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우면 사랑을 하세요!
오랫만에 집을 비운 울 마님!
그야말로 우렁각시가
깍지속을 벗어났다
친구의 카톡소리에 잠을 깬 나는
내 방에서 일어나 거실에서
컴에 on을 하고
자판앞에 앉았다
마눌님이 없어선지
거실엔 냉기가 맴돌아 패딩을 입고
친구가 보내준 웅산에 회상을 들으면서
50년 전 보내버린 3년 반의
군 생활을 떠 올렸다
친구와 나는 거의 동시에
간극의 차이도 없이....
그 시절 추억속으로 빨려 들어갔지요
추우면 결혼하세요의
폐부를 찌르는 명언은
피워보지 못하고 요절한
그녀의 얼굴이 신 새벽에 살아나와
슬픈 추억을 간직한
그 시절을 소환하였다
3년 반의 군대 생활은
박정권 몰락의 신호탄과 함께한 군생활
10년간의 베트남 전쟁은
미국의 패전으로 끝이나기 일보직전
시멘트처럼 공고했던 박정권은
독재를 더 강화했던 시절
그 시절에 나는 군 생활을 하였죠
피 끓는 남자들에게 3여년의 군 생활은
30년 만큼이나 긴 세월처럼 여겨졌지요
경기도 동두천 생연리1888부대에서
근무를 했는데요
이병 일병 때는
죽은듯 숨 죽이고 열심히 軍務에
충실했는데요
상병을 달고 있을 때
서울 깍쟁이 하나가
우리 중대로 배속을 받아왔지요
상병과 이병의 계급 차이는
하늘 아래 뫼이로다
바짝 군기가 든 이병 육 익수
야! 니 어디서ㅡ 왔냐
고향이ㅡ어디야?
서울입니다.
짜시야 서울이 다 니집이냐?
아님니다 자세히 말혀봐
신병교육을 마치고 온 새내기 이병에게
온갖 겁박을 했지요
나중에 알고보니 능구렁이 보다
더 한 능청스러운 놈이었지요
나보다 두살 아래인데
마누라가 있었고 아기도 있었지요
그러니까 과속 스캔을
저지른 넘이었는데
그도 그럴것이 녀석은
지금으로 말하면 꽃미남이었지요
어느 녀자가 그런 녀석을 가만 뒀겠어여?
나는 제대 말 년 조수를 찾았는데
니 이력을 말혀봐
글씨는 잘 쓰냐?
이리와 봐
종이를 내 주며
여기에 니 역력서를 쓴다고 써봐라
화려한 글씨는
나보다 나았으면 나았지
못하지 않했지요
니는 내가 중대장에게 말하여
이 시간 이 순간부로
내 조수로 임명한다
따라 복창한다
조수는 사수를 하눌님처럼
모시고 따른다
이렇게 시작한 군 생활은
녀석은 나에게
삼겹살같은 존재였지요
군대의 위계질서도 무너트리고
우리는 서로
형님과 동생 사이로 발전하여
나에 온갖 수발을 다 들어 주었지요
어느날 형님!
무료해서 펜팔을 시작했는데
답장이 왔네요
함 읽어 보시라요
나는 편지를 나꿔채듯이 하여
읽어 보았는데
진부하기만 한 위문 편지와는
전혀 딴 판인 수준높은 내용의
펜팔이었지요
편지는
각 소대장과 분대장들 까지
회람하는 지경에 이르렀지요
소대의 분위기는
펜팔이라는 화두로 번졌지요
얼마전 바뀐 우리 소대장이
점심시간 여가를 이용해
펜팔에 대하여 묻고는
야! 니네들
혹시 여동생 있는 사람있냐?
소란했던 내무반에 침묵이 흘렀지요
침묵을 깨는 소리
예 있습니다 여동생이 있습니다
그으래 웃음끼를 띠우며 소대장은
이쁘냐고 성격이 좋냐구
몇가지를 묻고
조 상병! 여동생과 펜팔해도 괜찮나?
라고 물었지요
조 상병은 괜찮습니다
알았다 하며 씩 웃고있는데
내가 손을들고 일어서서
이의를 제기했지요
소대장님!
이건 불공평한데요?
한 아가씨를
소대장님이 독점한다는 것은....
펜팔은
오픈이 된 게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공정한게 아닌가요?
그래 그람 최상병은 어떻하자는거야
소대장님! 자유펜팔입니다.
조 상병 동생분께 펜팔을 할
의향이있는 병사는 모두 참여하는
방법이 좋지 않겠나요?
좋아! 그렇게 하지
소대장은 흔쾌히 수락을 하며
마지막까지 남아 왕자님이 되는
병사를 위해 미리 박수....
후에 알았는데요
나와 소대장만 편지를 보냈지요
소대장은 한 두번
편지를 보내고 말았는데요
나는 남는게 시간이요
쓰는게 낙서인데
답답하기만 한 군 생활에 분풀이 하듯
그녀에게 편지를 보냈지요
조 상병은 나보다 3개월 쯤 고참인데
이 친구도 내 조수처럼
과속 페달을 밟은 인간
마누라 아기까지 두었지요
그리고 전라도 A 따블백에
광주 서석동 출신
우리 소대장은 ROTC 출신
그래서 오지랖도 넓고 화통했나요?
기대하지도 않했지요
그녀에게 편지가 오리라고는...
그녀의 오빠 조 상병이 말 하기를
동생은 전남여고를 졸업하고
여수 호남정유 비서실에 근무한다고...
그런데 어느날
그녀에게서 펀지가 왔어요
내 조수 익수가
편지를 들고 득달같이 달려와
성님! 편지 왔구마니라
조 상병 동생 오메 보자
조 원미 헌티서라
나보다 녀석이 더 기뻐했지요
이리 줘바라
니 편지도 아님서
웬 호들갑이여
나는 편지를 받아들고 천천히
封緘線(봉함선)을 따라
정성들여 뜯었지요
제법 도툼한 편지의 무게가
나의 기분을
출렁이게 만들었지요
제목 會者定離
(회자정리)
............................
너무 길어
다음회로 넘길께요
미안해요
나라는 넘은
늘 그러자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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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우면 사랑하세요!
새암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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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17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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