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

[김신부]

20240427 부활 제4주간 토요일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4,7-14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7 “너희가 나를 알게 되었으니 내 아버지도 알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 너희는 그분을 아는 것이고, 또 그분을 이미 뵌 것이다.”
8 필립보가 예수님께, “주님,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저희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하겠습니다.” 하자,
9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필립보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그런데 너는 어찌하여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하느냐?
10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는 것을 너는 믿지 않느냐? 내가 너희에게 하는 말은 나 스스로 하는 말이 아니다. 내 안에 머무르시는 아버지께서 당신의 일을 하시는 것이다.
11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고 한 말을 믿어라. 믿지 못하겠거든 이 일들을 보아서라도 믿어라.
12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도 하게 될 것이다. 내가 아버지께 가기 때문이다.
13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 그리하여 아버지께서 아들을 통하여 영광스럽게 되시도록 하겠다.
14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면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

좋은 이웃이 마련해준 새 승합차에 어르신 여덟분을 모시고 첫 온천목욕봉사를 다녀왔습니다. 간절히 바라던 소망이 드디어 이루어졌습니다. 인제 원통 폐교 선교공동체에서 10년 동안 제일 재미있게 했던 봉사라 그런지 함께한 어르신들 모두가 무척 신나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익숙하게 남자 식구들 등도 밀어드리고, 할머니들 나올 때까지 한시간 동안 아름다운 공원으로 꾸며진 온천 휴양촌의 봄 정원을 산책하는 시간도 무척 즐거웠습니다. 우리 밥집 작은포차 봉사자가 푸짐하게 차려준 맛있는 점심식사도 참 좋았습니다. 고맙습니다.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너희가 나를 알게 되었으니 내 아버지도 알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 너희는 그분을 아는 것이고, 또 그분을 이미 뵌 것이다.”

초월자인 하느님은 당신 스스로 자신을 드러내 보여주시지 않으시면, 인간은 하느님이 누구신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을 드러내 보여주시는 것을 '계시'라 합니다. 이 계시의 원천이 바로 성경,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성경을 통하여 인간은 하느님의 존재 여부와 하느님이 누구신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계시의 절정, 곧 완성이 바로 예수님입니다. 사람은 예수님을 통하여 하느님을 완전하게 알고 이해하고 믿고 사랑하게 됩니다. 

그리고 시편 말씀처럼 그 '주님의 말씀을 좋아하고 그분 밤낮으로 되새기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하는 일마다 잘될 것입니다.'(시편 1,1-3 참조)

그리스도인 삶의 출발점이자 목적지는 바로 이 하느님입니다. 그리스도인은 하느님께로부터 와서 하느님께로 돌아갑니다.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님께서 그의 인생 순례길을 그 목적지인 하느님께로 인도해주십니다.

세상을, 사람을 너무나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이 행복하고 기쁘고 즐겁게 살기를 바라십니다. 그때 하느님 아버지께서 아들을 통하여 영광스럽게 되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믿는 이들이 행복하도록 '예수님의 이름으로 청하면 다 이루어주십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말씀을 좋아하고 밤낮으로 되새겼기 사람,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사람은 하느님의 아름답고 소중한 자녀입니다. 그 사람은 질그릇같은 그 안에 하느님께서 주신 엄청난 보화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보물, 탈란트가 꽃처럼 아름답게 피어납니다.
요즘 한창인 화려한 철쭉꽃과 영산홍도 아름답지만, 그 사이사이 땅바닥에 지천으로 피어나고 있는 노란 씀바귀 꽃과 하얀 민들레꽃과 야생화들도 참 예쁩니다.

고맙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좋아하고 그 말씀을 밤낮으로 되새겨 농민이 된 착한 정호경 신부님. 대학생 시절부터 참 좋아하고 존경하던 신부님이었습니다. 오늘은 정 신부님을 잘 아는 고마운 친구 부부와 함께 그분이 농부 되어 사셨던 봉화 비나리 마을을 처음으로 방문하는 참 설레고 뜻깊은 날입니다. 
우리 정호경 신부님은 2012년 4월 30일에 하느님께로 돌아가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