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안녕하세요? 저는 충북 옥천에서 온 000입니다.
[스님] 처음이요?
[대중] 네.
[스님] 그래 어때요? 지금까지 쭉 들어보고 경험해 보니까?
[대중] 그런데 여기 와서 제가 이뭣고에 대해서…
[스님] 응. 나라고 하는 이놈이 본래 뭐냐?
[대중] 네. 제가 대전에서 옥천의 시골로 귀촌을 했는데, 귀촌을 할 때 그냥 생각 없이 하는 게 아니라 마음의 정리라든가 노후를 잘 보내기 위해서라든가 이게 많은데, 저는 마음의 정리를 하기 위해서 귀촌을 했거든요. 그래서 항상 이뭣고, 도대체 이게 뭐길래 내가 이렇게 괴로워해야 되나 이런 생각을 많이 하면서 지금 삼년을 지냈거든요. 그래서 이뭣고를 생각하고 ‘나라는 사람이 대체 뭔가?’ 이런 생각을 하니까 마음을 자꾸 비우게 되고, 제가 욕심을 부렸던 걸 내려놓게 되고, 자식이나 출가한 자식들한테 많이 주고 싶은 이런 욕심이 너무 나한테 과했던 게 아닌가. 도대체 이게 뭔가?
[스님] 그런데 무엇인고 하시잖아요?
[대중] 네.
[스님] 해 들어갈 때 망상 일어나잖아요? 이런 생각 저런 생각 많이 일어나지요?
[대중] 네.
[스님] 그 망상 일어나는 걸 보고 깨닫는데, 어떻게 깨닫느냐? 망상을 보고 자기가 망상인 줄을 긍정해주지 그렇지요?
[대중] 네.
[스님] 망상이라고 긍정해주고 아는 그 자신, 그놈은 망상이 아니다 이거라.
[대중] 네.
[스님] 망상 아닌 것을 바로 알아차려서 알았다 이거야. 그럼 이제 그 사람은 망상에 휘둘리지 않아. 어떤 것이 일어나도 어떤 생각이 일어나도 그건 아닌 줄 알아요. 아니다 아니다 아니다 하면 자꾸 제거되고 제거되고 제거돼서 향상일로로 계속 확 올라가는 거야. 그러면 모든 것이 다 비워지고 없어져서 무한대하게 마음이 넓어져 커져요. 무한대한 마음의 세계를 맛을 볼 때 충족, 만족을 느끼고 희열, 기쁨을 느낍니다. 틀림없습니다. 엄청난 희열, 기쁨을 느끼는 게 있습니다. 아주 이 세상에 어떤 것도 비교할 수 없는 희열이 있어요. 어째서 그걸 느끼게 되느냐? 아니다 아니다 하고 자꾸 파고 올라가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거라요. ‘아니다!’ 알겠어요?
무엇인고 하다가 '본래 이게 나고 내가 이거라 했는데 그런 건가?’, ‘본래 이건 아무것도 아니지...' 이런 생각이 들어가면 그건 아니에요. 일체 그런 생각이 없고, 어떤 생각이 일어나도 긍정, 인정을 안 해줘. 자기한테 일어나는 거, 이거는 망상이다. 아니다.
망상인 줄 아는 실체, 이놈은 뭔가 탁 돌이켜 보면 탁 깨닫는 게 있어요. ‘아하. 이거는 일체가 아닌 것을 내가 괜히 끄달려가지고 속았구나.’ 그때 하는 소리라.
이건 말로 배우면 안 되고, 이건 내가 공부해가지고 알아서 하는 소리를 지금 말로 미리 배우는 건데요. 집에 가서 해보면 내가 한 말을 '아 그때 그 스님 말씀이 맞네.' 하고 계합이 돼요. 알겠어요?
무엇인고 할 때 일어나는 생각을 그걸 긍정을 하지 마라. 인정하면 안 되거든. 딱 버려. '이건 아니다 아니다. 그럼 이게 뭐지? 나는 본래 뭐지?’ 그러는 게 자꾸 비워지는 거야. 아니다 아니다 하는 것은 밭에 풀을 제거하듯이 자기한테 일어나는 모든 생각을 제거하고 제거하고 제거하고 올라가서 자꾸 향상일로로 나가는 거라.
'무엇일까?’ 자꾸 그것만 해들어가는 거라. 다른 건 안 해. 다른 생각이 일어나면 '이건 아니야! 뭐지?' 하고 그렇게 하다가 어떻게 깨닫느냐?
나아가고 나아가다가 더 나갈 곳이 없는 데 가서 탁 부딪히면, 그때 깨달음이 있어요. 자기를 발견하게 돼. '아하! 이 놈이 돌이켜 보니 본래 망상도 아니고 모든 일체가 아니구나.’ 아닌 걸 알았다 이 말이야. 그거는 해봐야 알아.
[대중] 네.
[스님] 그게 우리 인생이 태어나서 꼭 해야 할 일인데, 우리는 그걸 안 하고 살았어. 지금까지 여러분이 쓸데없는 일만 하고 살았어. 사회생활을 하긴 해야 돼. 밥 먹고 사는 일을 하는데 그게 근본은 아니라. 먼저 현실 사회생활 속에 투입돼서 자기 주어진 일을 열심히 노력하는 속에서 그것만이 전부라 하고 있는데 그건 아니야. 그게 전부가 아니라, 그 속에서 근본 알맹이는 '나는 무엇인가' 그걸 같이 곁들여서 열심히 하면서 사회생활을 하라 이거라. 알겠어요?
[대중] 네.
[스님] 최고라. 최고의 어머니 아버지가 되는 거예요.
('23.1.01 학산 대원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