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관람일시 : 2005년 5월 26일 목요일 오후 8시
2. 관람제목 : 우금치 일곱빛깔 마당극축제<노다지>
3. 관람장소 : 국립극장 하늘극장
4. 관람가족 : 7세 딸과 엄마, 딸친구와 엄마
(아빠도 함께 하려 했으나 회사일 때문에 동행은 못했습니다.)
26일 시작되는 새벽 유인수님의 무료초대권에 관한 멜을 읽고 수 없이 곱씹어 생각하고 생각해서 여러차례 유인수님께 연락해서 우여곡절끝에 표를 얻었습니다.
사실 인지도는 형설지공이 더 많았는데 시간이 워낙 늦은데다 새로운 장르였던 마당극-형설지공을 아이에게 보여주면 과연 어떨까??? 생각속에 고민만 하다가 시간을 흘려 보냈네요. 오늘 보고 나서야 형설지공도 안본 것이 후회스럽더군요.
마당놀이..참 많이 봤네요. 윤문식님, 김성녀님이 하는 것을 결혼전부터 보기 시작해서 남편만나 연애할때도 신혼때도...아이 태어나서도 엄마께 맡겨놓고 볼정도 였으니까요. 그랬기에 우리나라 마당극은 그분들만 하시는 건줄 알고 있었어요.
오늘에야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던 올바르지 못한 편견을 깰 수 있었어요. 위에 언급한 분들이 마당놀이의 효시라면 오늘 보았던 분들은 마당놀이를 계속 지켜 나가고 있는 다른 색깔을 지닌 분들이라고 할까요? 하여간 느낌 좋았어요.
국립극장 하늘극장을 들어섰을 때 그리 크지도 작지도 무대와 객석들이 한눈에 쏘옥 들어오고
행여 추울까봐 난로 기둥(?)도 군데군데 세워 두시는 작은 배려를 느끼는 순간 보러 오길 잘했다 싶었지요. 이제껏 마당놀이를 다른 곳에서 봤을 땐 밀폐되어진 공간에서였는데 이번엔 하늘이 뚫려 있어서 답답함 대신 상큼함을 느낄 수 있었음에도 좋았답니다.
(수없이 많이 지나다니면서 보아왔던 국립극장은 웅장함과 엄숙함으로 느껴졌었지요.
이번 하늘극장에 입장하고 나니 전혀 다르게 느껴지는 아기자기하고 포근함이 참 좋았습니다.)
딸래미 이제껏 보지 못한 마당극의 형식에 눈 동그래져서 집중하고 보고(국악 연주로 반주하는 모습도 신기해 했구요.)
내용은 당연히 어려워 했지만 분장이며 배우분들의 몸짓, 손놀림에 민감해 하는 모습, 순간 순간 호기심 어린 눈빛...이전에 봐왔던 연극들과의 차이를 느꼈는지 계속 궁금해 하는 모습 속에서 많이 컸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1시간 30분이라는 공연시간을 꿋꿋하게 크게 무리 없이 잘 봐준 딸...대견 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울 아이와 친구의 주위에 있었던 관객들의 반응은 그것이 아니더군요.
결혼전 미혼이신 분들은 왜 애까지 데리고 왔을까? 하는 눈빛으로 쳐다보기 일쑤이고,
연세 지긋하신 분들도 꽤 극성 엄마 손에 이끌려 온 아이들이 안스럽다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 보시는
듯 싶어서 씁쓸했습니다.(제가 오버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요. 하여간 그랬습니다.)
(미혼들이 아마 결혼하면 저보다 더할것을요...^^ 어르신들은 손주도 없으신가???-자문을 하면서
씁쓸함을 속으로 삭였습니다.)
저도 나름대로 돈에 대해 여러가지 것들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기에 좋았습니다.
내용은 참 정적이고 어떤 면에선 어렵고 지루하기도 했습니다만 어른을 상대로 하는 내용이니 다 이해할 수 있음에도 중간중간 스스로 당황스러울 정도로 이해하기 쉽지 않은 면도 있더군요.
(친구 엄마랑 나오면서 이미 우리는 성인의 개체로서 내가 아니라 부모로서 엄마아이와 함께 연극을 보러 다니기 시작한 것이 꽤 되어서 아이들 눈으로 바라보려는데 익숙해진 데 그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하고 나왔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전업주부로서 요즘처럼 힘든데도 회사에 다니면서 힘들게 울 가족을 위해 일하고 있는 울 남편을 바라보는 눈을 다르게 할 수 있는 현숙한 여인으로 한발자욱 발돋움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 들었어요.
오는 길에 퇴근하는 남편 지하철 역에서 만나서 시원한 맥주 마시면서 딸에게 그러더군요.
"니가 계산해." 라구요.
울 딸..."안돼. 돈 아껴 써야해. 그렇지 않으면 오늘 연극한 아저씨처럼 귀신이나 나쁜 사람들이 잡아 간단 말야." (아마도 마당극 중에 한장면이 기억이 났나 봅니다.)
배우 여러분들 수고 많으셨구요. 관계자 분들도 고생하셨습니다.
오랜만에 다른 형식의 극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한가지 아쉽다면 조금 덜 정적으로 표현되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그리고 역사극과 현대극의 조화로 나타내는 극의 형식은 이해를 합니다만
역사극으로 처용신화(?)를 도입해서인지 좀 어려운 듯 했습니다.
돈을 묘사하고자 할때 다른 역사를 도입해서 사용했다면 조금은 이해하기 어렵진 않았을 거 같다는
생각을 주제넘게 해봤습니다.
(물론 일곱가지로 구성되어 있으니 각각 마당극이 표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고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 중에 하나로 극의 흐름을 그렇게 만드셨을 줄 압니다만^^)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참!!!!!!!!!!!
유인수님 우연한 기회에 무료초대권을 얻어서 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저와 딸 모두에게 색다른 극을 접함으로서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예쁜 추억을 또하나 만들 수 있었음에 가슴 뿌듯하고 벅차오름을 느낀 저녁시간이었습니다.
알찬 시간 보낼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첫댓글 잘보셨다니 다행입니다. 연극도 무척 다양합니다.... 여러 장르가 있구,형식과 내용도 공연마다 다르지요~ 나름대로 보시구 판단하구 즐기셨으면 합니다.... 담에두 기회가 되면 또.....
그렇지요. 다양한 장르 보여주는데 의의를 두려구요....아이가 나름대로 느끼고 받아 들였으리라 믿어요. 감사합니다. 잼나게 잘 봤습니다. 좋은 주말 되세여.^^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