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호, 여행, 24-1, 엄마 교회 가요
김희호 씨, 양어머니 그리고 저까지. 셋만 시외버스에 올라탑니다. 둘만의 여행이 드디어 시작됩니다. 대전복합터미널에서 버스를 갈아타야 합니다. 한 시간가량 걸리는 버스였지만, 김희호 씨와 저는 여전히 들떴습니다. 잠드신 어머님과 깨어있는 희호 씨 한 컷, 김희호 씨와 저 한 컷. 신나는 마음을 사진으로 담습니다.
버스정류장에서 내립니다. 지도상으로는 숙소까지 걸어 올라가는 데 15분이 걸린다고 합니다. ‘15분’은 김희호 씨가 짐까지 들고 걷기 무리라고 판단되어 택시를 타고 올라가기로 합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대부분 자가용이었고, 택시를 잡을 만한 환경은 아닌 듯 보입니다.
“여기 택시가 잡혀요? 안 잡힐 것 같은데.” 어머님이 우려를 표하십니다.
“제가 한번 알아볼게요.”라 말씀드립니다.
휴게소 앞에 주차된 택시가 보여 전화를 드리니 "지역 내 택시가 아니라서 안 돼요. 택시 부를거라면 택시 앱으로 호출해야 합니다.”라고 하십니다. 택시 앱을 깔 때까지 정류장 옆 휴게소에서 잠시 대기하기로 합니다. 이때까지도 여유로웠습니다.
휴게소에 김희호 씨와 계획했던 일정 중 하나인 봉이호떡 집이 보입니다. 어머님이 우리는 앉아 있으라 하셨고, 직접 줄 서서 기다린 후 사오셨습니다. 김희호 씨도 같이 줄서서 기다리면 좋겠다 싶었지만, 어머님이 앉아서 기다리라 하셨습니다.
김희호 씨에게 “어머님 말고 희호 씨가 사는 것 어떠냐.”고 제안하니 김희호 씨는 어머님이 사주시는 빵 먹겠다 합니다. 얌전히 앉아 기다립니다. 호떡을 다 먹어갈 때쯤 택시 앱으로 호출해보니 안 잡힙니다. 대전 콜택시로 전화해보지만 산속이라 잡히지 않습니다.
결국, 걸어올라가기로 합니다. 높은 언덕길입니다. 각자 짐을 들고 있습니다. 헉헉대며 올라가 봅니다. 15분이 아니었습니다. 10분이면 걸어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김희호 씨도 많이 힘들어했지만 못 걸어갈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15분'에 먼저 겁을 낸 것이 아쉽습니다. 생각해 보면 김희호 씨랑 여행 계획 짠다며 내수 시내를 온종일 걸어 다녔습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조금은 훈련이 되어있던 상태였을 텐데. ‘한번 시도해 볼걸.’
2024년 7월 7일 일요일, 이다정
※이다정, 성찰, 24-11, 스케치북을 두고 왔다
첫댓글 일하면서 쌓은 경험으로 사람에게 한계를 만들어 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나 저마다 할 수 있는 것이 사람 상황마다 각각 다를 것인데, 어림짐작으로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야.'하고 종종사람을 평가하고 결론 내버리기도 합니다.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실수,실패할 권리'..
월평빌라 이야기2 에 있는 글이 생각납니다.
어머니께서 희호 씨 여행 다녀온 후 전화를 주셔서 "희호 칭찬좀 많이 해 주세요. 걸어다니느라 힘이 들었을 .. "
어머니께서는 걱정을 하셨지만,직원이 희호 씨 한테 물어보니 "엄마랑 있어서 좋았어요. 힘들지 않았어요!"
힘도 들었겠지만 희호 씨가 어머니와의 여행이 더 좋았다는 말로 들리고,여행 이야기를 할 때마다 행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 어머니와의 여행이 정말 행복했던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