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자정리
오늘 아침 꽤 쌀쌀했지요.
잎새의 긴~ 생명도
이제 얼마남지 않했네요
마지막 미션을 위하여
어젯밤 긴 한숨을 토해내며
멈춰선 물관부의 생명을 다시 살려내
마지막 고운 옷 지어입고
때때옷 꼬까를 자랑하네요
그 옛날 고운님이 보내온
때깔좋은 낙엽위에 쓴 편지처럼.....
會者定離(회자정리)
모든 사람은 만나면
헤어짐이 정해져 있다는
부처의 법구경이지요
이십대 갓 초반인 아가씨가
생면부지 피 끓는 청년에게
悟道頌(오도송)처럼
회자정리의 화두를 던진 저의가
무엇일까 무척 궁금했지요
불교에서 의미하는 회자정리란
인간을 포함해서 이 세상 모든것은
태어나면 소멸한다는 뜻이지요
편지는 잉크를 찍어 펜으로 썼지요
16절 가로줄쳐진 편지지에
다섯장의 長文에 편지였지요
소녀티를 막 벗은 그녀의 글 솜씨는
나이에 걸맞지않은 성숙함이
녹아있었구요
보드럽고 싱싱한 상춧잎 안에 쌓여있는
완벽한 한편의 수필이었지요
편지를 읽자마자
조수 육 익수는
내 손에서 낚아채
편지를 읽고 난 후
야~ 성님이요
캣네요 金을요 금맥을 캣어요
성님!
이 편지 울 소대장에게 보여줍시다 라며
편지를 가지고 도망쳤지요
편지는 소대장을 거쳐 마침내
본부 중대장 까지 회람이 되었지요
그 후 나는 매일 하루에 한통씩
그녀에게 편지를 썼지요
그녀의 위문아닌 위문편지는
일주일에 한~두어번씩 왔지요
오는 편지는 내 손에 닿기도 전에
전령의 우편 행랑에서 사라져
몇손을 거친후에 나에게 전달되었지요
끝내 조 원미의
당사실처럼 고운 글들은
저녁 취침 나팔소리가 끝나고 난 후
낭독하는 글이 되었지요
새로운 소식을 전해 왔는데요
다니든 ㅡ회사를 사직하고
여성 간부후보생을 모집하는데
그곳에 응시하겠다는 소식이었지요
그때 까지도 그녀에 대한
정보는 깜깜이었지요
그녀의 오빠
曺 元彩(조 원채) 상병에게
그녀에 대하여 아무것도 묻지 않했지요
소식이 주~욱 끊기더라고요
보름 쯤 지났을까요?
入所하여 훈련을 받고있다는
소식이 왔지요
이제 攻(공) 守(수)진지가 바뀌었지요
내가 위문을 하는 입장이 되었고
그녀가 위문을 받는 입장이 되었지요
그 때부터 하루에도 몇통씩
위문 아닌 위문 편지를 보냈지요
쉬지않고 날마다....
학교에서 난리가 났다고
나한테 연락이 왔지요
학교에서 조 원미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고
급기야 유명인사가 되었다고
알려왔지요
도대체 보내는 넘이 누구며
조 원미라는 훈련생이 누구냐고
학교장 앞에 불려갔다고
지금 보내는 편지도 밖에 외출을 나와
사제서신으로 보낸다고
그만 보내라는 소식을 전해왔지요
보내는 편지는 이제 받지도 못한다고
학교에서 모두 압수한다고...
전번에 보내준 (소포로) 생일케익은
받았냐고 물었더니
받았는데 물러져 먹지 못했다고
이제 그런 일 하지 말라고
부탁을 했지요
난 넘 亂望(난망)해서
할말을 잊었지요
미안해요!
넘 시망스럽게 굴었던
나를 용서해 달라고했지요
그 뒤 편지를 보내지 않했지요
제대를 하고 한참 세월이 흐른 뒤에
그녀에게서 소식이왔지요
육군본부 군종감실에서 근무한다고
함 만나면 어떠냐구...
난 연락을 하지않했지요
어떻게
내 집 주소를 알게 되었을까
의심이 생겼는데
오빠
조 원채를 통하여 알았겠지요
제대 후 가끔
서신을 주고 받았으니까요
그러던 어느날
그녀의 오빠한테 연락이 왔지요
원미가
등촌동 국군통합병원에 있다고
아니 왜 그곳에 있냐구?
되물었는데
신부전 말기 판정을 받고
시한부 생명이란 말을했지요
그 때까지 한번도
그녀를 본적이 없었지요
이제 처음이자 마지막이구나
그녀가 처음 보낸 편지 첫귀절
會者定離가
너와 나 사이에
이처럼 빨리 올수있다니...
가슴이 멍멍해져갔지요
마지막으로 병석에 누워있는
그녀의 모습만이라도 보고싶어
병원을 찾았지요
누구보다 발랄했고 영리했으며
운동에도 소질이있어 건강했다는데
토끼눈 닮은 눈으로
나를 지긋이 바라보던
그녀의 눈길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네요
그녀와 나와의 인연은 여기까지...
이별의 비통함을 뒤로하였지요
어느 가시내의 요절을 지켜본
머슴아의 마음은
오늘도 흐린 뒤 비가내리지요
운명일까요?
우연에 일치일까요.
후에 후에 나이가 들어
결혼을하게 되었는데요
마눌님 역시
南道 아가씨였구요
체격도 얼굴도 비슷하지요
특히 겁먹은 눈망울...
약간 검은빛의 얼굴색
원미보다
하얀얼굴을 가진 마누라
성격은 다른것 같아요
원미는
쾌활하고 外的인 반면
(편지속에서)
마눌님은
흩어지지 않는 정중동
內的인 성품이지요
이런게 인연과 운명일까요?
알수없지요...
신혼 때
그 때까지 고이 간직한
원미가 보내온 상자안에 편지를
마눌님께
모두 보여줬는데 읽고 난 후
아무말도 하지 않더라구요
그 즉시 마눌님 보는 앞에서
모두 태워버렸지요
잘 가그래이 원미야....
한도 끝도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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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18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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