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비트코인-3rd
‘나탈리 브루넬’의 이어지는 글이다. 전 세계에 존재하는 175개 이상의 법정통화와 달리, 비트코인은 이익을 위해 일하는 은행이나 기업의 통제가 미치지 않는다. 어디서나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규칙이 코드로 새겨진 채 탈중앙화된 블록체인에 저장되어 있다는 점에서, 비트코인은 말 그대로 ‘사람들의 돈’이다. 비트코인에서는 블록을 이루어 원장에 추가될 때마다, 깨트릴 수 없는 수학의 연결고리로 결합한다. 올바른지 검증하는 과정이 대략 10분마다 한 번씩 일어난다. 이때 노드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거래가 검증되고 원장에 반영되는 순간, 그 기록은 앞서 설명했듯 영구적인 형태로 남아 누구든 원하면 확인할 수 있다. 다시 정리하면 비트코인은 1970년대 이래 암호학자들을 괴롭혀 온 경제학과 컴퓨터의 난제를 풀어냈다. 그것은 바로 가치가 훼손되지 않고, 두 번 쓸 수 없으며, 서로를 믿을 필요도, 중간 매개자에게 의존할 필요도 없이 직접 가치를 주고, 받을 수 있는 디지털화폐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이 질문에 결정적인 답을 던진 사람이 ‘사토시’다. 이론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실용적이고, 우아하며, 근본적으로 평등주의적이다. 핵심에는 수학과 암호학이 뒷받침하는 탈중앙화된 합의에 따라 소유권과 검증을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당신이 가진 비트코인은 단순히 화면에 찍힌 숫자가 아니라, 혁명적인 무언가를 표상한다. 지구상의 가장 강력한 컴퓨터가 네트워크를 뒷받침하는 검증할 수 있고 유한한 디지털 자산이다. 단 한 개만 가지고 있더라도 역사상 오직 2,100만 개뿐인 비트코인 중 자신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 비트코인을 다른 사람에게 보내기로 하는 순간까지, 네트워크 전체가 집단으로 당신의 소유권을 검증하고 증명해 준다. 이 ‘디지털 사서함’에 들렀다고 상상해 보자. 이 사서함은 네트워크 위에 있는 아주 안전한 공간이고, 열쇠는 오직 당신만이 가지고 있다. 만약 영리한 해커가 원장을 조작해 탈취하지! 않을까 염려하지 마라. 전 세계의 수천 대의 특수 컴퓨터가 10분마다 ’작업증명 채굴‘이라 부리는 레이스에 뛰어든다. 각각의 컴퓨터를 근육 대신 전기로 달리는 단거리 선수라 상상해 봐라. 이 선수는 칼로리 대신 전기를 태우며, 비트코인 원장의 다음 ’페이지’를 봉인할 수 있는 당첨 숫자를 맞히려고 전력을 다한다. 숫자를 가장 먼저 찾아낸 채굴자는 해답을 전 세계에 발표하고, 블록 안에 거래 수수료와 새로 찍어낸 비트코인을 보상으로 받는다.
틀린 답을 얻는대도 정답을 맞힐 때와 똑같은 전기가 소모된다. 그래서 이 레이스는 무지막지하게 비싸다. 누군가의 과거 거래를 조작하고 싶다면, 처음부터 다시 치러야 한다. 그것도 정직한 채굴자 전부를 합친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말이다. 전기 요금만 해도 얻을 수 있는 이익을 한참 넘어서 버린다. 그러니까 에너지라는 거의 뚫을 수 없는 방화벽이 원장을 감싸고 보호하고 있는 셈이다. 노드라는 방어선이 타협할 줄 모르는 심판관이다. 블록체인 전체 사본을 보관하고 누군가 새로운 블록을 제안할 때마다 그 블록을 비트코인 규정집과 대조한다. 이중지불 여부, 블록 안 수학 계산의 정확도 여부가 일일이 확인된다. 여기서 단 하나의 규칙이 지켜지지 않아도 노드들은 블록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대략 100만 대에 이르는 채굴기가 암호 퍼즐을 풀어 값비싼 비트코인을 얻기 위해 경주를 벌이고 있다. 채굴 경쟁을 극도로 단순화해서 비유하자면, 1부터 10 사이 숫자를 하나 맞히는 게임과 비슷하다. 그 숫자를 찾기 위해서는 엄청난 계산 노력과 운이 필요하다. 퍼즐을 풀려고 시도할 때마다 상당한 전력이 소모되므로 비용이 든다. 정답을 맞힌 컴퓨터는 다음 거래 묶음을 블록체인에 추가할 권리를 얻는다. 그리고 컴퓨터 주인은 그 블록에 포함된 거래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이 진짜 노리는 것은 ’블록 보조금‘ 또는 ’블록 보상‘이라 불리는 비트코인 보상이다. 만약 채굴 컴퓨터가 똑같은 자물쇠 열쇠를 풀고 있다면 결과는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강력한 장비와 더 많은 전력을 투입하는 쪽이 더, 빨리 풀어낼 것이다. 삽으로 금을 채굴하는 것보다 유압펌프로 채금하는 것이 유리한 것처럼, 그런 상황이면 비트코인 공급은 순식간에 고갈될 것이다. 가장 앞선 지갑을 가진 고수에게 집중되고, 강력한 플레이어가 지배하거나 심지어 조작할 위험에 빠질 것이다. 그래서 ’사토시‘는 채굴 난이도를 작동시켰다. 우승자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해싱 (Hashing)이라는 컴퓨터 과학이 등장한다. 이것이 작업증명의 핵심이다. 우리가 집에서 지폐를 인쇄해서 카드값을 갚을 수 없는 것과 같다. 마찬가지로 채굴자들도 전기, 연산 능력, 하드웨어 같은 현실 세계의 자원을 실제로 투입해야만 보상을 얻을 수 있다.
채굴 컴퓨터의 하는 일을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복잡한 퍼즐을 푸는 동시에 블록 보상을 놓고 경쟁한다. 이들은 비트코인 생태계의 절반을 담당할 뿐이다. 노드란, 오픈소스 비트코인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면서 전체 블록체인을 저장하는 컴퓨터이다. 각 노드는 비트코인의 변하지 않는 규정집에 따라, 모든 거래와 모든 블록을 줄, 단위로, 독립적으로 검증한다. 비트코인에 대한 비판 중 하나는 생성되는 블록 사이에 10분의 간격이 있어서 ‘느리다’라는 인식이다. 우리는 그 시간이 난이도 조정에 의해 결정된다는 걸 알고 있다. 이것은 약점이 아니라 중요한 특징이다. 느림 덕분에 전 세계 사람들이 평범한 가정용 컴퓨터로도 노드를 실행할 수 있다.
‘블록 보상’, 또는 ‘블록 보조금’이라 불리는 보상은 채굴의 가장 큰 인센티브다. 코드 안에 정해진 일정에 따라 지급되도록 설계되었다. 2009년 실행되었을 때 블록당, 50비트코인으로 설정되었다. 당시는 아무런 가치가 없을 때다. 오늘날 가치로 어마어마한 액수다. 1년쯤 지나 ‘라즐로 한예츠’라는 프로그래머가 피자 두 판을 사면서 1만 비트코인을 지급했다. 보상이 4년에 절반으로 줄어들도록 설계되었다. 이 예정된 이벤트를 ‘반감기’라고 부른다. 최종 2,100만 개의 채굴에서 영원히 멈춘다. 그때는 채굴자는 주로 거래 수수료를 인센티브로 삼을 것이다. 네트워크 위로 끊임없이 거래가 오고 갈 것이고, 그 활동에서 나오는 수수료만으로 채굴이 매력적인 사업이 될 것이다. 현재는 블록 보상이 3.125비트코인으로 줄었다. 현재 비트코인은 2,000만 개가 이미 채굴되었다. 남은 190만 개의 채굴은 대략 2140년까지 엄청난 시간이 필요하다. 서서히 예측할 수 있는 속도로 배분되는 일정은 비트코인 설계에서 가장 뛰어난 아이디어 중 하나다. 희소성과 인센티브,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정교하게 조율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2,100만 개의 비트코인이 앞으로 영원히 존재할 모든 비트코인이 된다.
에너지는 우주의 통화다. 비트코인은 쓸데없이 에너지를 태우고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정부도, 기업도, 개인도 속이거나 조작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네트워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비판자들이 비트코인의 에너지 소비를 문제 삼을 때, 그들은 종종 더 큰 그림을 놓치고 있다. 세계 에너지 소비의 0.1%만 소비할 뿐이다. 여행, 축산, 패선, 냉방, 벌채, 매립, TV 등이 앞순위고 비디오 게임과 담배 산업보다 조금 많을 뿐이다. 우주는 전적으로 물질과 에너지로 이뤄져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투자 규모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문제는 우리가 에너지를 충분히 생산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생산한 에너지를 저장하지 못하는 데 있다. 현재의 배터리 기술로는 잉여 에너지를 의미 있는 규모로 저장하기 어렵다. 그렇게 버려지는 에너지가 갈 곳이 없다. 어차피 버려질 에너지를 소비하기 딱 안성맞춤이 비트코인 채굴이다. 활용하지 못하는 에너지원은 셀 수없이 많다. 세계경제포럼 (WEF)에 따르면 2022년 캘리포니아 태양광으로 생산된 전기는 버려진 것이, 20만 가구의 1년 사용 전기량이다. 비트코인은 우리가 날마다 겪고 있는 경제적 부작용을 줄이는 데 이바지할 뿐 아니라, 에너지 분야에서도 현실 세계에 강력한 인센티브를 만들어 내서, 우리가 모두 의존하는 전력망을 개선하는 데 독보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아랍에미리트, 아이슬란드, 텍사스, 궤벡처럼 신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지역들이 전력망 안정화를 돕기 위해 비트코인 채굴 업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온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메탄은 쓰레기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보다 80배 넘게 강력한 온실가스다. 메탄을 전력망으로 공급하기 위한 인프라는 비용이 너무 비싸다. 여기도 비트코인 생산을 위해 발전을 하면 수익이 창출될 것이다. 한 사람의 쓰레기가 다른 사람의 보물이 되는 셈이다. 석유 채굴에서 태워 없애는 가스를 활용한 발전도 폐기물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도다. 이런 시도는 세계은행으로부터도 주목과 인정을 받고 있다고 필자는 주장한다.
2026.01.31.
모두를 위한 비트코인-3rd
나탈리 브루넬 지음
임지원 옮김
필름 간행
첫댓글 올려주신 글 고맙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福 많이 받으세요.
오늘이 섣달 그믐이군요
내일이면 초하루가 명절입니다.
설 잘 쇄시고 평안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