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숲에서
잔디속 깊은 생명체는
살아서 숨쉬는 소리도
맑은 듯 푸르르다
쓸모없는 인생 살다가는
사람들의 소리는
쓸데없이 시끄럽기반 하다
잔디숲처럼 푸르른
삶은 살고 싶어진다
바위
수많은 파도가 밀려 왔다가
나의 몸은 떠나갑니다
좋은 친구들
착한 이웃들
때론 이들에게 이용당하여
상처가 남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자리에 올곧게 서서
온몸으로 파도를 견디고 있습니다
둥글둥글해진 몸은
상처 입은 사람들의 쉼터가 되었습니다
별들이 내 곁에서 밝게 빛나고 있습니다
치과를 다니며
잇몸이 풍선처럼 부어올라 치과에 갔다
입을 메기처럼 벌리고 누워
치석제거에 들어갔다
이빨 사이사이가 검은 구름들이 끼어
오랜 세월 관리하지 않은 치아를
좀먹고 있었다 한다
기계들이 들랑날랑
벌어진 입은 살을 찢는듯하고
쇠를 깎는 듯한 소리는
온몸을 쪼그라들게 했다
몸살을 알았다
살고 싶지 않아 놓고 살아온
건강에 대한 관심이
온몸 군데군데 구멍을 내고 있었다
구불구불한 동굴처럼 썩어가는 치아들처럼
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산다는 것은 살아야 한다는 것은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아닌가
무심했던 건강에 대한 관심
살고자 함의 시작이었다
나는 나무를 태어나서
나는 나무로 태어나서
늘 한곳에서 살았다
비 바람이 치고
눈보라가 쳐도
뿌리는 한곳에 머물게 했다
꽃이 오는 봄이 되어도
작은 새들이 날아와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하고
날아가 버려도
미련하게 한곳에 서 있었다
때론 구름이 스쳐 지나가며
나그네가 되어 보라고
가지 끝을 흔들다 가 버려도
나그네조차 될 수 없는
제자리에 제자리에 하면서
뿌리를 박았다
가난의 자유 없음
가난의 자유 없음 속에서
원망과 함께 사춘기를 보냈다
그 누구에게나 젊은 날은 오듯이
끝없는 안개 속에서
희망 없는 희망의 빛이 비추기 시작했다
꽃이 피고 지는 반복의 수레바퀴가
한 해를 두 해를 넘기며
자유 아닌 자유를 찾게 하였다
가난이 이길 수 없는 여유는
어머니의 무덤을 만들고
지친 자유는 다시 가난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가난의 자유 없음 속에서
책들은 활자 속에서 춤을 추었고
꽃술 속에서 따낸 시어는
자유 없는 자유를 갈망하다 쓰러지고 한다
봄의 윙크
어리디 어린 가지에
연한 새싹이
눈을 들어 나를 본다
부서져 내리는
암흑의 마음이 사라지고
행복이 웃었다
어린 가지들 얼굴을 마주하고
두 입술을 모아 얘기하며
같은 길을 걷는 새싹을 향하여
봄이 살짝 윙크를 한다
봄이 운다
마음이 쓰다
달콤한 유채꽃밭에
눈보라 날리듯
안개 속에 내가 있고
어두운 봄에
내려온 별은
바다가 되었다
파도가 운다
봄이 운다
물보라
호흡조차 모르던 나에게
숨이 골아지고
팔이 휘저어지며
물이 무섭지 않게 되던 날
한 사람이 낯설어
눈을 피하고
물속으로 파고드는 마음을
물방울들이 모아
큐 피트의 화살을 쏟았다
쑥스러운 말들이
눈부시게 빛나는 눈 속에서
녹아나고
물속으로 비수하는 마음의 뿌리를
힘차게 치며
말없는 물고기 한 마리
잡아 올렸다
꿈인 듯 설레는 세상을 향하여
힘차게 팔 저으며
간 거리는 마음의 거리
물속 깊은 곳의 세상을
둘을 하나로 몰아주었다
물보라 물기둥처럼
비누거품
비누거품처럼 모여든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홀로 있음에 외로웠습니다
마음으로 찾아 주는 이가 없어
늘 서글펐습니다
비누거품이 사라지고 남은 건
고독의 병을 앓고 있는 나였습니다
비눗물에 숨어 있는 비누거품 속에서
언제든 찾아가 만날 수 있는 친구가
아직은 남아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나눔
누군가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기쁨이다
가진 것 없이 헤매며
배고픔에 목이 말라도
함께 외칠 수 있는 마음은
기쁨이다
냉 골인 겨울 방안에
입김이 모락거려도
혼자보다는 둘이 있어
행복한 것은 함께 함이다
누군가와 나누며 함께 한다는 것은
기쁨이다
사람은 도움을 받으면 은혜를 입었으니
감사하고 기회가 되면 갚을 줄 알아야 하는데
힘겨움을 안겨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못된 것인지 기본 예절을 못배운것인지 교육부족인
안타까운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보다
보기에 좋아보이지 않아서 좀처럼 화가 풀리지 않는 상황을 만듭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도움을 주고 받았다면 그와상흥하는
감사와 배려들을 아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