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스위스는 잊어라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융프라우, 인터라켄, ‘사랑의 불시착’ 이젤트발트 등 기존의 스위스는 잊어라. 이젠 스위스 동쪽끝 ‘찐 알프스’, 서쪽끝 호수 절경에 눈길을 돌린다. 식상한 것을 가장 싫어하는 한국인 답게. 유럽인들에겐 유명하지만 아시아인들에겐 그리 길들여지지 않은 곳 그라우뷘덴을 가보자. ‘알프스 소녀 하이디’ 동화의 배경인 그라우뷘덴은 오스트리아에 접한 스위스 동부에 있다.
높은 알프스 산맥에서 이어지는 장엄한 계곡들과 아름다운 강들이 사방으로 뻗어 나가는 곳이다. 독일어, 로망쉬어, 이탈리아어의 3개의 언어가 한 개의 주에 공존하며, 그만큼 문화의 다양성도 체험하는 지역이다. ▶헤럴드경제 2022년 12월 30일 ‘하이디의 고향, 그라우뷘덴을 즐기는 5가지 방법’ 참조
10일 럭셔리 투어리즘 한국사무소인 헤븐스포트폴리오와 관광청에 따르면, 그라우뷘덴에 여름이 오면, 베르니나 익스프레스 등 래티시안 열차의 빨강, 포스트 버스의 노랑, 615개의 호수와 150개의 계곡의 파랑, 숲과 초원의 초록, 가을 낙엽송의 황금 갈색, 성과 바위의 회색, 산정에 남아있는 눈과 빙하의 흰색이 어우러진다.
빨간색 래티셰 반 철도를 타고 클로스터스(Klosters)-아로자(Arosa)-생 모리츠(St. Moritz)-수르셀바(Surselva) 지역-엥가딘(Engadin)-발포스키아보(Valposchiavo)로 여행하는 길은 차창을 스크린 삼아 천상을 누비는 코스이다. 사보닌(Savognin), 뮈스테어 계곡(Müstair valley), 렌처하이데(Lenzerheide), 메솔치나(Mesolcina), 그리고 브레갈리아(Bregaglia) 계곡은 노란색 포스트 버스를 타고 갈 수 있다.
▶국립공원 하이킹= 엥가딘 국립공원은 19세기 후반 지정된 알프스에서 가장 오래된 국립공원이다. 운이 좋다면 하이킹을 하면서 아이벡스와 수염 독수리 등 공원에 서식하는 동물들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인간의 영향이나 개발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은 약 170제곱킬로미터(65제곱마일)의 자연 경관을 보유하고 있다.
자연산책로 가이드투어, 어린이 생태체험 투어 프로그램을 가진 이 공원은 80km(49마일)의 트레킹길로 글로벌 여행객을 인도한다. 정상 해발은 3174미터. 아이벡스, 샤모아, 마못, 수염독수리, 검독수리를 비롯하여 수많은 스위스 야생동물을 볼 수 있다. 가을엔 숲이 황금빛으로 변해 여행자에게 풍요로움을 선사한다. 이 일대 최고의 목적지는 엥가딘, 생모리츠, 스쿠올이다.
▶래티시안 레일웨이 기차 여행=쿠어에서 티라노까지 이어지는 알불라/베르니나 노선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된 전 세계 단 세 곳의 철도 노선 중 하나이다. 이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란트바서 육교를 건너는 순간일 것이다.
래시티안 레일웨이(RhB)는 넓은 계곡, 터널 및 구불구불한 산길로 이루어진 긴 미로를 통해 이탈리아와 스위스를 연결하는 산악 철도 네트워크입니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이며, 증기 기관차, 럭셔리하면서도 고풍스런 풀만 자동차, 탁 트인 경치 좋은 마차, 고급 식당차 등 다양한 경험을 즐긴다.
그래셔 익스프레스는 ‘세계에서 가장 느린 고속 열차’로 유명하다. 생모리츠에서 체르마트까지 스위스 알프스를 가로질러 291개의 다리와 91개의 터널을 통과하는 8시간의 파노라마 여행이 이어진다.
베르니나 익스프레스는 베르니나 레인지를 통해 이탈리아 티라노로 내려가는 또 다른 관광 노선이다. 알프스를 횡단하는 가장 높은 철도로 유명한 이 여행은 반짝이는 빙하까지 올라가서 훨씬 아래에 있는 이탈리아의 야자나무 숲 까지 간다. 뚜지스-발포스키아보-티라노 사이의 노선은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래티시안 레일웨이 여행에서 주목할만한 경험은 아로사 베렌란드, 곰 친구 사귀기, 올드 타운 쿠어, 로프파크 아로사, 숲 트레킹, 터보건 달리기, 하이제, 글로비, 하이디 빌리지, 하이디의 생가 방문, 랜드쿼트 패션 아울렛, 타미나 협곡(용, 승려, 치유의 물 이야기), 마드리사 랜드, 스위스 최대의 어드벤처 파크 등이다.
▶디아볼레짜(Diavolezza) 빙하= 디아볼레짜에선 산장의 자쿠지, 하이킹 코스, 등반 루트 등 어느 곳에서든 모르테라취(Morteratsch) 빙하를 바라보는 경치가 장관을 이룬다. 모험을 좋아하는 방문객들은 가이드 투어를 통해 영원히 녹지 않는 얼음 속을 탐험할 수 있다.
어퍼 엥가딘(Upper Engadin) 지역이라 부르는 곳에 있다. 4049m 높이의 피츠 베르니나(Piz Bernina) 봉우리가 있는 유명한 베르니나 대산괴 주변에 모두 위치한 3대의 케이블카가 있다. 피츠 베르니나 서쪽에는 코밧쉬 봉이 우뚝 솟아 있고, 대중들이 친근해 하는 산악빙하 디아볼레짜와 라갈프는 동쪽에 있다. 케이블카는 1년 365일 운행되며 겨울에는 14개의 산악식당, 여름에는 6개의 산악식당이 운영된다.
트레킹을 마치면 7132 호텔의 온천이 기다린다. 스타 건축가 피터 줌토르(Peter Zumthor)가 디자인한 온천탕은 시대를 초월한 품질과 우아함을 자랑한다. 그라우뷘덴의 온천수로만 받은 30도 따뜻한 물에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이곳은 프레지덴셜, 펜트하우스, 스파 스위트를 포함한 73개의 객실, 3개의 레스토랑, 수상 경력에 빛나는 노천 온천, 키즈 클럽을 갖추고 있으며, 리무진 픽업과 함께 무료 헬기 교통편(예약 시)을 제공한다.
▶라인 협곡= 좌우로는 최대 350m 높이의 석회암 벽이 서있고 그 가운데 강이 흐른다. 쿠어와 일란츠 사이의 이 라인 협곡은 ‘스위스 그랜드 캐년’이라고 불리는데 미국인 조차 그랜드 캐년 보다 아름답다고 평한다.
기차 차창 밖으로 성난 협곡의 물살을 호위하는 그랜드 캐니언이 나타난다. 도전을 원하는 사람들은 이 장엄한 지질학적 풍경에서 래프팅, 하이킹, 자전거 또는 카약을 선택할 수도 있다. 기차는 라이헤나우(Reichenau) 역에 차를 두고 3번 플랫폼에서 승차하며, 30분 동안 베르잠(Versam)과 발렌다스(Valendas)를 거쳐 란츠(Llanz)까지 라인강 상류를 따라간다.
트린에서는 그라우뷘덴에서 가장 긴 현수교를 걷고, 이곳 오래된 기차역에 자리잡은 우스트리아 트린 슈타치운에서 아이스크림을 맛본다면 스위스 동부 산악지대 여행이 더욱 달콤하겠다. 여행길은 라인 협곡(Rhine Gorge)의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하이킹 장소인 베르삼 역으로, 다시 발렌다스 까지 강둑으로 연결된다.
발렌다스(Valendas) 마을 중앙에 있는 가스트하우스 암 브루넨(Gasthaus am Brunnen)에서 점심 식사를 한 후 란츠(Llanz)에서 마지막 정류장으로 향하는 기차에 타게 된다. 카누 및 카약 학교를 통해 강에서 협곡을 올려다 본다면 색다른 감동을 얻어갈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