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날 9.4 아침, 딸을 학교에 보낸후 우리 부부는 서둘러 차를 몰고 단숨에 서울시 공무원 연수원에 도착했지유. 연수원으로 들어가는 길 양편에 늘어선 이름모를 붉은 꽃나무들은 MT를 가는 우리들 마음에 애피타이트가 되었슈(동백나무들인줄 알았슈). 연수원 건물과 위치는 한마디로 천국. 더이상의 설명이 필요없슈. 안가보신분들에겐.
12시반, 우리는 후발팀들에게 전화로 확인, 아직 아무도 도착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연수원밖 '월하성 갯벌체험장' 마을로 핸들을 돌렸지유. 연수원에서 나가면 오른편에 있는 어촌마을이네유. 갯벌은 아직 드넓게 펼쳐져 있었지만 벌써 사람들이 삼삼오오 수확물을 양옆에 들고 들어오는디 우리는 물때가 이미 늦은것을 직감했슈.
맛조개는 다 포기하고 바닷가 포장마차집에 들렀슈. 우린 전어구이를 먹고 싶었지만 회밖에 없다고 해서 그냥 꽃개찜을 시켜놓고 우선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서 컵라면을 시켜먹고 있는디 우리 옆자리에 동네분 세분이 앉으셔서 알고보니 그마을 이장님 일행이었슈. 그런디 충청도분들이 웬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는지라, 우린 말을 걸었고 이어 서천동네이야기. 고향이야기들로 이어지면서 드디어 의기투합한 결과, 그만 소주 다섯병을 순식간에 까벼렸구만요. 대낮부터 이거 웬일이어유. 정신이 혼미해졌지만 그분들이 제가 서울시 공무원인줄 알고 있는디 쓰러져셔야 되겄슈? 같이 있던 수협장이 갯벌안내소로 자리를 옮겨 갯벌의 중요성에 대해서 설명을 하는디 갯벌 이거 꼭 보존해야것더만유. 쓰나미가 와도 이 갯벌땜시 계산을 허자면 인도네시아 쓰나미보다 1시간 48분이 더 늦게 온다는거여. 여기 조차가 6.72m라는구먼요. 암튼 정신바짝차리고 연수원으로 돌아와보니 시스코님, 제이님, 미소님이 마늘을 까면서 밥을 준비하고 있었슈. 근데 밥이 꼬돌밥이 되어서 쬐금 먹다가 그냥 다시 짓기로 해서 다녕님이 밥통에 적당히 물을 맞추고 밖으로 나왔슈. 이때 CBM님 일행이 도착하셨슈. 곧바로 코킴님 일행도 제임스본드 선글라스를 끼고 뒤따라 도착허더구먼유.
우리 일행은 짐을 차에 둔채 전어회만 꾸려서 바닷가로 연결된 나무계단 길을 타고 바닷바람을 쐬러 내려갔슈. 계단길 주변에는 갈대들과 온갖 나무들이 빼곡하고 멀리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피부는 물론 허파 심층부의 세포까지 일깨우기에 충분하게 신선했슈. 이해하시겄쥬. 겨울아이님이 준비해오신 매실원액을 마시고 혼미해셨던 정신이 제자리를 찾아구만요. 어데 이런 자상하고 좋은신 분이 있겄슈 !! 바닷가엔 아름답고 고운 백사장뿐만이 아니라 연수원 절벽아래엔 기암괴석 버금가는 암석들이 많았고 그래서인지 물도 엄청 깨끗했슈. 특히 따뜻한 바닷물 온도가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허드만유. 어서 들어오라고 유혹하는디 갑자기 미소님이 수려한 수영복 자태를 자랑하면서 물속으로 첨벙. 어머나 금새 저만치 나가서 수달처럼 고개만 내밀고 우릴 처다보면서 부끄러움반 유혹반, 어서 들어오라고 미소짓네유. 근데 이거 웬일? 시스코님이 분홍팬티를 휘날리며 물속으로 따라들어가니 내일로, 파라오님이 서로 약속했는지 모두 빨간 팬티를 휘날리며 물속으로 들어가네유. 세남자가 야릇한 색깔의 팬티와 뒤태를 보이면서 바다로 들어가니 우리보단 바다가 충격이었것슈. 사진기에 증거를 많이 확보했슈. 요즘엔 흰팬티 입는 사람은 왕따 당할거그만유. 물론 백사장의 우리들은 환호성을 무쟈게 질러댔슈. 주변에 공무원 가족들이 웃고 있네유. 용감한 세사람을 보면서. 정말 강심장이었슈. 우린 파도가 철썩이는 바위에 달싹 붙어있는 바다우렁들을 국에 넣고 끓여먹을 요랑으로 열성을 내서 잡았슈. 동심에 젖어서...어쩌튼 바위에서 안떨어지려고 요것들이 밀고 당기는 텐션을 주는 바람에 따는 재미가 솔찬했슈. 어느덧 시간이 되어 포근하고 정겨운 서해자락에 살포시 안기는 환상적인 낙조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면서 우린 모두 낙조를 배경으로 소중한 기억을 만들기 위해 각종 포즈를 취하면서 셔터를 눌러댔슈.
즐거움을 뒤로 하고 우린 숙소로 돌아와 짐을 풀고 본격적으로 저녁식사를 준비했슈. 핑클님, 겨울아이님, 미소님 고마워유. 금새 상다리가 휘어지네요. 상 3개를 연결해놓으니 어느 연회장 부럽지 않은 멋진 식단이 꾸며지네유. 삽겸살 굽고, 소주에다 얼큰한 찌개, 바다우렁국이 나오고, 상추쌈에 팍팍 엔돌핀이 솟네요. 잊혀지지 않은 찌개 맛, 제이님의 그 비법을 꼭 알아내겄구만유. 근디 제이님이 안면도에 들려서 잡아왔다는 맛조개는 해금이 안되어서 흙이 씹혀서 먹을수가 없네유. 그냥 국물맛내는데 일조 했을뿐. 그래도 고마워유. 우린 기름진 배를 커피로 수딩하면서 재미난 담소를 많이 나눴슈. 단연 빨간팬티 이야기가 최고의 화두였죠.
우린 마저 소화를 시키기 위해 탁구를 치러 갔슈. 당구대도 있고. 탁구의 귀재는 바로 미니님과 코킴님이었슈. 물론 초록미소님과 꽃님님이 없을때만. 저는 코킴님과 한조로 오랫만에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뛰었슈. 맨발의 청춘이라고... 마루바닥에 놓인 탁구장에서 맨발로 날아서 상대방 다이에 주황색 공을 내리찍었슈. 잘 안들어간게 휠씬 많았지만. 탁구를 마치고 나니 알콜기가 완죤 없어졌슈. 우린 숙소로 돌어왔지만 바닷가를 잊을수 없어 밤 바닷가에 나가보기로 했슈.
청사님과 시스코님이 보급창고(매점)에 들러서 한보따리 먹을 것을 준비해가지고 보름달이 휘엉청한 바닷가로 다시 내려갔슈. 연인들이 글쎄 돗자리 깔고 누워있드만유. 속으로 부러움을 짓누른채 우린 백사장에 둘러앉아 미니님의 사진기에서 번쩍이는 플래쉬를 받으며 온갖 폼을 다 잡고 연출을 했슈. 여기서 압권은 바로 코킴님과 내일로님의 룸바, 자이브 시범이었고, CBM님과 CBMP님의 왈츠 무대였슈. 멀리 보름달과 밤하늘을 수놓은 약간의 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바다 저편의 서천화력발전소 굴뚝에서 반짝이는 섬광과 드문드문 밤배들의 불빛이 코디가 되어 아름다웠던 고운 모래밭. 우린 무대를 감상하면서 오징어를 씹었고. 내일로님이 오징어를 씹지 않고 빨아서 불려서 먹는다는 사실을 곧 알게 되었슈. 오늘 밤 보름달이 한달후엔 추석날 보름달이 되겠네유. 아쉬움을 뒤로하고 모기들이 문다는 핑계를 대며 엉덩이의 모래를 털고 들어왔죠. 오다가 커다란 수영장 둘레를 음악없이 무반주로 왈츠를 한바뀌도는 내일로님과 미소님. 영원한 추억이 되실거에유.
다음에 올때는 작더라도 꼭 캠프파이어를 준비해 올 것과 악기를 가져올 것(CBM님 기타, 미니님 하모니카와 대금, 코킴님 해금 등등), 1박2일 MT 프로그램을 자주 만들자는 의견, 천안흥타령축제는 우승하면 상금도 많다는데 댄사모 40명이 포메이션을 해서 상을 타자는 의견, 수업때 채인지 파트너를 자주 하자는 의견 등 많은 제안과 약속들이 있었슈. 다음엔 제대로 한번 해보자구여.
우린 숙소로 돌아왔쇼. 밤 12시 반이네유. CBM님이 아직 잘 시간이 아니라고 강력히 주장하셔서 우린 그림놀이를 하기로 했슈. 뭐 딴게 있나유? 제가 가져온 동양화로 6-7명이 그림놀이를 했는데 조금 불안하네유. 그 현장을 미니님이 그대로 증거로 찍어놔서...
근디 제가 오해를 많이 받았슈. 제가 가져온 그림이라 뭔가 꼼수가 있고 제가 사기를 치는것 같다고...ㅋㅋㅋㅋ 왠지 제가 뒤패가 좀 잘 맞아서...사실이유. 그날 그림놀이는 완전히 봉숭아학당 수준이었네유. 주변에서 훈수들을 막 두시네요. 도대체 명절때라도 한번씩은 하시는지...너무 유쾌한 시간이었구요. 미소님이 끓여여주신 '콩나물 라면'이 하루의 모든 피로를 가셔주네요. 라면한개로 10여명 가까이 먹었으니까 뭐 '오병이어'랄까. 그런디 미소님 정말 새벽 3시 40분, 졸릴때에도 미소를 잃지 않으시네요. 미소님의 미소브랜드 킹왕짱. 우린 내일을 위해 늦게나마 3개 호실에 나눠 잠자리에 들었슈. 몇시간후 서울로 올라가 수업을 해야하니깐요. 방 3개를 준비해주신 시스코님도 킹왕짱 !!!
아침엔 CBM님등 몇분들이 사우나를 즐기시고, 8시부턴 아침부패로 우아하게 커피잔에 모닝커피까지. 시스코님은 과일만 한접시 갖다가 과일 다이어트 한다고 웃겨주네요. 다이어트 할 사람이 해야지. 우린 조금 과하게 먹고 든든한 상태로 연수원을 떠났슈. 제이님과 함께 연수원을 떠나는디 다녕님께서 이장님이 알려주신 동백나무숲에 꼭 들러서 가야한다고 해서 서천화력발전소 옆 동백정까지 갔슈. 동백정으로 이어진 나무계단을 올라 솔나무 밭을 지나자 그 아래로 펼쳐진 장엄한(??) 동백나무 숲이 우릴 반기네유. 봄에 흐드러지게 필 빠알간 동백꽃들을 상상하니 내년 봄에도 꼭 와야겄슈. 절벽아래 바닷가는 넘실대는 바닷물이 짙푸르고 깊게 느껴지는게 꼭 동해안이나 제주도 절벽 위에 와 있는 느낌이었슈. 아~~ 바닥에 깔린 솔나무잎을 배고 한잠 자고 오면 10년은 젊어질 것같은 기분이었구만요.
미님과 메아리님, 청사님, 미소님 꽂지 해수욕장엔 왜 갔슈?
돈대봉님 제이니스님은 이른 아침부터 낚시가서 고긴 많이 잡았슈?
우린 무사히 상경해서 평소처럼 청담동에서 수업하고 평소처러 행동했슈.
그러나 서천 바닷가는 그날밤 우리가 무슨일을 했는지 상세히 다 알고 있겄쥬.
그날 밤 바닷가 절벽밑 풀밭에 누가 오가닉 비료를 주었는지도...ㅋㅋㅋ
그날 그 많은 아름다운 추억들이 마음속 메모리 공간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들어와
절대 잊혀지지 않을거구만유. 댄사모 화이팅, 팅, 팅 !!!
이번에 이런저런 사정으로 못 가신분들 가을MT때에는 더 좋은 곳에서 소중한 추억을 맹급시당.
첫댓글 어머나..폴라님 댄스만 잘 하는게 아니라 글도 잘 쓰시네여....길옆에 빨간
나무 우리도 이름 알아 온다는게 
왔네여..혹시 아시는분 없 





꽃들이 우릴 반겨주는것 같아 기분이 좋았지요? 핑클님 고생많이 하셨어요. 다녕이 그러는데 '설겆이의 달인'이시래요. 제가 도와드릴려고 했는데...비집고 들어갈틈이 없더라구요.
다녕님 또한 손이 안보이게 설겆이 엄청 잘 하셔서 후따닥 할수 있었어여.....댄스만 하는게 아니라 저도 집안에선 큰일 많이 한답니다...
어머나 폴라님 글 쓰시느라 신간 좀 걸 렸겠네요

^^ 그런데 모자 두고 간건 아실랑가 몰러요 

빨깐 모자 
그것 도 빨깐 모자넹 
넘 웃겨 


주일날 갔다들리게요 
미소님~~ 파라오님 선글라스도 보관하고 계신가요?
미소님, 역시 킹왕짱. 그날 드레스코드는 빨간색으로 약속했나봐요.팬티, 모자까지....ㅋㅋㅋ.
선글러스는 말함 안되는데 이거 말해 말오 ^^ 미니님 께서 보관 하고 계십니다. ^^ 내가말했다마세요 ^^
폴라님! 잼있는 글 읽느라 눈은 좀 아팠어요.ㅋㅋ 저는 월화수 제주올레 다녀오느라, 서천구경까지 또 가기가 남편보기 쬐끔~ 미안해서리... 암튼, 무지 즐거우셨겠어요.
제주올레에서도 재미있으셨겠지요? 항상 건강 take care 잘 하시길 바랍니다.
우와~~폴라님 멋진 후기 감사합니다~~서천의 아름다운 풍경이 눈앞에~~~
서천이 그렇게 좋은줄 몰랐어요. 가면서 왜 이리 먼데 연수원을 지었을까 하고 의아했었는데...
와

우 멋진후기글 상상을 하면서 소설책읽어가는 느낌 넘

멋지시네요 서천 연수원 넘
아름다운곳이죠....다음에는 꼬


옥 참석하도록 해야겠어요 MT다녀오신 회원님들 아름다운 추억 많이 만들고 오셨네요 


감하고갑니다 후기글 쓰시느라고 수고많이하셨습니다*
*
제가 원래 핵심없이 말이 많아서..ㅉㅉㅉ 감사해요. 긴글을 읽어주셔서...일요일 다시 뵐때까지 홧팅
폴라님은 춤도 잘 추시구..... 글도 잘 쓰시구.......... 요리두 잘 하시구.....자상하고.. 섬세하고... 최고네여... 이런 남푠과 같이사는 다녕님은 좋겠당~~~
겨울아이님께 칭찬받으니까 정말 기분좋은데 너무 부끄럽네요. 사실 단점이 훨씬 많아서....
같이 차를 타고 올라오는 동안 제이님에 대한 인생역정을 쫘~악 듣고 많이 감동하고 동감했어요. 앞으로 더욱 대성하시리라 믿어요.
제이님의 인생사를 혼자만 듣지 마시고 공개를 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도록 하면 어떨까요? 어쩐지 베푸는 삶을 사는 제이님을 보면서 남다른 인생을 살았다고 생각해 봤어요^^
실제로 그곳에 가 있는 느낌이네요. 아주 실감있게...생생하게 쓰셨네요. 나의 환상적인 탁구 파트너이었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코킴님이야말로 진짜 대단한 커리어우먼에다 엔터테이먼트에도 강하고 동양화에도 능숙, 어디에 갖다놔도 다재다능한 진정한 대한민국의 여성 킹왕짱!!!
폴라님 맛깔스럽게 쓴 후기 잘 읽었습니다. 덕분에 좋은 추억 만들고 왔습니다. 감솨




모두다 회장님과 내조의 여왕 사모님 덕분에 즐거운 시간들을 가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이고 끝까지 읽느라 숨넘어 가는줄 알았슈 . 대단하십니다 .서천에서의 밤이 그냥 눈앞에 선하네유 . 다음에 지도 빨간 팬티를...ㅎㅎㅎ...그런데 배는 어쩌누...ㅋㅋㅋ...뱃살 빼고 가겠습니다 .....^&^.......!!!!
돈대봉님과 제이니슴스님, 새벽에 용마산에 올랐다가 키스족때문에 당황했던 것 상상하면 정말 웃음이 절로 납니다. ㅋㅋㅋ 반가웠습니다. 저도 이번기회에 빨간 팬티하나 장만해야겠어요
또 읽어두 잼나유...그날이 눈앞에 선해지구유...많이 웃고 가네유... ㅋㅋㅎㅎㅎ...고맙구만유~~~
그때 만난 수협장이 사실은 시를 천편이상 썼다면서 두편을 보내왔네요. 1) "비탈길 오솔길 걷고 지나온길. 한점한점 화폭에 옮겨본다네. 휘진 언덕 떠있는 태양 다 그려도 우짖는 새소리 그릴수 없어 조용히 붓을 놓고 말았네" 2) "눈을 떠 세상을 바라보니 저녁인지 아침인지 분별키 어렵구나. 해도 달도 없은 하늘은 차디찬 입김으로 흔들어 나를 깨우네. 주민등록증을 집에 두고와 주소를 모르니 어찌해야 집에 갈꼬...지나가는 새야 네게 묻노니 지금이 아침이냐 저녁이더냐" 시골에서 목가적 생활에 취해 사시는 분같네요.
병게MT후기가 아니고 벙게 논문이9먼여,
,못간게 약올르지롱

다음엔 순매님과 꼭 같이 갑시당
그날 제가본 폴라님은 눈은 게슴치레 얼굴은 홍당무 심지어 고스톱 할때 까지도 비몽사몽 이였는데 우째 이런글이 나올수가 그럼 그날밤은 완벽한 분장술 ㅎㅎㅎ 대단하심니다 ㅋㅋㅋ
푸하하하, 맞습니다. 완벽한 분장술사, 술 취한척하면서 게슴츠레 눈을 뜨고 모든 황을 파악하죠..ㅋㄷㅋ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