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여성시대 난 입덕한 게 아니야..
어린왕자는 기대작이었어
첫 국내예고편이 떴을 때부터 진짜 기대했었거든
일단 흔한 일반 3D애니메이션이 아니었고 이미지도 이뻤어
그러는 한편 걱정도 됐지
어린왕자는 그 자체가 워낙 명작이라 그걸 애니메이션으로 잘 만들 수 있을까
분명 전달하는 매개체로서 영상과 글은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어린왕자 이야기를 그대로 영상으로 표현하자니 너무 직접적이고 지루해질게 뻔하고
그렇다고 각색하자니 그도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아서..
그래서 보고 왔고
두서없는 리뷰를 시작할게
간단하게 결말까지의 스토리를 이야기하자면
삭막하고 규칙적인 도시에서 살고있는 소녀가 있어
소녀는 몸은 어리지만 굉장히 일찍 철 든 애야
애늙은이 같다고 해야하지
이 소녀가 엄마와 함께 명문학교에 면접을 보러가는데
정해진 질문과 답변을 외워갔는데 면접관의 뜻밖의 질문에 대답을 못하고 쓰러져서 면접에서 떨어져
그래서 소녀와 소녀의 엄마는 독하게 재시험을 준비하며 학교 인근 집을 구해서 이사를 가지
맹모삼천지교마냥ㅋㅋㅋㅋ
그리고 그 옆집에는 괴짜 할아버지가 살고있어
소녀의 눈에 괴짜할아버지는 매우 이상해
이 도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인물이니까
비행기를 만들질 않나 잔디도 안가꾸고 집안에는 쓸모없는 잡동사니로 가득하고..
할아버지는 소녀에게 자신이 과거에 만났다던 어린왕자 이야기를 해주며 함께 놀아
이웃집에 이사 온 너무 일찍 철들어버린 소녀에게 철없는 옆집 할아버지는 친구가 되어주지
소녀에게 할아버지는 특별해
이혼해서 떨어져 살고있는 소녀의 아빠는 생일 때 매년 도시모양 스노우볼만 택배로 보내는 인물이고
소녀의 엄마 역시 병적일 정도로 규칙에 집착하는 사람이거든
그러던 어느날 어떤 사건도 있었고
할아버지 입장에서도 슬슬 이 소녀에게 자신과의 이별에 대한 준비를 시켜야 할 때가 온거야
소녀에겐 이별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
소녀의 아버지가 이혼으로 곁에 없거든
엄마도 늘 일 때문에 바쁘고.
소녀를 아이답게 대하고 놀아주는 사람은 할아버지가 유일했어
그래서 소녀는 처음에 할아버지에게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크게 실망하고 화를 내고 뛰쳐나가지만
나중에 사태의 심각성을 알게되고
직접 어린왕자를 찾아나서게 돼
그리고 어른 별에 갖힌 성인이 된 어린왕자를 만나서 그를 구해주고
오랜 기다림 끝에 결국은 말라 죽은 장미를 보며 진정한 관계는 마음으로 볼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돼
장미의 껍데기는 죽었어도 어린왕자의 마음 속에는 장미가 살아있으니까
소녀에게 할아버지 역시 그런 존재가 될테지
그리고 돌아와 더 성숙해진 소녀는 할아버지와의 이별도 차츰 마음으로 받아드리지
(소녀만 달라진게 아니라 소녀의 엄마도 뭔가 깨달음이 있었는지 조금 달라졌어.)
어휴
중간중간 생략한게 많아서 뭘 썼는지 원ㅋㅋ
암튼 스토리는 저랬어
재밌는건 이 애니메이션에서는 인물의 이름이 안나와ㅋㅋ
어린왕자정도만 이름으로 나와ㅋㅋㅋ
애니 어린왕자는 크게 두가지 이야기가 나와
동심을 갖고있는 할아버지 / 규칙적이고 삭막한 세상에 어른인냥 자란 소녀
그리고
순수한 어린왕자 / 사막에서 비행기 고치기에만 급급한 비행기 조종사(할아버지의 젊은 시절)
그리고 여기에 나온 모른 관계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어린왕자가 여우를 길들임
/ 할아버지가 소녀를 길들임
여우를 두고 별로 떠날 수 밖에 없는 어린왕자
/(죽음으로)소녀를 떠날 수밖에 없는 할아버지
무거운 육신을 갖고 별로 돌아갈 수 없는 어린왕자
/무거운 육신을 갖고 별(죽음)로 돌아갈 수 없는 할아버지
어린왕자에게의 장미에 대한 기억, 함께한 시간
/ 소녀에게의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 함께한 시간
비행기 고치는데만 급급했던 조종사는 어린왕자를 만남으로 동심을 갖게 됨
/삭막한 어른이 된 어린왕자는 어린 소녀를 만나 읽어버렸던 동심을 찾음
그외에도 소녀가 홧김에 청소기로 할아버지와 붙였던 야광별을 치우는데 청소기로 빨려들어간 야광별이 통안에 멤멤 도는데
그게 나중에 어린왕자가 갖힌 어린 별에서 별을 가둬놓는 유리돔이랑 같은 형상이야
뭐 그거 외에도 소녀 아빠가 보낸 스노우볼과 도시의 이미지가 겹친다던지
그런 것들이 굉장히 많아
유기적이고 유기적이고 다 좋은데
이 스토리가 분명 유기적으로 연결된 구성임에도 너무 두가지 스토리가 이분적임
왜?
분량과 이야기를 풀어가는 표현법 때문인 것 같아
분량이 똑같이 5대 5야
처음 할아버지의 이야기 안에서 어린왕자는 적당한 옴니버스식으로 섞여있어서 이상함을 못느꼈는데
문제는 소녀가 어린왕자를 찾아나설 때부터야
뭐.. 어린왕자를 찾아나선 것까진 그렇다 쳐
사실 따지고보면 그 동기도 살짝 개연성이 떨어지지만.
굳이 어른 별에 갖혀 억지로 어른이 된 어린왕자를 내보낸 이유가 뭘까?
처음부터 중반까진 할아버지-소녀의 추억, 이별까지는 적절한 은유와 연상으로 감동적이고 슬펐는데
할아버지가 병원에 실려간 후(소녀가 비행기 타고 어린왕자 찾아나서는 것까진 이해하겠음)
중반부터 성인 어린왕자를 찾은 후부터는 갑자기 너무 1차원적이고 직접적인 표현으로 이질감이 들었어
내 생각에 이 애니메이션을, 책 어린왕자를 이해할 연령층은 분명 성인이야
나 또한 어릴 때부터 독후감 때문에 어린왕자를 읽었지만 그땐 진짜 대사 하나하나 난해하기 짝이 없었어.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여러 관계에 부딪히고 이런저런 삶의 경험이 생기고 나서야 어린왕자를 이해할 수 있었어
이건 나뿐만 아닐꺼라 확신해
그러니까 이런 사람들은 앞에 할아버지와 소녀의 이야기에서 충분히 어린왕자의 대사를 유추할 수 있어
중요한건 유.추.
유추였기 때문에 스밀 수 있었어
그런데 이 애니메이션에서는 중반부부터 결국 비슷한 이야기를 1차원적으로 다시 해줌ㅋ
이미 앞에서 소녀가 살고있는 세계를 통해 충분히 나왔는데.
그리고 할아버지의 이야기에서도.
허영심 많은 어른, 임금, 돈만 밝히는 어른..
그 사람들을 다시 모아서 어른별 행성을 또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아마 결국은 똑같이 어른이 되어 과거를 잊고 찌들어버린 어린왕자, 그리고 하염없이 그를 기다리다가 결국은 떠난 장미와의 이별..
그로인한 소녀의 깨달음.. 을 나타내려고 한 것 같은데
그걸 그렇게 촌스럽게 나타낼 필요 있었을까ㅠㅠ
별개의 이야기로 보면 나름 볼만한데 두 이야기가 안어우러져
어른이 된 어린왕자를 b612로 데려가서 시든 장미를 보며 슬퍼했고
장미를 닮은 해가 떠오르는 것을 보며 '껍데기는 떠났지만 마음에 살아있다'는 걸 깨닫는다는건 너무 와닿지 않아
어찌보면 이게 하이라이트 아닌가ㅜㅜ
뭔가 스토리가 더 필요해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소녀의 보이지 않는 상처와 그로인한 이별에 대한 두려움.
할아버지와 소녀의 유대관계, 어린왕자와 장미의 유대관계가 더 많은 비중으로 나타났다면 덜 이질적이었을 것 같은데..
어린왕자의 내용이 워낙 시사하는게 많다보니 그걸 다 담지 못해서 이런 문제가 생긴가 아닌가 싶고..
키워드가 중구난방이야
뭘까
말하려는게..
아이의 순수함?
어쩔 수 없는 이별의 감내?
길들임?
중요한건 마음이다?
한가지 키워드만 조금더 강하게 이끌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
그러는 한편으로 내가 너무 어른의 시선으로 이 작품을 보는게 아닌가 싶기도 해ㅋㅋ
어쩌면 내가 너무 기존의 드림웍스, 픽사의 스토리텔링 방식에 익숙해졌는지 몰라
인물들간의 관계, 사건과 전개과정과 결말, 반전..
왜 그런 것들 있잖아ㅋㅋ
성공하는 스토리텔링 전략, 헐리웃 스토리텔링 법칙 이런거ㅋㅋ
그런거에 너무 익숙해져서 저 이야기가 싱겁고 유치하다고 느끼는 건지 모르겠어
좋게 말하자면 신선한거고ㅋㅋ
다만 그래도 연결고리가 좀 튼튼한게 좋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은 아직도 있다
어찌됐건 결과적으로 내가 어린왕자를 보고 온 소감은
내가 말했지?
3번 보고왔다고ㅋㅋㅋ
결과적으로 말하면 그럼에도 난 진짜 좋았어ㅋㅋ
자막버젼이 계속 상영한다면 또 볼 의향도 있어
내가 이제껏 극장에서 보고 진짜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애니메이션은
토이스토리3
드래곤길들이기1
크루즈 패밀리
이거 세개야.
인사이드 아웃이나 몬스터 주식회사, 빅히어로 등등 참신하고 재밌고 잘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은 참 많았는데
결국 가슴에 제일 따뜻하게 남아있는 애니메이션은 이거 세개뿐인 것 같아
근데 어린왕자는 내가 최고로 재밌게 본 애니메이션과 기타 잘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사이에 있다고 해야하나?
어린왕자는 스토리적으로 잘 만든 애니메이션은 아닌 것 같아
근데 느낌이 정말정말 좋은 애니메이션은 분명해
그래서 다소 엉성하고 유치하다면 유치한 스토리를 느낌으로 다 덮은 것 같아
따뜻한 뭐 그런게 있어
어린왕자와의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에서 쓰인 스톱모션, 한스짐머의 OST가 아니었다면 이런 느낌은 안났을 것 같아
ost는 진짜..ㅠㅠ
내가 들었던 애니메이션 ost 중에 정말 좋은 편에 속하는 것 같아
갓한스짐머b
Equation 이거 진짜 좋고... 엔딩크래딧에 나오는 효린이 부른 것도 괜찮은 것 같아
스톱모션에서 사용된 인형들이 매우 특이한데
보통 스톱모션하면 많이 쓰이는 인형들이 클레이나..
스톱모션으로 유명한 라이카 스튜디오에서 쓰이는 인형 형태들이야
인형이긴 인형인데 디자인이 3D스럽지
어린왕자에서 쓰인 인형들은 인형 만드는 매카니즘은 같음
안에 뼈대있고 얼굴 형태 표정별로 만들고..(얼굴은 처음엔 종이로 만들었다가 변형이 심해서 하나하나 다시 다 조각했다고 그래ㅠㅠ)
근데 디자인이 봐서 알겠지만
종이인형같은 그런 형태야
그래서 그런가?
조명을 씌우니까 종이 사이로 빛이 투과되면서 이제껏 봤던 스톱모션 느낌과는 많이 달라
더 동화적이고 신비로워
세트도 전부 종이라서 라이카 스튜디오에서 만든 것 같은 물 흐르듯 자연스런 움직임은 없지만 그래도 매력적이야
인형 헤드같은 경우도 흔히 만드는 실리콘이나 스컬피나 점토 이런 류 아닌 것 같고
목각헤드 같은데 그래서 스트레치 같은게 엄청 살아있어
그래서 표정변화할 때 그런 부분이 되게 튀고 거친 느낌인데
그런게 더 좋았던 것 같아
뻔하지 않아서ㅋㅋ
써놓고보니 장문이네
마무리를 어찌해야하나ㅋㅋㅋㅋㅋ
아무튼 자막이 다음주에도 한다면 난 또 볼꺼야
혹시 안 본 여시들
어린왕자 볼꺼라면 쿠키영상 조금 있으니까 엔딩크레딧 올라갈 때 바로 나가지 마세용~
문제시 어린왕자 내일 또 봄
|
첫댓글 격공!! 그렇다구 재미없었던건아니지만 조금아쉬웠달까..
공감공감 영원히 어린왕자로 남아있길바랏는데 어른이된어린왕자보고 조금..충격이었어ㅋㅋㅋㅋㅋ 아쉬운점도좀있고...근데 그냥내인생에대해 다시생각해보긴좋았던것같아
삭제된 댓글 입니다.
수정했어ㅋㅋㅋ내일 또 보러 가야겠닼ㅋㅋㅋㅋㅋ
나도 다시보러갈까...더빙만 봤는데 자막편으로도 함 보고싶댜..! 어린왕자 목소리 핵귀엽
삭제된 댓글 입니다.
난 자막만 봐서 더빙은 잘 모르겠어ㅠㅠ 근데 캐릭터들이 막 엄청 연기력을 요하는 캐릭터들이 아니라 괜찮지 않을까?
제목에 스포낭낭이라고 되있어서 조금 읽다가 내렸는뎅 내일 보고와서 여시글 다시 읽어야징 ><
마쟈 그 느낌..!!!
여시 나 스포때메 글내용을거의안읽엏는데 이거 원작이랑 비슷해? !
원작 반 각색 반인데 원작과는 다른 내용이 있어ㅋㅋㅋ
영상은 디게 좋은데 더빙..ㅎㅎ왜죠 장미목소리 넘나 아줌마고 여우는 책읽는연기..ㅠㅠ
삭제된 댓글 입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5.12.29 21:53
사촌동생랑 보러가야대는데..ㅜㅜ
나는 울면서봐떠 ㅜ.ㅜ내기준 넘나 재밌었음 14살 남동생도 재밌다했어!
난 어른왕자 좋앗어 ㅋㅋㅋ 결국 모두가 어린왕자엿고 시절을 잊고 어른이 된다가 핵심같아서.그리고 다시 예전을 기억해서 어린왕자로 돌아가잖아
계속 어린왕자가 어린왕자엿우면 안와닿앗을거가테 ㅋㅋㅋ
어린왕자도 어른이 되면서 결국 우리모습과 같아졋단 거에서 공감많이됏고 어릴적 꿈(별)을 찾고 기억을 되살려서 다시 어린왕자로 돌아갓단점에서 시사점이 잇엇던듯
진짜 내 인생영화야 이거는....디테일에 너무 소름이 돋고 진짜 아 말로할 수 없을만큼 최고였던 영화야 완전 힐링됐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난 오히려 어린왕자가 어른이 되서 더 좋앗어.. 세상에 치여 변한 모습에 동질감을 느꼇고.. 획일화된 세상을 보면서 다시한번 세상이 잘못되어가고있는걸 되돌아보게 되었어.. 희망적인건, 그럼에도불구하고 소녀를 통해 다시 동심을 회복하는 모습이 넘나 감동적..
오 맞아 캐공감 진짜 캐공감 좋았지만 스토리는 흠ㅎㅎ 그래도 보면서 진짜 아.... 좋았어 ㅠㅠ 헝
삭제된 댓글 입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1.01 00:48
부족한 듯 하지만
그래서 어린왕자인듯
내가 스스로 얻게끔 느끼게끔 해주는 게
어린왕자의 큰 매력인 거 같아
ㅎㅎ 아무 정보 없이 보러갔다
마지막 한스 짐머 보고
오?! 했는데
나도 또 보고 싶다 ㅎㅎㅎ
쿠키영상 있구나!!난 못보고 나왔네ㅠㅠ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