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by 풀꽃향기님
2007. 04. 06(성금요일) 양성성당 이그레고리오신부님
매번 예수님의 수난 성금요일을 지내면서 거의 대부분의 강론 내용이
예수님의 죽으심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올해는 사순시기에 <예수님의 죽으심>
십자가의 묵상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과연 이 십자가를 지고 갈 용기가 나지 않으셨을 텐데...
어떻게 지고 가셨을까!
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기 전에 올리브동산에 가셔서
기도를 하시는 그 마음은 얼마나 아프셨을까
성부께 “하실 수만 있다면 이 잔을 거두어 주십시오!”
예수님의 이 마음은 너무나 간절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힘드시고, 괴롭고....
원통하고 속이 상하셨을 겁니다.
자신이 슬퍼지는 마음이 들고
당신 스스로 포기하고 싶으셨을 겁니다.
예수님의 그 마음을 헤아려 드리지 못하는
제 마음이 안타깝고 원망스럽습니다.
제가 성당을 지으면서 유혹이 되는 말이 뭐냐!
교우들에게서....동창신부들에게서...
또는 안성에 계신 신부님들에게서...주교님에게서 들은 말 가운데
“신부님, 이 어려운 일을 혼자 다 짊어지고 가지 마십시오.....”
이 말이 가장 큰 유혹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성당에 부임해 성당을 지으면서
어려움을 가지고 하나씩 해결해 나갈 때마다
그 소리가 귓전에 맴돌며 들려옵니다.
신부님, 이 어려운 일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마십시오,
그 다음 신부님께 넘겨주십시오.
왜 신부님이 성당을 지으면서 고통을 당하고
빚 없이 지으려고 애를 써가며 흰머리까지 생깁니까?
그런 말을 듣는 것이 가장 힘든 유혹이었습니다.
왜 내가 이렇게까지 힘들여서 해결을 하고자 하고~~
성당 짓는 것에 아등바등하며~~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아쉬운 소리 해야 하나~~
그러면서 다른 사람에게 험담까지 들어야 하나!
성당에서 그냥 있다가 가면 그만인데~~
지금은 농번기라고 핑계 대고~~
농한기는 농한기라고 핑계 대고~~
동네 회갑잔치 있으면 가고~~
아무것도 안 해도 큰 탈이 없을 텐데~~
내가 왜 나 혼자 이런 고생을 하나~~
그런 생각을 하면 밤에 잠도 오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구나!’
하는 무력감에 빠집니다.
예수님께서 올리브동산에서 십자가를 지기 전에 기도하신 그 마음,
예수님께서는 얼마나 힘드셨을까!!!
“아버지,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 뜻대로 하소서!”
이 말씀이 제 마음에...이 사제의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나에게 원하는 예수님의 뜻은 무얼까!
사랑을 실천하고 용서하며 교우를 위해 사는 것이다.
그럼 내가 해야 하는 일은 뭔가!
예수님처럼 하느님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살아야 하는 것이다!
무엇이 잘 안 될 때 그 유혹의 말이 자꾸 떠오르면
아, 나도 사람이구나!
그냥 놔 버리자!
그런데 놔 지지도 않습니다.
그동안 신학교에서 배운 것, 사제로 살면서 배운 것이 있기에
내 양심에 걸리는 것을 속일 수는 없습니다.
사람은 속일 수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친구도 속일 수 있고
주교님도 속일 수 있고
교우도 속일 수 있지만
내 양심은 속일 수 없습니다.
때로는 그것을 속일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그럴 때 무릎을 꿇고 기도 해 보고
드러누워서도 .....
때로는 욕조 안에서도 가만히 있어보면
왜 이런 것을 이겨나가지 못하고 이런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처럼 쉽게 포기하고 싶어질까!
그것은 다 부족함 때문인데~~
다른 것이 아니라 사랑의 부족함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 마음에 사랑이 부족하면 자꾸 놓아버리게 됩니다.
왜 나만 이렇게 고생을 해야 하느냐!
형제님들 직장생활하시면서
왜 나만 죽어라고 돈을 벌어야 하나!!
봉사직분을 가지고 계신 분들도 그것을 놔 버리고 싶을 때~~
그런 마음이 안 들래야 안 들 수 없는 마음을 보게 됩니다.
왜 내가 예수님처럼 십자가의 길을 따라가면서
죽을 각오를 생각하는 내가 쉽게 포기하고 싶을까!
그것을 싫어하는 내 마음속에 사랑이 남아 있지 않으니까~~
사랑이 충만하지 않으니까~~
예수님의 이 길을 올바로 따라갈 수 없는 겁니다.
우리는 이 십자가상의 죽음의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죽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나 자신을 위해 병고를 짊어지셨고
예수님께서 나 자신을 위해 모든 죄악을 짊어지셨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까먹고 잊어버립니다.
나 또한 부족하여 내가 받은 이 잔을 받고 싶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사랑이 부족하면 그런 마음이 자꾸 생기게 되는 겁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십자가의 길을 따라가고자 하면
마귀가 가만히 버려두지 않고 우리를 유혹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십자가의 길을 가시고 그 죽음을 통해
‘이제 다 이루었다!’
이 말씀을 우리에게 주시는 것은
이제 세상의 유혹은 다 끝났다!
이 세상의 인간들이 줄 수 있는 어려움은 이제 다 끝났다.
내가 너희와 함께 있다.
내가 너희의 고통을 먼저 지고 갔으니
너희가 속죄하면 다 천국에 올 수 있다.
고통, 죽음, 병고, 온갖 죄악...을 생각지 말아라!
내가 다 지고 갔으니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이제 다 이루었다!
예수님 안에 머물 수 있고 그 마음을 내 안에 담는다면
가족 이웃에게 고통과 유혹으로 오더라도
하느님 안에 머물며 포기하지 말고
예수님께 나아가면 주님께서 우리를 천국으로 인도할 것입니다.
사랑하기를 포기하지 말고
이웃의 고통을 보고 도와주는 일을 포기하지 말고
세상에 나아가 맡은 일을 포기하지 않아야겠습니다.
우리에게 사랑이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너희가 주님 앞에 하느님 나라에 가는데 부족하지만
우리가족이 성가정 이룰 수 있도록
예수님이 하시는 나자렛 일터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오늘도 예수님께서 내 옆에 계심을 믿고
그 분이 도와주심을 믿어야 합니다.
사랑이 부족하다면 예수님께서 사랑을 부어주실 것입니다.
괴로워하지 말고 예수님 앞에 나오시면 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 앞에 있는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셨습니다.
필요하다면 은총도 사랑도 다 주실 것입니다.
주님께서 우리교우들 위로해 주실 것을 믿으시고
예수님의 이 손길이 내 가족에게
내가 일하는 일터에/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전하는 것이
예수님께서 가신 그 길을~~
십자가의 길을 충실히 걸어가는 것입니다, 아멘
photo by 풀꽃향기
그레고리오신부님께서
성당조경공사가 시작됩니다.
교우분들, 성당에 기증하기로 하신 나무들...
아주 큰 것이 아니면....직접 캐셔서 성당으로 가져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성전이 지어지는 동안
어느 누구의 몸도, 마음도 다치지 않도록 해 달라고~~
늘 기도하라시는 신부님의 말씀, 마음에 담겠습니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중에 복되시며
태중에 아들 예수님 또한 복되시나이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