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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샤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그땐 참, 왜 그렇게 놀랐었는지......】
나이라세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린화는 불완전한 존재였어. 정신체를 가지지 못하였지. 그래서 난 가이샤를 찾아가서 올바로 된 정신체 하
나 여기 심어라, 하고 명령을 내렸지. 그러자 가이샤 저 넘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린화를 이리저리 살펴보더
니만 나에게 비난의 눈빛을 보내더군. 창조신도 아닌 놈이 이런 생명체를 만든 것도 부족해 이제는 창조신에
게 이런 생명체에 생명을 불어넣으라는 것이냐, 하는 눈빛이었지.」
모두의 시선은 가이샤를 향했다. 가이샤는 멋적은 듯 실실 웃을 뿐이었다.
나이라세는 말을 이었다.
「궁시렁궁시렁 거리면서도 저 녀석은 린화에게 정신을 불어넣었지. 하지만 저 놈이 약간 심통을 부렸는지
약간은 이상하게 변해버렸어. 한사람에게만 죽어라 매달리는 거 말야. 으이구...... 내가 미친척 공부를 해서 알
아냈어야 하는건데...... 저 녀석에게 맡겨서.......」
나이라세는 가이샤를 날카롭게 째려보았다. 가이샤는 삐질삐질 거리며 실실 웃음을 보였다.
「하...... 어쨌든 그렇게 린화가 탄생했지. 린화가 탄생할때쯤에는 너희들은 이미 수련을 한답시고 떠난 뒤였
고 난 몇년동안 린화에게 여러지식들을 주었지. 보통 인간과 전혀 달라보이지 않게. 그리고...... 내가 죽었지.」
라이샤가 발끈하며 일어서서 외쳤다.
"대체 너를 죽인 놈들이 누구야!"
나이라세는 감동을 받은 얼굴을 하며 라이샤를 바라보았다. 라이샤는 비장한 얼굴을 하고 계속 윽박질렀다.
"그놈들이 대체 누구야!"
「아까 너희들과 싸운존재. 즉, 카이젤이.」
"카...... 이젤? 그 녀석이?"
「믿기 어렵겠지만 사실이야. 그 녀석이 나에게 다가오더니 이렇게 말했지.
이제 늙은이는 편하게 쉴 때라고.」
"......"
「아마 내가 다시 죽음에 대한 공포를 떠올린건 엘프족들이 카이젤 그 녀석을 만들었을때였던 것 같아. 그리
고 그 녀석은 나를 죽였지. 하지만 애석하게 나의 영혼을 가두지는 않았어. 그래서 난 이렇게 온전히 살아있게
되었지.」
나이라세는 빙글빙글 웃고 있었다. 나이라세의 이야기를 다 들은 라이샤는 벌떡 일어나다니 말했다.
"그럼 넌 옛날처럼 힘을 사용하지는 못하겠군."
「그렇진 않아. 난 가이샤의 정기가 담긴 물을 먹었거든.」
"엇? 그럼 넌 옛날의 힘을 다시 회복한거야?"
「물론이지.」
라이샤가 갑자기 뒤로 둘아서더니 소근거렸다.
"아쉽다!"
나이라세가 그 소리를 듣고는 피식 웃었다. 마이샤와 가이샤를 제외한 모든 이들은 지금 대체 무슨 일이 일
어나고 있는 것인지 사태파악이 제대로 되질 않아 그저 눈만 뜨고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자이커가 나서며 말했다.
"그럼, 음......"
「편하게 나이라세라고 불러. 세상에서 가장 늙은 늙은이라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으니까.」
"좋아요, 그럼 나이라세 할아버지."
「......」
나이라세는 자이커의 발언에 충격을 받은 듯 하였다. 설마 이렇게 젊은 모습으로 있는데 자신을 할아버지라
고 부를 줄은...... 자이커는 아마 나이라세가 가장 먼저 태어난 인물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할아버지라는 말
을 내뱉은 것 같았다. 어찌되었든 자이커는 누가 뭐라고 하던 즐거워하며 말했다.
"다시 되찾은 힘이라는 것은 무엇이에요?"
「아, 그거. 간단해. 정신과 육체를 분리시키기도 하고.」
나이라세는 말을 하면서 정신체와 육체를 분리시킨 듯 하였다. 그러자 늉의 몸은 축 쳐졌고 그의 몸에서 허
연 것이 스물스물 기어나오더니 소년의 모습을 하였다. 모두가 놀라하는 것을 보자 나이라세는 기분이 좋은듯
더욱 웃으며 말했다.
「또 이렇게 다른 몸에 들어가기도 하지.」
나이라세의 영혼은 어느 나무의 몸속으로 들어가더니 그 나무의 정령으로 모습을 변화시켜 나타났다.
「다른 몸에 들어갔을때는 그 것을 이루는 주 생명원으로 나타나지. 봐, 식물에 들어가니까 정령이 되잖아.
인간에게 들어가면 정신체가 되어서 나타날껄? 아직 안해봐서 어떤지는 모르지만.」
모두들 흥미를 가진 눈으로 나이라세의 원맨쇼를 바라보았다. 나이라세는 그들이 모두 신기해하자 기분이 좋
아진 것 같았다. 그 모습을 한참바라보던 가이샤가 차갑게 내뱉었다.
【그래봤자 예전의 힘을 모두 사용하지는 못하잖아?】
「......」
가이샤의 말에 기가 죽은 나이라세를 보고 라이샤가 평했다.
"난 역시 가이샤의 아들이 맞군."
「창조신과...... 그의 아들인 불의 신이...... 저런 존재라서 나는 슬프도다!」
"어이, 이봐. 그런 존재라니? 그런 존재가 뭘 뜻하는 거얏!"
라이샤의 고함을 깨끗하게 무시해버린 나이라세.
「아아...... 하늘이여! 어찌 그대는 그렇게 혼탁해져 버렸단 말인가! 아아...... 하늘이여!」
"지금은 밤이니까 혼탁하게 보이는 것은 당연해. 그런데 왜! 어째서! 내가 가이샤과 같은 존재 취급을 받아야
하냔 말이야!"
「아아...... 하늘이여.」
【나 좀 그만찾아.】
라이샤, 가이샤, 나이라세가 한데 어울린 시끄러운 곳을 두고 모두들 그 언덕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나이라세
의 이야기를 듣느라 이미 날이 어두워져버려 소풍은 이미 오래전에 포기해버렸다. 나미가 울쌍이 된 얼굴로 말했다.
"잉, 내가 싼 도시락!"
그 말을 들은 퉁가리가 차갑게 평했다.
"오늘 아무도 안 죽었으니 다행이군."
여지없이 나미의 주먹과 발길질이 날아들었다.
【음?】
갑자기 가이샤가 조용해지자 궁금함을 느낀 라이샤가 물었다.
"왜 그래?"
【나에게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징조군. 그럼 난 이만 가봐야겠어.】
"그래? 그럼 잘가."
【......】
가이샤가 한참을 라이샤를 바라보다가 한숨을 쉬며 뒤로 돌아서서 작게 속삭였다.
【인사를 기대한 내가 바보다......】
가이샤의 한숨이 크게 터져나왔다. 그리고는 그의 모습은 빛에 싸이며 사라졌다.
"응? 진짜 갔네?"
가이샤는 하늘로 돌아가고 나머지 일행들은 집으로 돌아간 지금 언덕에는 늉의 모습을 한 나이라세와 라이샤
만이 있었다. 한참을 말없이 있던 중 라이샤가 입을 열었다.
"나이라세."
「응?」
"넌 언제 죽어도 같구나. 그 웅웅대는 목소리는."
「아, 이거? 이거는 내가 일부러 그러는 거야. 왠지 폼나잖아?」
나이라세는 장난스레 웃고 있었다. 하지만 라이샤의 얼굴은 그것이 아니었다. 라이샤는 슬픈 얼굴을 하고 있
었다.
"그래...... 그게 너 다운 행동이지......"
「......무슨 걱정이 있는 거냐?」
"하, 걱정....... 이 천하무적 라이샤님에게 걱정이 있다고 넌 생각하는 거냐? 하지만 천하무적에게 걱정이 없다
면 말이 안되지. 나에게 작은 걱정들이 있다면 저 바보같은 가이샤는 언제 정신을 차리느냐와......"
라이샤는 갑자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는 한동안 움직이지 않은채 계속 있었다. 나이라세도 말없이 그런 라
이샤를 바라보았다. 라이샤는 갑자기 주먹을 불끈쥐며 말했다.
"내 앞에 있는 나이라세란 바보가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공포감이 현재 나의 걱정이지. 그리고......"
라이샤의 주먹이 나이라세의 안면에 강타했다. 의외의 공격이라 나이라세는 저 멀리 튕겨져 날아갔다.
"이것은 옛날의 복수다."
「이익!」
라이샤의 얼굴에 떠오른 즐거운 표정. 이제 더이상 그의 얼굴엔 슬픈 표정이 남아있지 않았다. 나이라세는 불
끈하면서도 마음한구석에는 기뻤다. 라이샤가 너무나도 자랑스럽게 자라준 것이 너무나 기뻤다.
「야! 너 거기 서!」
라이샤는 혀를 비쭉 내밀며 나이라세를 더욱 놀려댔다.
「이이익!」
그리고...... 다시는 이런 기분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죽음이라는 영원의 고통속에 다시는 빠져들고 싶지 않았
다. 이런 기분을 영원히 느끼고 싶었다.
행복이라는 기분을......
"흐아아암~."
라이샤가 기지개를 크게 펴며 방안에서 걸어나왔다. 밤새도록 나이라세와 숨바꼭질을 한 그라 굉장히 피곤했
다. 라이샤는 크게 하품을 하며 비적비적 화장실을 향해 걸었다. 라이샤는 천천히 화장실 문을 열었다.
"엇? 안녕~. 오랜만이야~."
그리고 라이샤는 굳어버렸다. 재빨리 문을 닫아버렸다. 라이샤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방금 자신이 본 것
이 무엇인가를 빨리 알아낼려고 하였지만 쉽지 않았다.
"헉헉...... 뭐, 뭐지?"
갑자기 라이샤가 닫은 문이 쿵쾅거리며 안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봐, 갑자기 문을 닫으면 어떻게 해? 너무 오랜만에봐서 내 얼굴도 잊어버린 거야?"
"......"
이 목소리...... 틀림없었다. 그녀가 돌아온 것이었다. 라이샤는 문을 왈칵 열었다.
"응? 형, 뭐야?"
그때 라이샤의 뒤에서 잠에서 막 일어난 마이샤의 목소리가 들리며 화장실안은 시끄러워졌다
"꺄아아아아아아아~~~~~~~~~~!!!"
"우웍!"
린화가 화장실에서 튕겨져 나오며 마이샤의 몸을 향하여 온몸을 날렸고 마이샤는 갑자기 날아온 린화의 몸을
억지로 받아내었다.
"아야야......"
마이샤는 눈을 껌뻑이며 방금 자신이 받아낸 물체가 무엇인지 바라보았다.
그리고.......
"헉! 린화!?"
"우에에에에~~. 마이샤, 보고 싶었어~!!!"
린화는 마이샤의 목을 감고 꼭 쥐었다. 마이샤는 멍한 눈을 하고 있다가 자신을 안고 울고 있는 존재가 자신
이 그토록 애타게 찾던 린화라는 존재임을 알고는 웃음이 나왔다. 이렇게 가까이 있었는데 찾지를 못한 자신
이 바보같았다. 그리고는 린화의 몸을 토닥여주며 말했다.
"그래, 괜찮아. 괜찮아. 난 여기 있어."
"우에에에에에에에~~~~~~~."
마치 애를 보는 어머니같았다. 마이샤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도 널 보고 싶었어, 린화. 사랑해."
그토록 원하고 그토록 바랬던 것. 그것이 일순간에 이뤄졌다. 린화는 울음을 멈추고 마이샤의 얼굴을 바라보
았다. 마이샤는 행복이 가득찬 웃음을 짓고 있었다. 린화도 같이 웃어주며 말했다.
"응, 나두 사랑해. 마이샤."
그토록 원하고 그토록 바랬던 것. 하지만 용기가 부족해 말할 수 없었던 것. 그것이 자신이 원하던 상대의 입
에서 나왔다. 그것이 정말 기뻐 하늘을 날아다니는 기분을 만들어주었다. 린화는 행복감을 이기지 못하고 다시
눈물을 흘리게 되었다.
그 뒤를 보며 라이샤가 웃고 있었다. 마치 잘 되었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리고는 자신의 목에 매달린 팬던트
를 만지작 거렸다. 라이샤는 그 팬던트를 보고 자신의 사랑했던 상대의 이름을 나직히 불렀다.
"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