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일기는 며칠 밀려서 뒤죽박죽 날짜도 잘 모르겠고 시간도 지나서 언제 였는지도 모르겠지만
내 삶에 있어서 그냥 빼놓고 가기는 너무 감사하고 행복한 일들이라
며칠의 일들을 주제만 맞추어서 쓰기로 한다.
세상을 살면서 먹을 복 만큼 더 큰 복이 있을까
그 먹을복이 오늘 일기의 주제이다.
원래 저녁때에 원주로 일을 보러 가면서 옙분님댁에 들리겠다고
아침에 일을 나가기 전에 옙분님과 통화를 했었다.
그런데 밭에 나가 일을 하다가 보니 일도 늦게 끝나고 급 귀찮아져서 다음에 가겠다고 옙분님
못 가는 사연을 말씀 드렸더니 편한데로 하라고 하신다.
그런데 전화를 끊으려다 말고 이렇게 말씀을 하셨다.
<참고로 말씀 드리는데 우리는 오늘 게찌게를 해 먹으려고 합니다>
이것은 게를 좋아하는 나에게 있어 얼른 오라는 말씀 보다 더 큰 유혹의 말이다.
게찌게 소리를 들었더니 급 귀찮아졌던 것이 회복이 되어서 그 길로 황둔으로 달려 갔다.
옙분님께서 솜씨를 발휘해서 게찌게를 하시고 골뱅이도 삶아 내 주셧다.
바다음식이라면 무엇이라도 좋은데 얼마나 정신없이 맛있게 먹었는지......
빈말인지 모르지만 강선생님은 금자씨가 왔으니 옙분님이 게찌게며 골뱅이를 해 주지
둘만 있으면 어림도 없는 일이라고 덕분이라고 하신다.
밤늦도록 이야기도 나누고 맛있는 것도 또 해 먹었다.
옙분님께서 커피를 넣고 팥빙수도 만들어 주시고.......
잘 자고 났더니 아침은 강선생님께서 콩나물비빔밥도 해 주시고
좋아하는 어묵 국도 끓여 주셧다.
옙분님은 아침을 드시고 공부하러 가시고~
강선생님과 우리는 본래 일을 보러 가기로 했던 횡성으로 떠났다.
맑은 냇물이 흘러 가는 이곳은 카페회원인 태기산농부님과 아비가일님 부부가 사시는 댁이다.
연락도 않고 갔는데 마침 두 분께서 집에 계시다가 반갑게 맞아 주셨다.
인사를 나누고 아비가일님이 무엇을 보여 주신다고 개울로 내려 가셨다.
무엇을 보여 주시는 것일까 무척 궁금?
아항 ~ 아비가일님이 어부 이셧던 것을 깜박했다.
아비가일님은 집앞 개울에 어항을 놓아 혹은 그물을 쳐서 고기를 잘 잡으신다.
재미있는 것은 남자인 태기산농부님은 관심도 없다는 것.
우리집 하고는 완전 반대상황 이다.
이 어항에다 깻묵을 매 달아 물고기를 유혹한다.
신발도 아주 따로 마련 하셨다.
얼마나 잡혔을까?
아쉽게도 이날은 몇마리 잡히질 않았다.
기대하던 매운탕은 못 먹게 되었지만
대신 태기산 농부님께서 그네를 밀어 주셨다.
사실 태기산 농부님은 내 아버지 보다 더 연세가 위 이지만
늘 나를 친구처럼 딸처럼 대해 주신다.
그러하시니 나도 편해서 가끔 두분께 어리광도 부리고 농사하다 어려운 점도
많이 의논을 드리곤 한다.
마침 이날은 시간이 되셔서 마을 뒷쪽에 있는 동충하초 버섯 농장을 구경 시켜 달라고 졸랐다.
강원대 교수로 계시던 박사님께서 이 마을에 동충하초 버섯 농장을 지으시고 연구도 하시고
판매도 하시는데 아무나 구경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태기산 농부님의
빽을 얻어 구경 가는 중이다.
약 600m 정도 걸어 가기 좋은 거리라 가을이 오는 시골길을 걸어서 갔다.
길 양옆으로 박도 열려 있고 도라지꽃이며 꽃도 피었고
호박도 예쁘게 꽃을 피우고 있었다.
나팔꽃은 여기도 한창이다.
우리나 아비가일님네나 시간이 많아서 놀며 산책하며 걸어 올라 가는 중~
길가에 꽃들이 참 예쁘게도 피었다.
언덕 이에서 보이는 가을이 물들어 가는 들판은 풍성해 보인다.
우리의 목적지인 버섯연구소
박사님은 강연 가시고 사모님이 반갑게 맞아 주시며
동충하초를 우린 차를 내 주셔서 마시고 본격적으로 연구소 구경 중~
닮으신 박사님부부 사진
이것이 바로 동충하초
겨울에는 번데기로 여름에는 버섯으로 사는 것을 동충하초라고 한다.
동충하초는 여러가지가 있다.
우리나라에만도 몇십가지가 있다고 하는데
우리도 가끔 산에서 동충하초를 만나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몇년전에 동생과 산에서 땄던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을 약으로 쓰기에는 너무 양이 작아서 늘 아쉽게 생각을 했다.
연구실에 다양한 동충하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수 많은 상장들과 연구논문증들도 전시되어 있었고.......
이 방은 작은 동충하초들을 확대하여 자세히 볼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곳~
박사님은 이 동충하초를 재배하여 혈관계통에 좋은 버섯을 키워 내고 계셧다.
현재는 두세종류만을 재배하시는데 앞으로의 미래가 무궁무진 하다고 한다.
재배실은 항상 24도 정도를 유지하여 준다고 한다.
여름과 겨울 늘 그러니 그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좋겠다 싶었다.
이것이 바로 재배에 성공한 동충하초
아래 배지는 현미이다 그래서 다 먹어도 된다.
신비한 동충하초를 맛 보는 중~
생각 보다 먹기도 괜찮다.
향도 그윽하고......
태기산 농부님 덕분에 귀한 곳도 구경하고 사모님이 싸 주신 동충하초도 한곽 얻었다.
이것은 생으로 먹어도 되고 샐러드로 먹어도 되며 말려서 차로 우려 마셔도 된다고 한다.
태기산 농부님댁은 이것을 미숫가루에 접목하여 가공할 생각을 갖고 계셨다.
농부님께서 우리가 오면 꼭 데리고 가고 싶었던 곳이 있다고
예약을 하고 점심을 대접해 주셧다.
같은 마을에서 음식점을 하시는 지인 댁이었는데 이 댁은 거의 예약을 통해서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바로 요리경연대회 우승자의 집이다.
전원에 자리 잡은 이 댁은 직접 농사를 해서 음식들을 차린다고 한다.
화학조미료나 감미료를 쓰지 않고 음식을 해서 단백한 맛이었다.
영양밥상은 하루전에 예약을 해야해서 못 먹고
취나물밥으로 해 주셨는데 음식들이 모두 깔끔하고 맛있었다.
깔끔한 반찬과 구수한 된장찌게~
후식으로 나온 포도는 일전에 우리 교수님이 개발 하셨다는
삼배채였다.
얼마나 반가운지~
그렇게 생각지 않은 맛있는 밥상을 얻어 먹고.......
짚신나물꽃이 하늘을 향해 그 작은 몸집을 더 부풀려 보이고 싶어 애쓰던 날~
제천에 사시는 지인께서 점심 초대를 해 주셔서 갔던 날이다.
귀농하기 전에 형제처럼 친하게 지냈던 댁이다.
같은 시기에 같이 귀농을 했었고 귀농할 땅도 같이 마련을 했었다.
그러다가 우리가 전업농사를 짓게 되면서 헤어져서 지금은 가끔 만나며 살고 있다.
이 댁 주인께서는 오랫동안 외국생활을 하셔서
양식을 잘 하신다.
언젠가 야채스프를 해 주셨었는데 정말 맛있게 먹었더니 그 스프만 끓이면
내 생각이 난다고 한다.
오늘의 요리는 연한 한우등심으로 하는 스테이크~
요리하는 남자의 뒷모습이 멋지다.
우리는 편하게 거실에 앉아 입맛을 다시며 기다리고~
사실 몇시까지 오라고 하셨는데 늘 서두르는 남편덕에 너무 일찍 와서 기다리는 중이다.
버터에 구어 내신 야채들도 냄새 죽인다.
구수한 스테이크 냄새~
그런데 여기 재미있는 일이 있다.
포크, 젓가락, 숫가락, 나이프~
주 요리인 스테이크는 양식이니 포크와 나이프가 필요하지만
부요리는 된장찌게와 부추무침, 김치와 열무김치이기 때문이다.
후라이팬에 담긴 이 돌은 또 무얼까 ?
나는 궁금해 죽겠는데 강선생님은 아하~ 하고 벌써 알아 차렸다.
이 돌을 도대체 무엇에 쓰는 물건일까 벌겋게 달구어 진 것을
먹을 리도 만무하고 ......
아하~ 바로 이렇게 ~
여러 취향을 고려해서 스테이크를 미디움 정도로 구어 주셧는데
웰던으로 먹고 싶은 사람은 이렇게 여기다 더 구어서 먹는 방법인 것이었다.
정말 맛있게 먹었다.
예전에 제가 많이 아플적에 지켜 보시며 안타까워 하셧던 분들이라
자연스레 그 때 이야기도 나오고......
지금 건강하게 일 잘하는 내 모습을 보며 얼마나 대견해 하시는지.......
그날 저녁 노을이 심상치가 않다
곧 비가 많이 올 것 같기도 하다.
그 저녁 집으로 돌아 왔더니 엄마가 일을 도와 주시려고 버스를 타고 오셨다.
이곳으로 이사하고 처음 오신 것이다.
앞집언니도 오랫만에 우리집에서 식사를 하시고 ~
맛있는 쭈꾸미주물럭을 해서 마당에서 별을 보며 먹었다.
언니는 병원에 입원해 있느라고 시기를 놓쳐 늙혀 버린 옥수수 가운데서
괜찮은 것을 골라 쪄 가지고 왔다.
넷이 저녁상을 물려 놓고 마당에 자리를 깔고 누워서 하늘을 보며
이 삶을 감사하고 행복해 했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복 먹을 복이라고......
첫댓글 에잉~~~~~~~~~~~~~입만 베렸네. 또 술먹게하는 미운 호랭님...침넘어간다.
배 부르도록 먹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마지막 옥수수 또 먹고잡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