수 있는게 아니라고 생각해서 펜쇼 때마다 항상 쓸어 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사야할 것들이 잔뜩이라 눈물을 머금고 하나만 구입합니다
만년필을 올려도 오케이, 연필을 올려도 오케이. 책상에 하나 있으면 고급스러움이 +5쯤 되는 것 같은 아이템이라 고민하다 놓치신 분이 있다면 다음에는 고민하지 마시길
케이티님 부스에서 구입한 연필 보관함이라고 쓰고 블랙윙 캐리어라고 읽어야 할 것 같은 제품. 케이티님께서 블랙윙 세팅으로 샘플을 만들어두셨던데 입문자 홀리기에 정말 딱이다 싶었습니다. 구매하고 보니 케이티님께서 케이스 안에 연필을 몇 자루를 넣어두셨는데 블랙윙을 넣어둬야하니 이녀석들은 사진찍고 이제 다른 있을 자리를 찾아주어야겠습니다. 중국 연필인 것 같은데 기대 이상으로 부드럽게 써져서 좋았습니다.
매 펜쇼 때마다 다른 제품으로 오시는 케이티님의 다음 행보 기대하겠습니다
스탬프는 소녀들의 물건이라고 생각했는데 앞발 스탬프를 보고 있다보니 저도 모르게 하나 구입한 뒤였습니다. 김야근님께 스탬프를 구입한게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 사진에 찍어 놓은 김만두 스탬프는 아마 김야근님께서 처음 펜쇼에 참가하실 때 이벤트같은 느낌으로 주문을 받으셨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때 냉큼하나 만들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보니 저 스탬프가 나오기까지 김야근님께 몇 번이고 수정을 요청했었는데 유튜브에서 흔히 개그 소재로 쓰이는 디자이너 혈압오르게 하는 고객이 바로 저였던 것을 알아버렸습니다. 제가 명확하게 의사전달을 안해서 도안을 몇 번 갈아 엎으시고 마지막까지 디테일 다듬어주셔서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시그니처 스탬프를 얻게 되었네요. 싫은 내색 없이 끝까지 요청 받아주셔서 훌륭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마주보고 말하면 부끄러우니까 후기에 감사 인사 남깁니다. 김만두 스탬프를 찍을 때마다 그 때 펜쇼의 분위기가 생각납니다.
이제는 스탬프와 닉네임이 하나가 되었으니 여기저기 막 찍고 다녀도 될 것 같습니다. 저거랑 다른 앞발 스탬프 둘 중 하나를 고르려고 엄청 고심했는데 잘 산 것 같습니다. 다음 앞발을 기대하겠습니다.
그리고 심플한 것이 마음에 들어서 구입한 보노보나님 그냥노트(Just note). 종이도 처음 들어 보는 종이고 자신감도 있으시길래 무심코 한권 구입했습니다. 구입하면서 Just가 혹시 좌우반전으로 찍혀있는건가 싶어서 '뜻이있어서 이렇게 디자인 하신건가요?'라고 여쭤봤는데 필기체라서 그렇게 보일 수도 있는데 제대로 JUST라고 써있다고 알려주셨습니다. '단어를 반전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수 있겠네요 고려해보겠습니다'라고 멘트를 해주셨는데 아마 제가 민망할까봐 그렇게 말씀해주신 것 같습니다. 한해한해 얼굴이 두꺼워져서 이정도로는 민망함을 느끼지는 않는 편이지만 참으로 친절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5사이즈 노트를 좋아해서 당장 쓰지는 않더라도 이것저것 구입해보고 써보는 편인데 예전에 자주 쓰던 로디아 계열 종이와는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만년필 용으로 제작하신 것 같은데 연필용으로도 상당히 좋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만년필이든 연필이든 수집하는 쪽 보다는 가지고 있는 펜을 여러가지 종이에 어떻게 다른지 써보는걸 좋아하는 편이라 기성품 외에도 이런 노트 제작자 분들이 펜쇼에 부스를 차리시는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번에 구입한 그냥노트도 그렇지만 몇 년 전부터 수제노트 퀄리티가 상당히 좋아졌다고 느꼈는데 앞으로도 많은 발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즐겁게 놀고 집에와서는 기절하듯이 잤습니다. 당일 펜쇼를 버텨내기 위해서 체력을 길러야할 필요를 느낍니다.
모두에게 즐거운 펜쇼가 되셨길 바랍니다
첫댓글 제가 하고싶던 방식으로 펜쇼를 즐기셨네요. 저도 전날 컨펌글 정독하고 여유있게 일찍가서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것이 희망사항이었는데요. 애엄마는 불가능한 방법이라서 내년 펜쇼에도 아니될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사진을 정말 멋지게 찍으시네요. 감탄요~
입장 줄을 서고 있으니 언제인지는 기억도 나지 않을 처음 참가했던 펜쇼가 생각났습니다. 그 때는 행사장이 좁아서 시작과 동시에 통로에 사람이 가득차는 바람에 아무도 움직일 수 없었었는데 펜쇼는 나날이 발전해서 이제는 정말 쾌적하게 참여했다는 느낌입니다.
다른 후기들도 그렇지만 아이와 함께하는 펜쇼는 그 나름의 재미와 추억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도 펜쇼를 좋아했으면 좋겠네요
사진은 휴대폰으로 급하게 찍어본건데 의외로 마음에 들게 나와서 펜쇼랑은 상관없지만 자랑겸해서 올려보았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요즘 뜨끈한 탕이 너무 좋더라구요.
사실 근처에서 김만두님을 봤습니다. 이름표를 보고 닉네임 때문에 기억할 수 밖에 없었어요.
다음에 만약 뵌다면 반갑게 인사 드릴게요. ^^
펜레스트 너무 이쁘네요.
회장 사진도 잘 찍어주셨고, 근사한 사진, 후기, 덕분에 잘 봤습니다. ^^
원래 국물을 찾는 편은 아니었는데 한해 한해 지나면서 뜨뜻한걸 자꾸 찾게됩니다. 이제는 지방에 거주하다보니 펜쇼때가 아니면 펜후드 분들을 비롯한 문방구 애호가 분들을 뵐일이 잘 없긴한데 스치는 인연도 의미있는 것이니 다음 펜쇼 때 서로 안부를 여쭈며 담소를 나눌 수 있길 바래봅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데스크 잘 봐주신 덕분에 펜쇼를 실컷 즐길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저는 그냥 표지판처럼 앉아있었을 뿐이었습니다. 이제는 체력이 허락하지 않아 최소한의 필수템을 획득한 다음에는 앉을 곳이 필요했는데 마침 응경님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럭키였습니다. 저도 응경님 덕분에 즐겁게 펜쇼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전 만족 현 김만두 님 으아니... 언제 왔다 가셨나요!!!
인사도 못했네요. 쳇쳇...
와이프랑 입장줄 서면서 베리메론님 자리 저기다라고 눈도장 찍어놓고 단상에 계실때도 봤었는데 정작 인사는 못드리고 퇴장해버렸네요
콜리님도 그렇고 사실 몇 분 더 계신걸 알았는데 인파에 떠밀리다가 조용히 퇴장하였습니다 나이를 한살씩 더 먹을 수록 불쑥 인사를 건네는게 더 어려워져서 큰일입니다
다음에는 꼭 제가 먼저 인사드리겠습니다
@김만두 같이 오셨었다니 오랜만이라 뵈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아쉽네요. 다음을 기약하며 건강 잘 챙기시고 다음에 뵙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