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5일, 대구 시내에서 촛불집회가 있었습니다...
늘 아이들 문제로 참석하기 어려웠던 아줌마로서 마침 다음날이 현충일...
아이들이 등교하지 않는다는 느긋함에 그동안 울분만 토할 뿐 막상 나서지 못했던 자신을 부추겨
홀로 전철을 타고 시내로 향했습니다..
전국의 국민들이 한마음으로 촛불을 켤 때,
어린 학생들이 나라를 생각하며 피를 흘리며 쓰러질 때
그 자리에 함께 해주지 못한 내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더 더군다나 대구의 시민으로서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유독 경북지역에서만 지역단체장에
한나라당이 선출되었다는 부끄러운 소식이 저를 더 그곳으로 이끌었는지도 모릅니다.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 집회장소에 가까이 다가가면서
전 다시한번 대구시민들에게 많은 실망을 했습니다... 집회 장소 옆에서조차
마치 "뭐 하는거야?" 하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젊은 연인들의 모습이 너무 한심해 보였습니다..
내 자식은 저런 무개념한 애인들을 만들지 말기 바라고 바랄뿐이었습니다...
너무도 이기적이기만 시민들의 태도와 모습에 화가 나기도 했지만
막상 현장에 자리 잡고 앉아보니
3살 꼬마까지 데리고 와 참여하는 가족들의 모습과
고령에 장애를 갖고 계심에도 누구보다도 당당하게 촛불을 들고 계신 할머니...
아까와는 다르게 편한 데이트를 버리고 함께 촛불을 든 연인의 모습이 절 감동시켰습니다...
시내에서의 문화제를 마치고 거리행진을 시작하면서 우리와 시작과 끝을 같이 한 경찰들이 보였습니다...
그들에게선 어떤 강경 진압의 모습도 없었습니다..
전 그 분들도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서
마음으로는 이 정권의 불합리함을 함께 외치고 싶어할거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너무도 피곤한 얼굴로 집회자들의 외곽에서 일렬로 따라오시는 모습에
"피곤하시죠..?"라는 말을 건네자
"전,의경들이 다 서울로 차출되어 가는 바람에 며칠째 일선 경찰들이 이렇게 나오고 있다..."고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모습으로 답을 해왔습니다...
전 "고생이 많으십니다...! 빨리 이 일이 끝나야 될텐데.."라고 말하며
묻고 싶던 한마디를 꺼냈습니다....
" 혹시 우리가 미우신가요...?( 며칠동안 쉬지 못하고 함께 구보를 해야하는 지친 상황이 계속되었다기에..)" 하니
그 경찰분 말없이 고개를 가로 저으셨습니다...
누구인지도 모르고, 알수도 없지만 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 경찰분에게 고마움과 감동을 느꼈습니다...
"어느 의경의 눈물"이라는 자작시를 남긴 전경의 마음처럼
지금 대한민국은 공권력의 힘으로 국민의 반대 자리에 서야하는 공무원, 경찰관들이 많지만
어쩔수없이 그 자리에 있음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 분들에겐 그 어떤 비난의 말도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읍니다...
그 비난의 단어는 아직도 '나만 불편하지 않으면..' 이라고 생각하며
오히려 원색적인 시선으로 집회를 바라보는 이기적인 대다수의 시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그들이 직접적인 불편을 겪지 않는 이상 누가 피를 흘리든, 누구의 눈이 실명이되든
관심이 없을것입니다...오로지 그들만의 삶을 향유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쏟겠지요...
아직도 TV토론에 나와서 엉뚱한 소리를 해대는
한나라당 의원들과 쇠고기 협상 정부 관료들 ...
이명박 사설집단 같은 뉴라이트연합, HID ...
그리고 겉으론 수석전원사퇴의 카드를 들고
뒤론 자신의 인맥을 공기업에 심기에 여념이 없는
가장 저급한 인격의 이명박 대통령에게
공권력이 언제까지 충성을 외칠것인지 의문입니다...!
어제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현충일 기념행사에서 한나라당의원들이 자리도 배정받지못해
굴욕을 당했다지요... 보훈처에서 이런 실수를 저지를 리야 ... 통쾌했습니다...!
이명박 한 사람이 나라를 송두리째 흔들어 망치는 모습을
철밥통 끌어안겠다고 마냥 바라볼
공무원들만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일겁니다...
저는 이 분들의 양심과 지성을 믿습니다...
김이태 박사처럼 양심 선언의 목소리가 곧 전국 방방곡곡에서 들려올것이라 믿습니다...!
아직 초등학교 4학년인 제 딸이 촛불집회를 나간다는 엄마를 향해
걱정스런 얼굴로 한마디 하던군요..."엄마 살아서 돌아와야해...!"
그날밤 전 무사히 귀가했고 이번 토요일엔 아이들과 함께 가자고 했습니다...
경찰들, 집회에 함께 하신 시민들.., 그리고 가두행진할때 인도에서 환호하던 학생들...
당신들 모두 아름답습니다...
당신들이 진정한 대한의 국민들입니다...
집회에 참석한 엄마가 자랑스럽다는 딸의 말에 더욱 용기를 얻습니다..
이 나라가 똑바로 설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아직도 촛불을 들지 않으신 대구시민 여러분... 용기내서 "함께해요...!!!!"
첫댓글 친정 엄마 생신이 시골에서 있어 못갔는데...잘 다녀 오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