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
감독: 김성수 주연: 정우성, 안성기, 주진모, 장쯔이,
줄거리: 고려의 사신으로 명나라로 온 부사 이지헌과 그의 호위무사 여솔, 용호군의 장군 최정, 최정의 부관인 가남, 대장 진립과 일행들. 그들은 사신으로 왔지만 간첩혐의를 받고 귀양가다 몽고군의 습격을 받는다. 이에 명군은 전멸하고 고려인들만 남는다. 어찌할지 서로 의견이 갈리지만 최정의 명령으로 고려로 돌아가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은 무리한 강행군을 하다 뜨거운 태양과 사막에서 지치고 쓰러져 간다. 이지헌 부사는 죽음이 임박했음을 예감하고 노비인 여솔을 자유롭게 해주고 눈을 감는다. 지친 그들이 간신히 도착한 객잔에서 쉬고 있는 도중 납치된 명나라 공주를 만난다. 고려인들은 명나라 공주를 구출해 고려로 돌아갈 배를 구하기로 계획을 세우고... 뒤늦게 이지헌의 시체를 끌고 도착한 여솔은 시체를 보고 침을 뱉는 색목인을 베어버린다. 몽고군 장수 람불화는 여솔의 창솜씨에 반하고... 드디어 명나라 공주인 부용을 구출하지만 계속 쫓기는 신세가 된다. 최정의 독단적인 행동과 힘든 여정에 고려인들은 불만이 쌓이고. 부용을 사이에 두고 여솔과 최정의 갈등이 생긴다. 부용의 말을 믿고 간신히 도착한 토성. 그러나 토성은 이미 폐허가 되어 있었고 뒤쫓아온 기병들은 공주를 내준다면 목숨을 살려 주겠다고 한다. 일행은 내분이 생기지만 항전을 하다 결국 최후를 맞이한다.
총 제작비 70억을 들여 만든 영화. 10000km 중국대륙을 무대로 찍은 영화이다. 이 영화에서 우리는 신의를 지키는 무사도를 보게된다. 최정의 별장 가남역의 박정학이 보여주는 충직, 원나라 장수로 나온 중국 배우 우영광의 모습도 오래 잊혀지지가 않는다. 약간 붉은 빛이 도는 사막. 뜨겁게 달궈진 모래가 날리고... 죽이지 않으면 죽게 되는 싸움들... 나는 이 영화를 보기 전에 걱정을 조금 했었다. 실망할까봐... 물론, 단순한 스토리가 아쉽기는 했다. 공주 때문에 목숨을 버리는 장면도 그랬다. 하지만, 한국영화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본력만 갖춘다면 헐리우드 대작도 별거 아닐 것 같다. 영상처리도 뛰어난 것 같고, 가끔씩 튀어나오는 코믹 대사들, 킥킥대는 관객들 웃음소리가 들리고... 극장에서 보는 재미는 다른 사람과 같은 감정을 공유하는 데에도 있다. 3시간쯤이니 길기도 한데, 감독이 의도하는걸 다 풀어내기엔 모자란 것 같았다. 진주만 보다는 덜 지루했다. 한국영화를 앞으로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여지껏 볼 수 없었던 장르의 무협영화였다. "난 명예롭게 죽고 싶었다. 그게 내 꿈이었어" 고려의 장군 최정(주진모)은 말한다. "나도 겁쟁이입니다. 남들이 알아차릴까 그게 두려웠죠." 폐허인 토성에서 지는 석양빛. 나는 몽고의 장수(우영광)와 여솔(정우성)의 눈빛이 기억에 남았다. 감독이 정우성한테 역할을 골르라고 했을 때 최정역을 할까 망설였다는데 여솔로 결정한 것은 잘한 것 같다. 정우성은 역시 아웃사이더가 어울린다. 마지막 혼자 남은 안성기는 낡은 돛배로 바다를 건너가려 한다. "저 배는 너무 위험해요." "그래도 돌아가야 하오." *** 길을 떠나는 자만이 집으로 향하는 그 아득한 길을 보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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