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은 왜 알면서도 바람둥이에 휘둘릴까?
바람둥이에 대한 이야기라면 노멀로그에서 이미 한 번 다룬 적이 있다. [바람둥이 구별법, 이젠 휘둘리지 말자]라는 매뉴얼인데, 이 매뉴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멀로그 응급실]에는 오늘도 힘차게 떡밥을 무는 솔로대원들의 사연이 보인다.
그런 까닭에 오늘은 좀 더 심화된 내용의 매뉴얼을 작성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빈 바늘만 봐도 덥썩 물어버리는 솔로부대원이 있겠지만, 이 매뉴얼을 읽은 후에는 그러지 않기를 기원한다. 전에도 한 번 이야기 한 적 있듯, 사기는 누가 당하는가? 결국은 내 욕심이 내 눈을 멀게 할 것이다.
그럼, 매뉴얼을 시작하기 전에, 지난 매뉴얼을 잠시 거들떠 보자.
바람둥이 구별법, 이젠 휘둘리지 말자
1. 미남보다는 훈남이다.
-> 여자들은 미남 앞에서는 긴장하지만, 훈남 앞에서는 편안한다. 긴장이 풀린 순간, 그의 로우킥 공격에 중심을 잃고 무너질 수 있음을 잊지 말자. K양의 명언 "남자는 다 똑같애. 그 남자 얼굴이 죄송하게 생겼다고, 믿지 마"도 잊지 말자.
2. 꼬리가 길면 잡을 수 있다.
-> 바람둥이들은 지금 머물고 있는 이 '사랑'이 무너져도, 도피할 수 있는 다른 '사랑'을 준비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 사람의 핸드폰을 볼 기회가 생긴다면, 받은 문자 보다는 보낸 문자를 보는 것이 하나의 확인 방법이 될 수 있다. 단, 무작정 사생활 침해하는 것은 범죄다.
3. 바람둥이는 카멜레온이다.
주변 환경에 따라 그 남자가 어떻게 변하는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남들 앞에서 체면 치례를 하느라 내 놓는 가식을 제외하고, 당신과 있을 때, 그리고 누군가가 더 끼어들어 함께할때의 모습이 너무 다르다면 의심해 볼 수 있다. 어려운 일이긴 하다. 하지만 사람 마음 파악하는 일이 결코 수능보다 쉽지는 않다. 꾸준한 관찰을 필요로 한다.
4. 후천성 바람둥이
타고난 바람기가 아닌, 누군가와 연애를 하며 바람기가 생기기도 한다. 자신의 성격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려 하지 않는 상대에게 싫증을 느끼거나 지칠 수 있다. 연애중인 사람이라면, 상대에 맞춰서 업그레이드 될 필요가 있다. 조금씩 맞춰가며 늘 서로의 관계를 조율하라는 얘기다.
자, 이제부터는 똥꼬에 힘 꽉주고 달려야 하는 사례별 분석이 있을 예정이니, 이미 마음의 폐허를 한 번씩 경험하신 분들은 각티슈 하나씩 준비하고 손잡이 꽉 잡으시길 바란다.
1. 쿨한 여자가 좋다는 남자
여러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쿨한 여자가 좋다는 남자의 말 중에서 그것이 '스킨십'이거나 '애정행각' 혹은 '엔조이'쪽으로 기울었을 경우 낚시였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지난 매뉴얼 [쿨한 여자가 연애하기 힘든 이유]에서도 한 번 이야기 했지만, 쿨해서 스스로에게 도움이 될만한 일이 뭐가 있을까? 힘든 일이 있을 때 빨리 잊을 수 있다는 장점? 그것은 굳이 쿨하지 않아도 낙천적인 성격으로 해결 가능한 일이다.
잘 생각해 보자, 쿨한 여자는 상대방의 말에 별 토를 달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가 분명하다. 그것은 결코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니다. 결국 상대가 여자를 대할 때, 쿨하면 그만큼 작업능률(?)이 높아질 수 있단 얘기다. 술 마시고 쿨한 여자가 좋다는 남자와 쿨한 밤을 지냈다면, 그 다음 날 부터 왜 연락이 없는지는 스스로 잘 생각해 보길 바란다.
쿨한 여자는 뜨거운 사랑과 거리가 먼 쪽에 서 있다. 종종 아무리봐도 남자쪽에서 '이용' 하는 것 같은데, 서로 그 상황을 즐기는 중이라고 메일을 보내주는 분들이 있다. 뭐, 개인적으로 헤어져도 아쉬울게 없고,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둘의 '비밀연애'에 내가 할 말은 없다. 그저 나중에 찌질한 모습만 보이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2. 유난히 '이해'를 강조하는 남자
전형적인 패턴이다. 여자친구가 있지만, 그 여자는 자신을 이해해주며, 서로 진정한 사랑을 찾으면 미련 없이 헤어질 수 있다는 개소리를 늘어 놓든지, 지금의 여자친구와는 헤어지고 싶지만, 정 때문에 연인으로 지내고 있으며 진정한 사랑은 당신에게 느낀다는 웃기지도 않는 얘기를 늘어 놓든지, 웬지 말도 안되는 것 같지만 듣다보면 넘어갈 약을 파는 약장수가 있다.
선수들이 많이 사용하는 방법중에는 혼란을 가장한 방법이 있다. 방금 이야기 한 것 처럼, 계속 듣고 있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약을 구매해 손에 들고있게 만드는 약장수의 방법처럼 말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홈쇼핑의 광고라고 생각하면 된다.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절대 필요 없는 물건을, 광고에 빠져서 구매하게 만든다는 얘기다.
▲ 이 광고만으로는 사고 싶지 않을 수 있다. (출처- 디씨인사이드)
▲ 이 남학생이 수능만점자라는 얘기를 듣는 순간,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출처 -디씨인사이드)
굳이 "저도 즐기는 것 뿐인데요 뭘" 이라고 합리화를 한다면 역시 할 말은 없다. 하지만 그 남자가 뭐라고 이야기를 했는가? 정신적인 사랑과 육체적인 사랑은 따로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 아니면, 어차피 스킨십 이상의 행동은 서로 즐거움을 충족하는 것일 뿐, 진정한 사랑이 따로 있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얘기? 당신과 연애를 못한 것이 평생 후회될거란 얘기? 계속 부정해봐야 어차피 떡밥이다.
"소개팅한 여자가 술에 취해서 정신 못차리면, '저기요'라고 말을 걸지마, 백날 저기요를 찾아봐야 아무 소용 없어. '자기야'로 시작하는거야"
인정하기 싫겠지만, 선수들의 위와 같은 행동강령은 차고 넘친다. 결국, 함께 즐긴 것 뿐이라고 합리화 하는 사람들은 듣게 될 것이다.
"너도 좋아서 그런거잖아" 라는 얘기를 말이다.
3. 그 남자는 정말 다를까?
매뉴얼을 통해 늘 강조하지만, 아무리 얘기를 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이 사람은 정말 달라요" 라는 말이다. 그래, 다르다. 나도 다르고 저 위에 남학생도 다르고, 복숭아 밭에서 일하시는 아저씨도 다르다. "남자는 다 똑같아" 라는 말을 하고 싶은게 아니다. 누구나 다 다르다. 사람 마음속에는 하나씩 집이 있고, 그 집의 모양이나 형태, 그 집에서 자신이 느끼는 안락감등은 모두 다르다. 다른 사람은 다 똑같고 그 사람만 다르다는 생각이 위험한 것이다. 그래서 지금 그 '다름'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목적을 가지고 누군가를 만나는 사람은 그 사람을 최대한 성의껏 대한다. 내가 중학생일 때, 한창 교하신도시가 어쩌구 하며 경기도 파주 시골 마을에 땅값이 폭등했다. 그 당시 외부로부터 양복을 입고 유입된 사기꾼들이 있었는데, 평생 농사를 짓던 최할아버지, 김할아버지에게 그들은 '사장님' 혹은 '회장님'이라고 불렀고, 날마다 비싼 가든에서 고기를 구워가며 대접하며 진흙묻은 신발과는 어울리지 않는 고급 승용차에 태워 모셨다. 할아버지뿐만이 아니라 땅값 폭등으로 아침에는 고추를 따고 점심에는 골프를 치러 다니는 동네 아줌마들도 졸지에 '사모님' 호칭을 듣게 되었다.
그들은 그렇게 당할걸 몰랐을까?
주변에서 의심의 목소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처음 받아보는 그 호의와 친절, 그리고 자신을 챙겨주는 그 정성에 감동해 돈을 꿔주거나 땅을 헐값에 팔았고, 그 돈과 함께 그들은 사라졌다. '나라면 저런 일은 안당해' 라고 쉽게 단정짓진 말길 바란다. 오늘도 뉴스에 가득한 사기 사건의 피해자들이 공통적으로 가졌던 생각에만 집중하자.
"이 사람은 정말 달라. 그럴 사람이 아니야"
라는 것에 말이다.
매뉴얼을 적으며 한 가지 염려되는 것은, 꼭 바람둥이가 아니라도 호의와 친절, 그리고 상대를 챙기는 마음은 연애의 시작을 나타내는 징후일 수 있으며 호감을 가진 상대의 노력일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이 사람은 달라' 라는 믿음은, 연애를 지속함에 있어서도 중요한 부분인데 바람둥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누구를 만나든 선입견을 가질까 하는 것이 걱정된다.
한 번 더 이야기 하지만, 연애는 어렵다. 길가다 돈 줍는 것 처럼 연애를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서로 다르게 살아왔던 둘이 만나 하나를 이루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전 쉽게 만났지만, 지금도 잘 사귀고 있는데요?" 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아무것도 결론에 도달한 것은 없다. 사랑은 연애를 시작한다고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페이스조절하며 맞춰가야 하는 오래달리기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오십년간 부부로 살며 한 번도 싸운 적 없다는 노부부가 방송출연을 해도, 녹화도중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생겨 집에 돌아가며 싸울 수도 있는 일이다.
사람을 알아간다는 일은 즐거움인 동시에 힘든 일이다. 혼자 만들어낸 이미지와 그 사람이 일치할 경우 기쁨은 배가 되겠지만, 그 기쁨은 맞지 않는 부분을 발견했을 때 급격히 반감될 수 ?다. 여자들이 알면서도 바람둥이에 휘둘리는 경우, 그것은 그와 있으면 마냥 행복할 것 같은 착각을 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한 음만 계속되는 것을 노래라고 부르지 않는다. 높은 음과 낮은 음이 조화를 이룰 때, 그것은 '음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싸우거나 실망할 것이 두려워 편안함만 찾는다면, 그 편안함이 더이상 당신을 지탱해 주지 않을 때, 손 써볼 수도 없을 정도로 무너질 위험이 있다. 당신이 찾아낸 보석같은 사람과, 혹은 당신을 보석처럼 찾아낸 사람과 멋진 '하모니'를 만들 수 있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