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두레박 신부의 영적일기(부활 제3주일)
불덩어리와 숯덩어리….
어떤 홀어머니에게 방탕한 외아들이 있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죽음을 앞둔 어머니가 그 자식에게 상자를 건네주며 “아들아, 내 모든 것을 너에게 주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하는 유언을 남겼습니다. 아들은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고 난 후 그것을 열어보았습니다.
그 안에는 살구색 천으로 싼 숯덩어리와 못, 그리고 새순 가지가 있었습니다. 아들은 동네 어르신에게 어머니의 뜻을 물었습니다.
그러자 어르신은 “살구색 천은 어머니의 몸뚱이고, 숯덩어리는 새카맣게 칸 어머니 가슴이며, 못은 자네가 어머니 마음에 박은 상처와 같고, 그리고 새순 가지는 자네가 새로이 태어나기를 바라는 어머니의 뜻이네.” 하고 답했습니다.
그 후 아들은 죽음으로 마음을 전한 어머니의 뜻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그 아들은 회심하여 열심히 일하며 남을 돕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의 장례 미사에 참례한 다른 친척이나 친지들이 아들의 변한 모습을 보고 하느님을 믿고 세례를 받게 됩니다.
할머니는 이 세상 마지막 순간에 당신이 평생 믿고 의지하셨던 주 예수님을 사랑하는 아들과 친척과 친지들에게 전하고 세상을 떠나면서, 마침내 할머니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의 증인”이 되셨습니다. 아멘.
오늘 복음을 보면, 부활하신 주 예수님께서는 성경에 기록된 대로, 그리스도는 고난을 겪고 사흘 만에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셨음을 보여주십니다.
첫째로…. 예수님께서 수난을 겪으시고 마침내 십자가에 돌아가신 모습을 보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좌절하며 엠마오로 내려가던 두 제자에게 나타나시어 말씀을 주시고 빵을 떼어서 주시면서 상처받은 마음을 회복시켜주십니다.
둘째는, 두려움과 공포 속에서 떨고 있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평화가 너희와 함께”라고 말씀하시면서, 성령의 능력으로 함께 하시는 평화를 주십니다.
셋째는,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두려움에 떨면서 의심하는 제자들에게 당신의 손과 발을 직접 보여주시면서 안심시켜주시는 말씀과 행동을 보여주셨습니다.
“유령은 살과 뼈가 없지만, 나는 너희가 보다시피 살과 뼈가 있다. 그리고 구운 물고기를 잡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
어찌 보면, 제자들은 좌절하고 포기하는 마음과 두려움과 공포 속에 살아가는 마음, 그리고 두려워하고 의심하는 마음속에서도 기다림의 영을 지닌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기에 제자들은 혼자가 아니었고, 부활하신 예수님과 함께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부활의 증인은 어떤 상황 속에서도 기도하면서 기다림의 영을 지닌 사람들처럼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기다림은 넋 놓고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다가서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기다림은 바로 다가섬”입니다.
그래서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저희를 찾아오시는 동안, 그 기다림의 영은 저희 인생을 아름답고 풍성하게 만드는 하느님의 축복입니다.
그 하느님의 축복은 받은 이들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세상 끝날까지 함께 해주시는 하느님의 사람들입니다. 아멘.
사랑하는 고운님들!
그렇다면 왜,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고운님들과 함께 있고 싶어 하실까요?”
그리고 고운님들은 왜, 예수님을 기다려야 할까요?
부활하신 예수님은 ‘불덩어리’이십니다.
고운님들은 ‘숯덩어리’입니다. ‘숯덩어리’는 불이 옆에 있어야 ‘불덩어리’가 됩니다.
그러기에 ‘숯 덩어리’인 고운님들은 ‘불덩어리’이신 부활하신 예수님과 함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숯덩어리’가 ‘불덩어리’가 되어서,
성령을 받아 정화되어 거룩한 삶을 살게 됩니다.
이렇게 고운님들이 부활하신 예수님과 함께 있어야 할 자명한 이유는?
성령의 은총으로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는 능력이, 견디어 낼 수 있는 능력이, 될 수 있는 능력이, 그리고 지치지 않고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라는 말씀은 “고운님들이 십자가의 주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통하여 성령의 능력을 보았고, 성령의 은총을 얻을 줄을 믿습니다.”라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저 두레박 사제도 ‘너는 이 일의 증인이다.’라는 말씀에 ‘아멘’ 하면서 몸과 마음이 아픈 고운님들과 아픈 이들을 돌보는 고운님들, 그리고 고운님들의 자녀에게 주님의 치유와 회복의 은총이 임하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영적일기를 마무리하면서….
고운님들 모두가 성령의 능력을 보고, 성령의 은총을 받았음을 아는 부활의 증인으로서 살아가면서, 부활의 능력을 하느님의 사람으로 치유와 회복의 은총을 누리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강복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고운님들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첫댓글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 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