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엘컴텍이 법정관리 신청에 들어가면서 금광 매각을 믿었던 투자자들이 날벼락을 맞았다. 연내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만 약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성엘컴텍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했다. 앞서 70억원 규모의 대출원리금이 연체 됐다고 공시한지 사흘만이다.
2010년부터 영업적자를 이어온 한성엘컴텍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해 11월 유상증자를 통해 111억원, 신주인수권부사채(BW)발행으로 42억원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쌓인 부채를 탕감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단기차입금 및 사채규모만 993억원에 달한다. 자기자본대비 110% 규모다.
증권업계는 한성엘컴텍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1년 넘게 끌어온 몽골 금광 매각도 불투명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성엘컴텍은 자회사 AGM마이닝을 통해 금광사업을 진행했으나 결실을 맺지 못하고 지난해 6월부터 매각을 추진해왔다. 보유한 몽골의 금광은 6000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발표가 나오기도 했으나 지난해 매각 추진 때는 200억원대에서 논의되다 끝내 무산되기도 했다.
이후 한성엘켐텍은 새로운 투자자인 브리티시 버지니아 아일랜드 국적의 특수목적회사(SPC) 알탄울 리소시스 (ALTAN-ULL RESOURCES LIMITED)와 총 310억원 규모의 현금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2일 공시했다. 하지만 아직 금광 실사와 탐사 등의 과정을 거친 후 매각이 완료된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또 다시 무산되는 거 아니냐는 우려를 보이고 있다.
설사 금광 매각에 성공한다 해도 '대박'은 커녕 재무건정성을 회복하기는 여전히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증권회사 연구원은 "소형 휴대폰용 모듈과 LED부품 제조가 주력인 회사인데 경기침체와 업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올해도 적자를 벗어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신규 사업으로 추진한 강화유리와 은나노터치스크린 사업도 궤도에 올려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성엘컴텍 (572원 100 -14.9%)은 주가하락에 따른 반대매매로 최대주주인 한완수 회장 등의 주식 355만9425주(13.7%)가 장내매도 됐다고 18일 공시했다.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16.69%로 낮아졌다.
주가는 이틀 연속 하한가로 밀리며 572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한성엘컴텍은 10월 들어 4번의 하한가를 포함해 82%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