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13일 월요일 맑음
햄스터
나는 원래부터 동물을 좋아해서 길 가다가도 만나면 먼저 손을 내밀 곤 한다. 마침 역사 선생님이 햄스터를 키우셔서 갈 때마다 만지곤 한다. 그런데 선생님의 햄스터가 새끼를 낳아서 내게 키울 의향이 있냐고 물으셨다. 당연히 데리고 가고 싶었지만 무엇보다 엄마의 허락을 받아야 해서 엄마에게 물어본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용기가 나지 않아 며칠을 입에 담고 지냈다. 그런데 내 친한 친구가 입양했다는 말을 듣고 바로 엄마께 말씀 드렸다. 물론 처음에는 안 된다고 하셨지만 나는 기회는 지금밖에 없다고 생각하면서 며칠을 설득했다.
“나는 개털 알레르기가 있어서 강아지는 못 키우잖아. 허락해주면 내가 다 할게. 엄마도 자주 보면 귀여워 진 다니깐. 나를 좀 믿어 줘봐. 특히 ‘통통이’는 순하단 말이야.”
“어휴, 알겠어. 그대신 네가 다 책임져야 한다.”
며칠의 설득 끝에 엄마의 허락을 받았다. 나는 책임감 있게 키우기 위해서 햄스터의 대해 열심히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다.
햄스터에 대해서 공부하기 위해 원래 하던 게임시간에 햄스터 관련 영상을 찾아봤다. 또한 나중에 잊지 않기 위해서 공책에 메모했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아플때의 행동”과 “대처법”에 대해서 가장 공부를 열심히 했다. 그리고 내방에서 혼자 키울것이 아니라서 다음날 동생에게도 가르쳐줬다. 분명 말로는 키우기 싫다고 했지만 막상 키우면 만지고 싶어서 안달이 날게 뻔했기 때문이다.
“마사지 할 때는 여기서부터 이렇게 손을 가볍게 올려야 돼.”
“잠시만, 다시. 어떻게 하라고?”
“에휴, 잘 봐. 여기서 이렇게.”
나는 마침 집에 있던 작은 인형으로 동생에게 햄스터 마사지하는 방법을 알려줬다. 또한 그것 말고도 주의사항, 아플때의 행동 등을 알려줬다. 그 다음에 동생에게 내가 없을 때는 절대 만지지 말라고 했다. 내가 엄마에게 다짐했던 것처럼 책임감 있게 키울것이라고 단단히 다짐했다.
필요한 용품은 햄스터를 키우고 있는 친구들에게 물어보며 내가 키울 종의 알맞은 크기로 샀다. 밥과 간식은 친구가 주기도하고 사은품으로 받아서 살필요가 없었다. 집이될 리빙박스는 가장 어두운 곳에 놓고 기계로 구멍을 뚫어 통로를 연결했다. 구역마다 꽃, 풀, 겨울 컨셉으로 꾸몄다. 햄스터들은 꽃과 풀도 먹으니 그 구역에 갈 때마다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그런데 햄스터 집을 꾸미는 일이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이거는 이렇게 눕혀서 온천처럼 설치해야지.”
“아니야, 이렇게 세워서 흔들의자처럼 설치해야지.”
나와 엄마는 티격태격하며 꾸몄다. 사실 처음에는 꾸밀 재료가 별로 없었는데 집을 뒤져보니 예전에 만들었던 도자기, 젠가, 투명 독서대(2층 만드는 용도)등이 있어서 그것으로 꾸몄다. 역시 모아두면 언젠가 쓸 일이 오는 것 같다.
드디어 햄스터가 우리 집에 오는 날!
처음에는 적응이 안됐는지 계속 나오려고 했다. 그런데 조금 지나니 적응해서 이리저리 구경하면서 잠도 잤다. 꽤 적응력이 빠른 것 같았다. 성격 파악을 위해 관찰해보고 만지기도 했는데 온순하고 호기심이 많은 편이다. 그리고 잘 때 실눈을 뜨면서 잔다. 사람을 좋아해서 낯선 사람 손에도 잘 올라가고 절대로 물지 않는다. 선생님댁에서 서열 1위였어서 그런지 자신의 마음에 들지않거나 귀찮으면 소리를 질렀다.
“빼에에엑!”
“아이 ,깜짝이야. 너 갑자기 왜 소리를 지르고 난리야. 깜짝 놀랐잖아.”
순한 줄만 알았는데 처음 보는 모습에 놀랐다. 햄스터의 마음은 알다가도 모르겠다.
이제 가장 중요한 관리계획과 역할분담을 했다. 사실 내가 다 한다고 했지만 사실상 내가 집에 없는 시간이 길고 내가 못 하는 일도 있기 때문이다. 집 전체 청소는 한 달에 한번 씩, 매일매일 밥주고 청소하기로 계획했다. 그리고 밥주거나 청소는 내가 하고 집 전체 톱밥청소는 엄마나 아빠가 도와주는 것으로 했다. 동생은 구조물과 장신구들을 씻는 역할을 맡았다.
“왜 내가 씻어야 하는데. 누나가 씻어.”
“그럼 너는 아무것도 안 하면서 만지기만 하게? 만지고 싶으면 해라”
“알겠어…”
물론 처음에 동생이 거부했지만 햄스터를 만지고 싶어서 알겠다고 했다. 집을 청소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서 주말에만 하기로 했다.
처음으로 햄스터 집 톱밥을 갈았다. 먼저 햄스터를 다른 통으로 옮겼다. 그 다음에 구조물과 장신구들을 모두 빼내서 동생에게 건넸다. 동생은 투덜투덜 하면서도 깨끗하게 씻어 키친타올로 닦았다. 그 동안 나는 톱밥을 전부 꺼내 쓰레기봉투에 버렸다.
“아이고, 허리야. 이 톱밥은 퍼내도 퍼내도 끝이 없네.”
“이제 물티슈로 닦아야 하니깐 나와봐. 일단 이거 묶어서 버리고. 위에 테이프 붙여라.”
나는 엄마가 시키는 데로 쓰레기 봉투를 묶고 붙여서 현관에 내놓았다. 톱밥은 너무 무거워서 엄마가 대신 넣어줬다. 다 마른 구조물과 장신구들을 다시 넣고 통로는 닦을 수 없어서 말리는 동안 구멍은 책으로 막아놨다. 통통이(햄스터 이름)를 집에 넣어주니 새로운 냄새가 나는지 땅을 다 파보고 코코넛 집에도 들어갔다 나왔다 했다. 나는 통통이가 조금 적응된 것 같아서 교감을 시도했다. 원래 온순한 성격 이여서 그런지 조금 과격하게 대해도 참아줬다. 햄스터의 단추 눈이 징그럽다던 엄마도 교감을 시도했다.
“거봐. 막상 보니깐 귀엽지?”
“아직도 징그러워.”
엄마가 말은 이렇게 했지만 표정이 사랑스럽다는 표정 이였다. 역시 자기 자식은 햄스터라도 예뻐 보이는 것 같다.
난 처음으로 털이 있는 포유동물을 기르게 됐는데 생각보다 기분이 묘하다. 원래는 키우면 엄청 좋기만 할 줄 알았는데 막상 키우니깐 가끔은 귀찮고 청소하기 싫을 때도 있다. 하지만 기분이 나쁠 때 통통이를 만지면 기분이 좋아져서 데려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사실 엄마와 아빠가 통통이를 부를 때는 목소리가 다정하게 확 바껴서 조금 서운하고 질투난다. 그렇지만 내가 책임지고 데리고 왔기 때문에 건강관리도 꾸준히 하고 최선을 다해 돌 볼 것 이다.
‘역시, 동물을 데리고 올 때는 여러 가지 장단점을 잘 생각해 보고 신중히 데려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