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KBS 창작동요제와 청소당번
현직에 있을 때 매년 열리는 KBS와 MBC 창작동요제에 관심이 많아 동요집과 CD를 사서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 나라사랑 ,부모사랑, 자연사랑, 친구사랑 등을 심어주기 위해 동요를 많이 가르쳤었다.
오늘은 5월 5일 어린이날인데 깜박 잊고 있다가 혹시 창작동요제가 열릴 거라는 기대감으로 채널을 돌렸더니
KBS에서 창작동요제가 시작되었고 테너 류정필 성악가가 어린이들과 함께 ‘청소당번’을 부르고 있었다.
그 노래를 듣는 순간 2010년도 J초등학교에서 3학년을 맡았던 일이 주마등처럼 스치며 나의 심장은
첫사랑이나 만난 것처럼 쿵쾅거렸다.
동요 ‘청소당번’은 노랫말과 가락이 한눈에 쏙 들어와 당번이 되어 청소하는 일이 마치 벌을 서는 일처럼
싫어하는 아이들이 종종 있어 당번 활동은 우리 모두가 깨끗한 교실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봉사하는
일이라는 것과 깨끗한 환경에서 공부해야 실력도 오르고 결국 깨끗한 교실이 바로 본인에게 주는 큰 혜택이라는
것을 깨닫게 하고 청소를 할 때 협동심도 기르고 청소란 즐겁고 신나는 일이라는 것을 가르치기 위함이었다.
청소 당번 -문원자 작사/ 문원자 작곡
1.오늘 아침은 내가내가 청소당번 눈 비비며 대문을 나섰네
벌써 벌써 교실에는 내 짝꿍이 안녕하고 맞아주네
하늘은 맑게 개이고 새들은 포롱포롱 날아들고
우리는 즐겁게 청소하네 한가득 친구들이 몰려오기 전
나는 창문을 활짝 열고 먼지 털게 너는 물걸레로 깨끗이 닦아라
책상 줄은 반듯하게 맞추고 교탁에는꽃을 꽂자 와우!
라라 랄랄랄랄랄라 라라 랄랄랄라 라 라라랄라 라라랄라 랄라랄라
모두 모두 라라라 라랄라 라 랄라 라 라라랄라 상쾌한 아침
2.오늘 아침은 내가 내가 청소당번 눈 비비며 대문을 나섰네
벌써 벌써 새침데기 샛별이가 안녕하고 맞아주네
열려진 대문 사이로 꽃들은 방글방글 웃음 짓고
우리는 즐겁게 청소하네 마주치는 얼굴마다 정다운 눈길
골목골목 아이들의 웃음소리 하하호호 하늘로 멀리 퍼져
지나시던 이웃동네 할아버지 고놈하고 웃으시네 와우!
라라랄랄랄랄랄라라라랄랄랄라 라 라라랄라 라라랄라 랄라 랄라
모두 모두 라라라 라랄라 라 랄라 라 라라랄라 라라랄라 청소당번
여름철에는 4교시 수업 시간이면 교사나 아이들도 피곤하여 늘어지고 졸릴 때가 많은 데
그 시간을 이용하여 가끔씩 ‘청소당번’을 부르게 하였고 아이들이 가장 기다리는 시간이기도 했다.
반주가 시작되면 너나없이 일어나 아이들은 춤을 추기 시작했다.
몇 아이들은 춤을 추진 않았지만 다른 애들의 춤을 바라보며 대리만족을 하며 끝날 때까지 손뼉 치며 노래로 함께 했다.
신나게 맘대로 춤을 춰도 된다 하니 어디서 그런 끼가 나오는지 저마다 개성이 뛰어난 춤을 추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중 서0진이라는 아이는 평소에 거의 모든 일에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말 수가 거의 없는데
그 노래만 나오면 180도가 다른 모습으로 교실을 한 바퀴 돌면서 요즘 아이돌 같은 춤을 지칠 줄 모르고 추는 것이었다.
얼굴도 미남에 귀티도 나는데 어느새 그 아이는 춤을 잘 추는 아이로 아이돌급 스타 대접을 받는 것이었다
‘청소당번’이라는 동요로 인해 숨은 끼를 발휘하고 친구들에게 인기를 얻으니 소극적이고 내성적이었던 성격이
적극적으로 변하고 자기 의사도 자신감 있게 표현하더니 2학기에는 반장 선거에서 당당히 반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노래로 사람의 내면을 바꿀 수 있다는 중요한 교훈을 얻었기 때문에 더욱 많은 동요를 가르쳤고
동요 한 곡을 부르고 하루 일과를 끝냈었던 그 시절이 몹시도 그리우면서 그 시절 아이들과 함께 노래를 불렀던 일들이
나의 인생여정에서 그래도 그 삶이 헛되지 않은 것 같다.
2022 KBS 창작동요제의 ‘청소당번’이 불러온 까맣게 잊어버릴 뻔했던 그 아이.
지금 대학 3학년이 되었을 텐데 어떤 모습으로 어떤 꿈을 꾸는 대학생이 되었는지 궁금하다.
개인의 소견이지만 동요가 가장 아름다운 노래라고 생각한다.
어린이는 말할 것도 없고 어른들도 동요를 부를 때 어른들도 아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이 되어 어린 시절을 상상 속에서
어렸을 때 자신을 만나고 있는 것 같이 보이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좋은 동요를 많이 부르면 그 아름다운 정서를 배울 수 있고 노랫말의 가사처럼 아름다운 사람이 될 거라는
나의 소신은 세월이 흘러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동요를 즐겨 부르는 어린이가 훗날 우리 가곡을 사랑하는 멋진 청장년이 될 것이고 자기 아이들에게 동요를 배우게 하는
부모는 이 시대의 어린이를 사랑하는 가장 멋진 부모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2022.5.5
테너 유정필
청소당번을 부르는 테너 류정필과 아이들
개그맨 이승훈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