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시 고대면 영전황토마을에서 '꽃섬농원'이란 카페 이름으로 꽃을 재배하여 파는 카페지기(41살, 여).
나는 10월 말경에 가입하여 카페지기의 아버지, 오라버니가 농사 짓는 고구마 몇 박스를 전화로 주문했고 택배로 받았다.
카페가 무척이나 성실하고 참했는데 어제는 충격적인 내용이 올랐다.
카페지기 부부는 외출하다가 상처투성이, 죽기 직전의 들고양이를 발견한 뒤 일도 보지 못한 채 자기 집으로 데려와 숱하게 목욕시켰고, 다음날 온양 동물병원으로 데려가 고양이의 건강상태를 확인한다.
절망 직전의 상황을 글과 사진으로 올렸다.
아래는 꽃섬농원 카페지기가 올린 내용이다.
1.
낭군님과 먹을 거 사러 나갔다가 치킨집 앞에서
하반신 끌고 대성통곡하는 길냥이가
보여서 ㅠㅠㅠㅠ
일단 차에 태웠는데
시궁창 냄새에 썩은 내가 진동하네요
아~~~ 하필 동물병원
다 문 닫은 시간 ㅠㅠㅠㅠ
여기저기 수소문하니
일요일 저녁에 봐주시겠단 병원이
있네요 ㅡㅡㅡㅡ
일도 못보고
일단 집으로 데려왔어요
집에 데려와서
7~8번은 씻겼는데도
악취가 말도 못해요.,
어디가 얼만큼 아픈건지도
모르겠고
케어가 될 지도 걱정이네요
뒷다리는 아예 마비 같아요
꼬리까지 욕창도 심해서
일단 소독약은 발라줬어요
다행히 앞다리 힘은 있고
식욕도 조금은 있는 거 같아요
얼마나 순한지,,
마약방석 안에 두니
가만히 울지도 않고 눈만 꿈뻑이네요
내일.. 치료 받을 때까지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ㅠㅠㅠㅠ
초행길이에 눈이 와서 2시간 더 걸려
도착했어요 ㅠㅠㅠㅠ
자상한 의사선생님이 엑스레이 찍고
1. 그냥 산다
2. 안락사
3. 휄체어(실질적으로는 하루 3시간
이내 착용 권장이라네요)
무엇인가 큰 충격(낙상이나 사고 등)으로 오래 전
허리와 뒷다리, 꼬리뼈까지 다 바스라지고
부러져서 이미 붙어버렸고
가장 깊숙한 안쪽 신경까지 모두 손상된 상태라서
수술 무의미라고 하시네요,,
탈수가 심한 상태라 일단
일주일은 먹이는 것에만 집중해서
기본 체력을 키운 후에
꼬리뼈 자르기 등을 해야한다네요
패혈병이나 바이탈 체크, 구충 등도
모두 탈수를 정상화 시킨 후에 하는 것이
맞다고 하셨고요
(혈액검사 등은 모두 그 이후에 할 것)
집으로 다시 데리고 갑니다
가는 길에 기저귀 사고
영양보충할 간식도 사야할 것 같아요
가장 크게 걱정했던 탈장은 아니고,
끌고다니면서 생긴 욕창이라서
계속 따뜻한 물로 닦아주고
말려줘야한다고요
생업이 있어 집안에서 붙어
케어하지 않으면 호전되기가 어렵다하니
좋은 임보자를 만났으면 좋겠어요
아.. 안락사만은 ㅠㅠ
변은 계속... 이렇게 줄줄 흐르게 되나봅니다
후우~~~
저희가 해줄 수 있는 게
더는 없다는 게 막막하네요
의사 선생님께서
30프로 디씨 해주셨어요
오늘은 엑스레이 촬영만 하자하셔서
소견 듣고 집으로 데리고 가는 길입니다
가여운 이 녀석,,,
임보해주실 천사분을 만날 수 있을까요 ??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하네요..
이것저것 오면서 사온 "모찌"(낭군님이
이름을 정했어요~~~) 케어할 용품들
건강회복식 캔~~~ 뜯자마자
한 통 깨끗하게 비워내네요
상처부위 바라서
핥아먹어도 안전하다는 크림
값이 비싸지만 .. 아이에게 딱일듯 해서
목욕시키고~ 크림 발라줬어요
버둥거려 쉽지 않았는데..
살려고 견디더라고요
먹이고 씻기고 바르고
기저귀 너무 작은 걸 샀나봐요
어쨌든 기저귀 채우고,,,나니
좀 살 것 같네요
모찌가 30분이 지나도록
제 무릎 위에서 껌딱지 모드
급기야 잠이 ...
모찌야~~~
너를 꼭 데려다 살려줄 천사가
나타나길 기도해..
나는 그 천사가 나타날 때까지만
너의.. 엄마가 되어줄게 ㅠㅠ
해줄 수 있는 게 이것뿐이라서 미안~..~
(최윤환 덧붙임)
이보다 심각한 사진이 더 있으나 너무나 참혹하여 차마 이 카페에는 올리지 않는다.
항문이 완전히 들어난 상태라서 제외하고...
많은 사진 가운데 네 개만 골라서 올린다.
뼈가 부서지고
카페지기의 허벅지에 누워 있는 들고양이
(최윤환 댓글)
1) 마음이 따뜻한 분이군요.
이 추운 겨울철에 작은 동물은 얼마나 아프고 배고프고 힘들어 할까요.
치료해 주려면 그게 다 돈이고, 시간이고, 노력인데...
고양이가 건강해져서 오래 살았으면 싶네요.
이 아이 이름이 '모찌'이군요.
상처가 무척이나 깊으니 얼마나 아프고 힘이 들까요.
이 아이를 살리려고 애 쓰는 꽃섬지기 님의 마음도 알 것 같고요.
안락사 이 말을 들었을 때 서러워서 크게 울었군요.
2) 고양이 못지 않게 꽃섬지기 님도 아프겠지요.
좋은 결과가 있겠지요. 신의 뜻에 따라서...
우선은 '모찌'가 잘 먹고, 잘 자면서 건강을 조금이라도 더 찾아야겠지요.
'모찌' 힘을 더 내자.
우리 모두한테 웃음을 주어야 하니까. 그리고 착한 분이 나타나서 이 모찌를 잘 보듬었으면 싶네요.
시간과 여유가 있는 그런 분이 나타나시겠지요.
3) 그게 다 비용이며, 시간이며, 노력인데...
들고양이를 돌보려고 해도 어떤 한계점이 오겠네요.
일이 적은 분이 나타났으면 싶은데도... 그저 안타깝네요.
어떤 용단을 내려야 할지...
저는 어제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한 바퀴 도는데 여든 살이 더 넘어뵈는 영감 노숙자가
쉼터 옆 자판기 벤치에서 비닐돗자리를 깔고 그 위에 누워서 오돌돌 떨대요.
양말도 안 신고... 차라리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는 게 낫겠는데도...
노숙자 요양시설도 있을 터인데... 스쳐지나가면서 겻눈질해도 답답하대요.
인간보다 더 못한 야생동물은 또 어쩌하지요?
더우기 위 장애를 지닌 들고양이는...
추가 :
나는 남의 글과 사진을 퍼서 옮기기를 정말로 싫어하는데도 위 내용과 사진을 임의로 퍼서 옮겼다.
지적소유권을 위배하여 자칫하면 형사 처벌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위 내용을 보면서 어떤 글이 정말로 가치있는가를 생각하고 싶다.
삶에서 건진 생활글, 일기, 체험 등이 소중한 글감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나는 위 글에서 띄어쓰기, 맞춤법 등 어문규정을 전혀 따지지 않는다. 오로지 진실한 뜻만으로도 감동을 받기에...
심각한 상처와 장애를 입은 길고양이, 들고양이의 앞날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다,
카페지기(41살, 여)도 화초 재배하면서 택배로 장사하려면 바쁘게 살아가야 할 시골사람이기에...
2018. 12. 10. 월요일
03 : 45.
자고 난 뒤에 글 다듬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