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또 한해의 낙엽을 밟아야 한다.
그새 뭘 했다고?
자유로운 날갯짓. 역량껏 용 썼으나 흔적은 미미하다.
그래. 그러나 움츠려들진 말자.
백두대간 제 4구간 종주. 전날(10.13)에 이은 연속 종주, 여원재에서 복성이재까지이다. 여원재는 남원시 이백면과 운봉읍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24번 국도가 지나는 고개로서 2차선으로 포장된 도로이고, 복성이재는 좌측의 장수군 번암면 논곡리와 우측 남원시 아영면 성리를 잇는 잿등이다.
이 구간에는 562봉, 595봉, 615봉, 785봉, 고남산, 통안재, 유치재, 사치재, 697봉, 새맥이재, 781봉, 601봉 등의 높고 낮은 산과 잿등 그리고 수많은 무명봉이 있다. 이 구간에서 길을 잃지 않고 등로를 제대로 찾아가기 위해서는 두 군데에서 주의를 해야 할 것이다. 고남산을 지나 중계탑이 있는 곳에서 통안재를 찾아가는 것과 매요리에서 사치재를 찾아가는 길, 그 두 곳이다.
통안재의 정확한 위치는 종주자마다 의견이 다른 것 같은데, 그것은 대간 상에 중계탑을 설치해 버려 대간 길이 흐트러져버렸고 또 사이사이에 임도를 개설해 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중계탑을 우회해서 삥 돌아가려다 보니 헷갈리고 시멘트 도로가 자주 나오기 때문에 헷갈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 매요리에서 사치재로 가는 길은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사치마을 초입 삼거리(초입 삼거리에 표지석 있음)에서 좌측의 사치마을로 도로를 따라가는 방법과 직진하여 좌측 능선을 타고 가는 두 가지 방법이다. 이런 사실을 알고 간다면 실수가 없을텐데 모르고 간다면 당황할 것이다. 본인도 이곳에서 1시간 정도를 알바를 한 후에야 제대로 된 등로를 찾았던 것이다(자세한 루트는 본문을 참고 바람). 이 두 곳에서만 주의를 한다면 이번 4구간도 무난하게 마칠 수가 있을 것이다.
또 이 구간은 역사적인 사실(또는 설화)이 담겨 있는 구간이기도 하다.
이 구간의 들머리인 여원재는 고려 말 이성계가 황산전투에 임할 때 어느 노파가 꿈에 나타나 고남산 산성단에 올라가서 3일간 기도를 한 후에 출전하라고 알려주어 대승을 거두었는데, 이성계는 꿈속의 노파가 고갯마루에서 주막을 운영하다가 왜구의 괴롭힘으로 자결한 주모였다고 믿고 노파를 위로하기 위하여 사당을 짓고 여원이라고 불렀는데 그때부터 이 고개이름이 여원재가 되었다고 한다.
또 고남산 정상에 있는 제단지는 이때 왜구를 토벌하기 위하여 운봉에 도착한 이성계 장군이 고남산에 올라 석축으로 제단을 쌓고 필승의 산신제를 올린 제단의 흔적이라고 한다. 또 있다. 이 구간 마지막 지점인 아영고원 줄기에는 긴 산성터가 있는데, 아막성이다. 아막성은 삼국시대 백제와 신라 사이에 격렬한 영토쟁탈전이 벌어진 곳이라고 한다.
어제의 3구간이 남원 땅을 걸었다면 오늘의 4구간은 장수군 땅을 밟게 되는 것이다. 연속 종주를 위해 남원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한다면 이번에 본인이 묵었던 남원 녹주찜질방을 추천하고 싶다. 시설이 별로일 뿐만 아니라 가격이 비싼 편인데도(1만원) 주택가에 위치해 있고 주변에 24시간 운영하는 식당이 있어 아침밥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오고가는 교통편은 산행기록 맨 뒤에, 또 산행기록 중간 중간에 자세하게 부기하였음을 알려드리며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해 후기를 올린다.
* 남원 녹주 찜질방에서 새벽 4시쯤에 나와 인근 24시콩나물국밥집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도통초교앞 버스정류소에서 06:05분에 출발하는 버스에 승차하여 여원재에는 06:25분에 도착. 4구간 종주 시작
* 본문은 붙임에 있습니다(4구간)
151026 제4구간.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