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탁구를 했습니다. 선수생활도.
국민학교 3학년부터 5학년 말 6학년 초까지. 끝은 학교의 탁구부가
흐지브지 되면서 훈련도 더불어 흐지부지 됐지요. 3학년 5월경인가
갑자기 탁구부선생님이 오시더니 탁구할 사람을 선발해 달라고 담임선생님에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니까 담임선생님은 저를 추천하셨지요. 요즘은 운동도 머리가 있어야 한다면서(이 학교가 무척 시골학교였습니다)그래서 시작을 했는데 재미있었지요. 선수생활을 하면서
코피도 흘리면서 새벽훈련도 하였고 운동장 뛰기, 아.가장 기억에 남는 훈련이 계단오르내리기 왕복 20번씩 이런거였습니다.(그당시 몸이
유연하다고 기계체조 하면 잘 하겠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한겨울에
추운 교실에서 탁구를 치다보면 손이 부르틉니다. 그렇게 쳤습니다.
그런데 학교사정이 어려워 탁구부를 운영하기 힘들어지자 다른 학교에서 스카웃 제의가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학교를 전학갔습니다. 강원도 춘천시에서 가장 어려운 학교에서 가장 부자인 학교로. 사립학교였죠. 그런데 먼저학교-남춘천국민학교-에서는 시합에 나가서 이기면 짜장면 먹고 지면 당연 기합이죠. 엎드려 뻗쳐 놓고 빠따때리기(결국 이것 때문에 우리 어머니가 제가 탁구를 계속 하는 것을 말리셨죠)저는 팀의 막내라서 맞아도 항상 제일 살살 맞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전학간 곳이 춘천교육대학 부속국민학교인데 이 학교에 갔더니 시합에 져도 불고기를 먹는거예요. 부자학교라서 학부모도 부자였던 거죠. 그리고 훈련도중에 코치한테 혼나기만 해도 눈물을 흘리고...
국민학교를 졸업할 때 학교에서는 제 2의 이애리사가 될테니 게속 운동을 시키라고 했지만 앞서의 이유로 어머니가 반대하셨죠..아마 탁구를 계속했으면 지금쯤 탁구장 주인이 되었을까, 아니면 탁구감독?
중학교, 고등학교시절에는 운동하기 힘들죠. 체력장시험보기 위한 운동같은 것 빼고. 그리고 대학. 검도가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최류탄이 난무하고 광주에서 벗어나지 못한 대학시절에 검도는 너무 사치였죠.
애둘 낳고 생활에 지치고 몸이 안좋으면서 운동이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헬스를 한달 끊었죠. 딱 이틀 다니고 포기.누군가 돈을 많이
쓰면 운동을 계속 한다고 해서 단전호흡을 끊었죠. 6개월치. 그렇지만
3번 나가고 말았죠. 단전호흡을 하다가 누워서 잠시 명상의 시간이 있는데 그 때마다 자는 거예요. 지도하는 분이 살짝 불러서 옆방으로 안내를 하고는 했죠. 택견도 관심이 많았죠. 하지만 장소도 멀었고 (신림9동이 아니면 다 멀었던 시절)그게 결정적인 이유로 포기. 역시 돈이 다가 아니구나 생각하며 집앞에서 줄넘기를 하였죠. 한달 했습니다. 그러고 나니 너무 재미없어서 포기.
우연히 아들의 운동을 골라주다가 검도를 권유받았고 그게 새벽반인
관계로 아들 혼자 보내기가 안쓰러워 나도 같이 신청했다가 학생인
아들은 쉬고 있고 나는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대학 때 하고 싶었던
운동을 20년만에 시작하게 되었죠.
새벽에 남편이랑 같이 집을 나서서 남편은 일주일에 절반은 수영, 또
절반은 달리기및 체조를 하고 저는 검도(일주일에 절반정도)를 하고
같이 집에 돌아옵니다. 운동을 하고 나니 몸도 가벼워지고 더불어 마음도 생쾌해지고 그리고 무엇보다 무언가 표현하기 힘든 자신감이 생깁니다.
오늘 대회에서 승부에 관계없이 즐거운 검도를 하고 나니 기쁨 두배입니다. 다들 즐거우셨죠?
도우너[525]도 많이 배웠지!
사족)김밥이 맛있긴 한데 국물이 없어 라면 국물생각이 간절했습니다. 오는길에 너무 배도 고프고 국물도 먹고 싶어 칼국수를 먹으려 했죠.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칼국수집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집에
와서 라면 3개를 끓여 애들은 조금 주고 나는 많이 먹었습니다. 다음에는 컵라면이라도 어떻게...
첫댓글 옙... 많이 배웠고 앞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근데 고향이 춘천이신가요?
태어난곳은 경기도 인천이예요. 하지만 국민학교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춘천에서 살았기 때문에 춘천이 고향이라고 말하지요. 호반의 도시, 소양강과 공지천이 유명하지요. 요즘은 애니매이션 국제대회유치로 유명하지요. 좋은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