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아이들과
생활한지 두 달이 지났다.
자신들의 의지하고는 상관없이
가난한 소수부족 아이들로 태어나
가난을 피해 산을 넘고
전쟁을 피해 국경을 넘어 이 땅에 정착하여 살며
어떠한 불합리한 환경에서도
아무소리 못하고
이방인의 설움을 견디고 참으며
그 문화와 습관으로
마음과 몸이 정형화된 아이들에게
주님의 자녀로 누릴 수 있는
자유와 다스림의 삶을
가르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우리가 이 아이들에게 처음으로
가르친 것은 인사였다.
자신의 정체성이 확고해져야
인사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을 당당하게 다른 누구에게
나타내는 첫 번째 관문이 인사인 것이다.
처음 인사를 시켰을 땐
얼마나 부끄러워하고 힘들어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제는 제법 큰 소리로
정확히 한국말로 인사를 한다.
그리고 두 번째로 가르친 것은
시간을 지키게 하였다.
산에서 살다보니 시계가 없어
해가 뜨면 일어나고
해가 지면 자는 생활이다 보니
삶의 정확한 시간개념이 없었다.
그래서 냉정하게 아이들에게
시간에 대한 개념을 심어주기 위해
매번 잔소리를 심하게 했다.
그동안 뛴다는 개념을 몰랐던 아이들이었는데
이제는 시간이 좀 늦었다 싶으면
뛰어오기도 한다.
아이들이 우리와 함께 생활하며
경험하지 못했던 문화와 배움에
많이 힘들었을 텐데
잘 견뎌지고 순종해 주어 감사하다.
오늘 아침 정확히 일곱 시에
안녕히 주무셨어요! 인사하는
아이들의 미소 띤 얼굴이
붉게 떠오르는 태양에
아름답게 화답하는 듯하다.
오늘은 빠마이 아이들에게
쏨땀과 닭구이로 특식을 준비하여 올라갑니다.
행복해 할 아이들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설레네요.
잘 다녀오겠습니다.
카페 게시글
석희 이야기
세 아이들과 보낸 두 달의 시간
노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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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7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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