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전기와 가스요금 인상으로 다들 걱정이 많으시죠? 그런데 상황이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 한국전력이 지난해 32조 원이 넘는 역대 최대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가스공사도 미수금이 9조 원에 달하는 등 재무구조가 나빠지고 있습니다. 전기, 가스요금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죠. 먼저, 안병욱 기자입니다.
【 기자 】 영업손실 32조 6,034억 원.
지난해 한국전력이 낸 영업손실로, 역대 최대규모입니다.
영업손실 규모는 한 해 전보다 5배 넘게 커졌습니다.
이렇게 천문학적 영업손실이 발생한 이유는 수입하는 국제 에너지 원료 가격이 치솟았지만, 제때 요금에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한국전력 관계자 - "(전력을) 구입해오는 가격보다 판매하는 가격이 낮아서 그 간격을 좁히지 못해서 적자폭이 발생한 것이죠."
전력을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도 손실을 키웠습니다.
한전은 전력 일부를 민간 발전사에서 사서 이를 소비자들에게 전기요금을 받고 파는데, 구입 비용이 1년 만에 2배 이상 올랐습니다.
또 다른 에너지 공기업인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지난해 8조 6천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도시가스 요금 억제로 미수금이 늘어나면서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500%로 치솟았습니다.
미수금은 앞으로 가스요금을 통해 소비자에게 받아낼 돈으로, 가스공사는 회계상 손실이 아닌 '확실한 외상값' 즉 자산으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인데도 장부상으론 무려 2조 4천억 원의 영업이익이 난 이유입니다.
장부상 순이익의 40%를 주주들에게 배당해야 하지만, 올해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무배당을 결정했습니다.
▶ 인터뷰(☎) : 가스공사 관계자 - "주주 배당을 유보해놓고 재무를 최대한 건전하게 해서 천연가스를 안전하게 공급하게 기반을 다시 체력을 만드는 것이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
하지만,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과 국내 고물가 상황이 맞물리면서 한전과 가스공사 모두 재무구조가 개선되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