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접시의 행복, 우리 동네 밴댕이 맛집■
우리 동네에는 오랜 세월 한결같은 맛을 지켜온 특별한 음식점이 한 곳 있다.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천문로2길에 자리한 **‘금산식당’**이다.
금산식당은 사계절 내내 밴댕이회와 준치회를 맛볼 수 있는 전문 음식점이다.
요즘은 밴댕이와 준치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식당을 쉽게 찾아보기 어려워, 나에게는 더욱 소중하고 특별한 곳으로 느껴진다.
밴댕이는 청어과에 속하는 생선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5월과 6월 사이 강화도 인근 해역에서 많이 잡힌다고 한다.
성질이 매우 급해 그물에 잡히면 금세 죽어버리는 특성이 있다.
예로부터 쉽게 토라지거나 사소한 일에도 마음이 상하는 사람을 가리켜 **“밴댕이 소갈딱지만 하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밴댕이의 몸집과 속이 작은 데서 유래한 말이지만, 밴댕이가 지닌 맛과 풍미(風味)만큼은 결코 작지 않다.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어서 흔히 **“봄에는 밴댕이, 가을에는 전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제철 밴댕이회는 육질이 부드럽고 고소하며, 매콤하고 새콤달콤하게 무쳐낸 밴댕이회무침은 잃었던 입맛을 되찾게 해주는 별미(別味)다.
이처럼 귀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이 집에서 불과 200~300미터 거리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소소한 행복을 느낀다.
자주 찾지는 못하지만 한 달에 한두 번 친구와 함께 걸어가 시원한 소맥 한잔을 곁들이며 정담(情談)을 나누곤 한다.
집 가까이에 있어 부담 없이 찾아갈 수 있고, 술 한잔을 마신 뒤에도 편안하게 걸어서 돌아올 수 있으니 나에게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인 식당이다.
금산식당의 음식은 언제나 깔끔하고 정갈하다.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음식의 맛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점은 이 식당이 지닌 가장 큰 자랑이자 경쟁력이다.
밑반찬이 화려하거나 종류가 많은 것은 아니다. 돌게장과 시래기 된장국, 미역줄기무침 등이 소박하게 차려지지만, 반찬 하나하나에 주인의 정성과 손맛이 담겨 있다.
특히 구수한 시래기 된장국은 회를 먹은 뒤 속을 편안하게 달래준다. 짭조름한 돌게장과 담백한 미역줄기무침도 밴댕이회와 준치회의 맛을 한층 돋워준다.
음식의 가짓수가 많지 않더라도 정성과 조화(調和)가 있다면 얼마든지 훌륭한 밥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오랫동안 식당을 운영해 오신 주인어른께서는 이제 연세가 드셨고, 최근에는 젊은 아드님이 가업(家業)을 이어받아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음식의 조리법과 비법뿐 아니라 손님을 대하는 정성과 책임감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
식당 내부는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으며, 손님을 맞이하는 태도 또한 친절하고 편안하다.
무엇보다 금산식당은 지나치게 시끄럽거나 번잡하지 않아 좋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친구와 마주 앉아 술 한잔을 기울이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정겨운 사람과 편안하게 술잔을 나누고 있노라면 화려한 고급 음식점도 부럽지 않을 만큼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좋은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이어주는 소통(疏通)의 매개가 되기도 한다.
요즘처럼 찜통더위가 이어지는 여름철에는 시원한 소맥 한잔과 함께 먹는 밴댕이회가 더욱 각별하다.
하얀 쌀밥 위에 매콤하고 새콤한 밴댕이회무침을 올리고 참기름을 살짝 넣어 쓱쓱 비벼 먹는 회무침비빔밥의 맛은 이 집에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즐거움이다.
밴댕이의 고소함과 양념의 매콤달콤함, 참기름의 향긋함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입안에 깊은 여운(餘韻)을 남긴다.
한 번 맛보면 쉽게 잊히지 않아 다시 찾게 되는 곳, 나는 이런 식당이야말로 진정한 맛집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사람마다 식성(食性)과 입맛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오랜 세월 장인정신(匠人精神)으로 한결같은 맛을 지켜오고, 음식에 담긴 비법과 정성을 자식에게까지 전승(傳承)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의 음식에 대한 깊은 자부심과 손님에 대한 책임감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맛과 정겨운 분위기를 간직한 곳, 친구와 술 한잔을 나누며 인생 이야기를 편안하게 풀어놓을 수 있는 곳,
음식 한 접시를 통해 작은 위로와 행복을 얻을 수 있는 곳.
이처럼 특별한 맛집이 우리 동네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이 나에게는 참으로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다.
※ 금산식당 ※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천문로2길 70-1
2026년 7월 26일
서울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盤村 韓明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