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2.25 경동OB산악회 송기훈(27회)후배가 올린 병문안기를 경동OB산악회 카페에서 스크랩했습니다.
오랜 투병으로 힘든 윤여삼동창에게 따뜻한 우정을 보내실려면(우리 1002-344-194834 부인방현숙)입니다.
「여삼 형님 문병갔다 왔습니다」
오늘 23윤여삼 형님께 문안을 다녀왔습니다.
형님은 2010년 12월에 불의의 사고로 쓰러지신 후, 2년이 넘도록 치열한 투병을 하고 계시지요. 그동안 너무 오랫동안 찾아 뵙지 못하여 무척이나 죄송스러운 마음을 안고 여삼 형님이 투병중이신 망우동에 있는 시립노인병원을 찾았습니다. 2011년 5월, 수유리 재활병원에 계실 때에 문병을 간 후 근 2년 만에 찾아 뵌 것입니다.
기영형님, 나, 훈상이, 그리고 오랜만에 방한한 미국 산호세 거주 34이용재 회원이 일부러 시간을 내어 함께 병문안을 갔습니다. 봄날에 걸맞지 않게 날씨가 제법 쌀쌀합니다. 불행을 당하신 분을 찾아 뵙는 날, 날씨까지 추우니 공연히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오래 전 찾아 뵈었을 때 여삼 형님의 병세는 매우 중하였습니다. 목에 꽂은 튜브를 통하여 유동식을 공급하고, 말은 한마디도 못하며 사람을 알아보기는커녕 말을 건네도 일체의 반응이 없는 등 아주 안타까운 상태였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문병을 가더라도 우리를 알아보지도 못할 거라 생각을 하고 그래도 얼굴이라도 뵙는 것이 도리라 생각했지요. 222호실, 형님은 그 곳에서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체 공동간병인의 수발을 받고 계셨습니다. 신경계통에 큰 손상이 있어 이곳 저곳 온몸을 꼼짝달싹 못하고 침까지 삼킬 수가 없어 침이 마냥 입 밖으로 흘러 나오니 간병인은 수시로 턱에 받쳐 놓은 티슈를 갈아주어야 합니다. 목에 꽂은 튜브도 아직 그대로입니다. 우리는 형님의 휠체어를 밀고 따스한 볕이 드는 면회실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런데요, 놀랍게도 형님이 우리에게 반응을 하십니다. 안부인사에 화사한 웃음이 얼굴 전체로 퍼지는 것이 보입니다.
“ 저, 기훈이예요~! 알아보시겠어요??”
제가 큰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자 형님은 머리를 미세하게 끄덕이십니다. 참 기쁘고도 놀라웠습니다. 기영형님의 인사에도 끄덕이시고 훈상의 인사에도 끄덕이십니다. 34기 용재가 인사하자 누구냐는 눈초리이십니다. 그렇지요, 용재의 기억에도 여삼형님의 모습은 가물가물한데 형님께서 기억하실 리가 없지요. 모두가 기쁘고 또 놀라워하는 것은 형님께서 무조건 끄덕이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사를 분명한 의식으로 응답하신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신이 났습니다. 여삼 형님의 용태가 놀랍게 호전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대화가 가능해졌습니다.
“어제 길호 형님 다녀 가셨지요?”
형님이 머리를 끄덕이십니다
“형님, 40년 전, 형님이 설악에서 젖은 비브람 말리다가 태워 버린 것, 기억나세요?”
형님은 가만히 계십니다. 아마 기억이 나지 않는가 봅니다. 허기사 우리들도 남은 또렷이 기억하는 사건이 전혀 생각나지 않는 경우도 있지요.
“ 경현이는 자주 와요?”
경현이는 여삼형님 아들 이름입니다. 형님은 또 머리를 끄덕이십니다.
신이 난 우리는 이런저런 질문도 하고 산악회의 이런저런 그동안의 일들도 말씀을 드려봅니다. 형님은 주의 깊게 들으시는 모습입니다. 너무 기쁘기만 합니다.
목사인 34이용재가 형님을 손을 꼭 잡고 경건하게 기도를 올립니다.
“ 주여, 형님께 힘을 주시고 꼭 완치 될 수 있도록 역사하여 주시옵소서………”
공연히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나도 아멘을 힘차게 외칩니다.
용재가 말합니다.
“기도 중에, 분명 형님의 손에 강한 힘이 들어가 있었고 기도에 반응을 하셨어요.”
분명, 형님은 변화가 있습니다. 병세에 차도를 보이는 것이지요.
그렇게 30분이 넘게 형님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기영 형님이 작별 인사를 건네십니다.
“형님, 올 가을 경사회와 합동 체육대회를 할 예정인데요. 그 때는 꼭 오셔야죠?”
올 가을에는 바람도 쐴 겸 체육대회에 꼭 모셨으면 좋겠다는 기영 형님의 생각이십니다. 경사회는 고교 사진반 OB모임인데 여삼 형님과 진석 형님이 그 창립선배이시지요. 두 분이 경동동문산악회의 창립회원이기도 하니, 그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니, 꼭 그렇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형님, 그 때 야구시합 함 하시죠? ㅎㅎ”
제가 우스개 소리를 드립니다.
야구시합은 소위 ‘줄빳다’를 의미하는 은어입니다. 여삼 형님이 자주 실시하던 시합이죠.^^
앗, 형님이 빙그레 웃습니다. 우스개 소리에 그렇게 반응을 하시다니, 엄청난 발전입니다.
자칫 우울할 뻔 했던 병문안이 형님의 호전된 병세로 모두가 기분이 좋습니다. 올 가을 형님을 모시고 즐겁게 체육대회를 치를 생각을 하며 기분 좋게 병원을 나섰습니다.
원문☞http://cafe.daum.net/kdob/SjZh/495
첫댓글 여삼 친구가 아주 어려운 지경에 있나보네요...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
간간히 소식을 듣긴했는데....다소 호전되었다니 다행이네요....빠른 쾌유만을 빕니다~~~~
반응이있다니 다행,,빠른 쾌유를 빕니다..
오직 쾌차를....
늘상 맘 한구석에 ~ 같이 웃고 욕하고 떠들고 당구치던 놈이~ 말이 병문안이지~~나는 멀쩡하고 같이 낄낄거리던 니가 누워있는 그 모습 한번 보고오니~ 걍 ~ 술 생각 나는것도 잠시- 내 사치스런 생각이 넘 미안해, 얼굴보러가는 것도 넘 아파 그냥 나는 이러고 있었는데~ 소식들으니 정말 반갑네. 조만간 함 보러 가야겟네.
쯧,,, 참 안 됐네. 어서 털고 일어 나시게~~!
윤여삼 .. 파이팅해라... 빠른 쾌유를 바란다.
고우회 산행에서 특유의 개그버젼으로 우리를 많이도 웃겨 주던 그 때가..... 이런 멋진 후배들을 거느린 여삼인형 ! 쾌유의 기적을 기원합니다. ~~~~~~~~
호전되었다는 소식들으니 정말 반갑네. 늘 미안한 마음뿐이네. 어서 빨리 쾌차하여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수 있기를 비네.
호전 돼었다니-다행이고- 너무 미안 해-친구야- 이렇게 멀정히 살아있는것이 -- 소재을 알길 없었는데- 다행이구나- 빠른 꽤차을 빈다-
빠른 쾌유를 바랍니다
건강 회복 하시기를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