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교회 봉사에 대한 "강북제일교회 항존직 및 평신도회"의 공식적 입장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작성된 것입니다.
경험이 부족한 젊은 사람의 개인적 의견이니 그냥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성가대원입니다. 토요일 오후에 성가대로부터 한 가지 연락을 받았습니다.
입례송 연습으로 주일 예배 전 연습을 30분 앞당겨 시작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입례송은 예배를 시작할 때 성가대가 부르는 찬양으로, 저희 성가대가 속한 예배의 형식에서는 원래 없었던 순서였습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그동안 2가지 예배 형식을 병행해 왔었지요.
예배 형식의 변동에 대해서 지난 주까지만 해도 성가대원은 물론 교인들에게도 전혀 전달된 바 없는 사항이었습니다.
교회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확인해보니 금요일에 주보 올리면서 통보해놨더군요.
그래서 급하게 입례송 연습을 하고서 변동된 예배 형식에 따라 예배를 드렸습니다.
예배 형식의 통합이 주말쯤 결정된 사항이라면 오늘 공지하고 다음 주부터 시행한다고 해서 무슨 문제가 생기겠습니까?
여기에서 저들의 조급증을 또 한 번 보았습니다. 반대를 위한 반대자들처럼 저들은 이전의 것들을 무조건 뜯어고치느라 바쁩니다.
황형택 목사님께서 부임하신 이래 생겨난 제도는 다 악한 것이라고 생각되는 모양입니다.
지금 뜯어고치는 일들이 개선이 될지 개악이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연습시간 내내 갈등이 밀려왔습니다. 이 갈등은 부활절 칸타타 때부터 시작된 것이었지요.
나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찬양을 해야 하는가?
말 그대로 봉사하기 위하여 선 자리인데 이런 합당하지 못한 명령에 이렇게 굴종하며 서야 하는가? 이건 너무 부당하다!
그러면서 쉬는 시간에 성경을 그냥 아무 곳이나 펼쳤는데 스가랴 2장이 펼쳐져서 읽어내려 갔습니다.
선지서가 다 그렇듯이 예루살렘의 멸망을 암울하게 그리고 있는 본문이었습니다.
그러다가 2장 10절에 눈이 멈추어졌습니다.
여호와의 말씀에 시온의 딸아 노래하고 기뻐하라
이는 내가 와서 네 가운데에 머물 것임이라 (스가랴 2:10)
우연히 발견하게 된 성경구절에서 주님의 위로와 제가 애타게 알고 싶어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 교회의 상황이 어떻든지, 예배의 형식이 어떤 세력의 무슨 동기에 의해서 바뀌었든지,
찬양사역 전도사님을 해고하여 이제 다음 주부터 없어지게 될지도 모르는 찬양시간 때문에 걱정이 되어도,
그리고 예배 시간 끝무렵에 어떤 동영상이 방영될지에 관계없이,
주님께서 노래하고 기뻐하라고 명령하신다면 그 말씀에 순종하겠습니다. 그래도 우리 가운데 임하시기만 하신다면요!
그런 마음으로 예배에 올라갔습니다.
주님은 책망과 위로의 설교 말씀을 예비해놓고 계셨습니다.
신약과 구약의 두 구절이나 되는 설교 본문 성경말씀도, 임성빈 목사님의 설교 말씀도,
너무나 가슴 아프게 그러나 주님의 강한 위로의 음성으로 들었습니다.
지난 주 임목사님의 축도도 오늘의 설교도 우리 교회를 안타깝게 여기며 중보하는 마음으로 하고 계시다는 것을
이심전심으로 느낄 수 있었지요.
설교 끝무렵, 목사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우리 교회에 설교하러 오시면서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셨다고 했습니다.
"왜 나는 강북제일교회에 설교하러 오는가?"
사실은 저도 그 질문에 대한 목사님 자신의 대답이 무척 궁금했습니다.
담임목사님을 몰아내고 외부 목사님들을 섭외해서 설교자로 세우게 된 일로
오시게 된 강사 목사님이 누구이든 그분의 개인적인 성향에 관계없이
괜히 서운한 마음이 들곤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대답을 말씀하시는 목사님의 음성은 조용하고 침착하였지만
그 속에서 하나님의 거룩한 교회가 이런 수치를 당하는 모습을 보며 뜨거운 울분을 삼키고 계신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이런 상황에서 강북제일교회에 와서 설교를 하는 이유는 여러분의 고통에 동참하기 위해서입니다"
분쟁을 중재하러 온 것도 아니요 우리를 위해서 기도해주러 온 것도 아니요
우리와 함께 아파해주기 위해서 오셨다는 그 말씀이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동영상이 나왔지요. 흐르는 눈물 때문에 흐릿한 시각으로 보았습니다.
송구영신 예배(2004.12.31/2005.1.1)의 윤덕수 목사님의 메시지를 짜깁기 하여 넣은, 북한의 대남선전 방송같던 동영상.
가슴 아픈 그 장면을 보면서 2004년 겨울을 떠올렸습니다.
그해 성탄절, 저의 어머니는 병원에서 마지막 임종 선고를 받고 퇴원을 하셨습니다.
어머니 생애의 마지막 시간을 지켜드리고 있었던 저는,
시간에 맞추어 어머니께 마약성 진통제를 드리는 일, 손발을 주물러 드리는 일,
그리고 마음을 어쩌지 못하면서도 과외하러 다니는 일... 그런 일이 전부였던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잠도 제대로 못자면서도 새벽이면 벌떡 일어나 강북제일교회로 달려와 울부짖으며 기도하지 않을 수 없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가장 어려운 때에 윤덕수 목사님과 마지막으로 드렸던, 제 평생 잊을 수 없는 송구영신 예배였습니다.
그런 예배의 동영상을 저들은 악랄하게 칼질하여 자신들의 사욕을 합리화하는 선전 방송에 짜깁기 해넣은 것입니다....
그렇게 은혜스러운 순간이었음에도 그것이 어떤 맥락에 붙들려 있는가에 따라
얼마든지 욕스럽고 수치스러운 장면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그 동영상이 윤목사님의 한평생의 업적과 그 유족분들을 욕되게 한다는 것을 그들은 정녕 모를까요?
축도 없이 주기도문으로 마쳐진 예배에서 내려오면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도 내가 이 교회에 남아 있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런데도 내가 계속 성가대에 남아 직분을 감당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설교자 목사님의 대답을 통해서 저도 이 질문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대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나는 우리 교회가 회복되도록 하는 데에 어떤 기여도 할 수 없는 미약한 사람이다.
그렇지만 나는 오늘부터 "오푸스 데이"가 되어 교회의 아픔에 동참하겠다!
이것이 오늘 제가 하게 된 결심입니다.
오푸스 데이가 무엇이냐고요? 저도 들은 이야기인데요,
"Opus Dei"는 라틴어로 "신의 일"이라는 뜻인데 스페인의 독재 정권 하에 있었던 비밀결사 단체였다고 합니다.
이 단체는 스페인뿐만 아니라 라틴 아메리카의 여러 지역에 흩어져 활동을 했다고 하는데요,
공식조직이나 정식회원 등록도 없기 때문에 누가 오푸스 데이의 회원인지는
그 당사자와 점조직으로 연결되어 있는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모른다고 합니다.
다만 그 사람들이 직무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미루어 그가 오푸스 데이임을 짐작만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 당시의 소문으로는 정부의 요직에 앉아있는 대다수의 관리들이 오푸스데이였다고 합니다.
오푸스 데이가 하는 일은 각자의 재량권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독재정권의 탄압적 정책을 묽게 희석하여 아래로 흘려보내는 것입니다.
그 정책이 관료조직의 위계를 타고 내려와서 마지막 일반 국민에 이를 즈음이면 원래의 그 압제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됩니다.
저는 교회의 아픈 현실을 바라보며 울고 가슴 아파하지만 말고 우리 모두 오푸스 데이가 될 것을 제안합니다.
구역장, 주일학교 교사, 성가대, 주차봉사, 안내, 식당 봉사 등 우리가 교회에서 맡은 일이 무엇이건 좋습니다.
스스로 자신이 회원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은 누구든지 그 회원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해야할 일은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 안에서 교회와 우리의 흔들리는 신앙의 근본을 회복하는 일입니다.
누군가 담임목사님을 비난하고 교회를 욕할 때, 교회가 이래서 되겠느냐고 비난할 때,
그 사람에게 대들어서 그 사람의 생각을 고쳐주려고 하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 아닙니다.
우리가 할 일은 주님의 몸된 교회를 억압하고 복음을 말살하려는 어둠의 세력들의 생각이
교회의 실제적 영역에 가급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아니면 그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새로 등록해오는 신자들이나, 예배 회중들이나, 어린 학생들이 교회의 이런 모습을 보고 실망하지 않도록
그들을 만나게 되는 위치에 있는 우리가 신앙의 쇄신 운동을 벌여나가는 것입니다.
저는 그것이 평일 기도회의 나아갈 방향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시간은 오래 걸릴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과정 내내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면 우리는 행복할 수 있습니다.
교회와 함께 아파하는 일.
그 일이 피켓들고 교회 마당에 나가서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일보다 주께서 원하시는 일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저희 어머니는 2005년 1월, 주님의 품에 안기셨습니다.
되돌아 보면, 편찮으신 어머니를 위해서 제가 해드릴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어서 너무나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지만
어머니와 그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 강북제일교회 평신도회 카페
첫댓글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우리 모두 교회의 아픔에 함께 하는 것이 우리를 강북제일교회에 부르신 하나님의 뜻이요 사명임을 믿습니다!!
저는 프란체스카님의 글을 읽으면 저의 마음이되어,몹시 아픕니다. 평신도의 아픔과 너무나 상관이 없는 장창만 목사를 생각하면 분노가 일어 또 마음이 괴롭습니다.그러나
소망의 하나님을 붙잡고,이시간을 견디어냅시다.
100%로 동감 하고 동참하는데 힘을 다 해 보렵니다. 너무 감동적인 글 고맙게 읽었습니다.
"강북제일교회에 와서 설교를 하는 이유는 여러분의 고통에 동참하기 위해서 입니다" 라는 말씀에 흘러 내리는 눈물과 함께 입술을 꼭 깨물었습니다.
목사님의 심정이 저의 마음에 깊이 다가 왔습니다. 임성빈 목사님께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렇습니다. 아파하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너무 멋지군요. 우리 모두 오푸스데이가 되어 하나님의 종으로 아름다운 동참을 합시다.
프란체스카님의 글은 언제나 행복과 감동을 주시는군요. *^^*
주안에서 사랑 합니다~~~!!!
동감입니다... 찜질방에서 스마트 폰으로 이글을 읽다가 목이 메여서 코끝잡고
한참을 버티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집^^)
임목사님께서 고통스럽게 설교를 하신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목사님의 축도를 듣지아니하고 광고 중단에 일어서 나온것 죄송하고 목사님 감사합니다.
감동적인 글입니다. 잠시 쏟아지는 소나기도 있습니다. 한 때입니다. 변화는 상황에는 어쩔 수 없이 물러납니다. 희망의 끈을 놓지 마시고 뜨겁게 기도합시다. 너무 감정에 치우치지 말고, 차분히 선한 싸움을 하다보면 하나님이 우리에게 큰 선물을 주십니다. 왜 저들이 저렇게도 급박하게 일을 진전시키고, 불안해 하는 지 생각해 보시면 아실 것입니다. 하나님의 성전을 저들 무리에게 절대로 빼앗기지 않습니다. 오프스데이처럼 마음을 모았다가 결정적일 때 뿜어내시기 바랍니다.
고통가운데 주님이 주신 스가랴의 그 말씀이 프란체스카님께 주신 마음이고 우리모두가 받아야 할 마음이군여.고난에 참예하고 애통하심에 동참하기.
강북제일교회를 바라보시고 애통해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이겨내야지요.오늘의 슬픔이 내일의 기쁨으로 바꾸실분도 하나님이십니다. 오직 소망과 기도의
끈을 놓지않는다면 승리는 우리의 것입니다!
눈물이 나옵니다..저도 30년이 훌쩍 넘은 이 사랑하는 교회를 떠나고픈 생각이 굴뚝같습니다...주일이 끝나면 다음주는 동네교회나 가야겠다 맘먹다가도 주일이되면 이곳으로 향하게되지요,,무거운 맘을 안고 말입니다...그렇네요,, 오늘 저는 우리보다 더욱 힘드신 황형택목사님으로 부터 오히려 위로를 받았네요...정말 맘이 아팠는데,,,사랑하는 윤덕수목사님을 교묘히 이용한 그들의 악행을 잊을 수 없을것 같습니다...그러나 그들은 악하지만,,현실은 슬프지만 오늘 말씀을 전해주신 임성빈 목사님,,,그리고 황형택 목사님,,,그리고 프란체스카님의 글로 깊은 위로를 받았습니다....감사합니다..우리는 선으로 악을 이길수 있습니다^*^
제맘도그렇네요. 오래된교회여서 그런가싶어도.. 떠나려해도 아직은 마음이 괴로운..ㅡ.ㅠ 프란체스카님과 님의 글을 읽으니 내맘이 그맘같아서 맘아프지만..믿습니다.회복의날을.
프란체스카님!!! 어찌도 그렇게 심금을 울리는 글로 저희들의 애통함을 그리도 표현을 잘~하시는 지요.. 여리고 말이 없고 조용하기만 하던님.색깔을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봉사자리를 지키는 모습과는 달리 님의 굳건한 믿음..본받을 만 합니다.. 사랑합니다~♥ 명절 잘 보내세요.
진심어린 글 잘 읽었고 저희는 이제 오프스데이처럼 또 레지스탕트처럼 자기자리에서 힘을보태야 겠슴다~ 오늘은 윤목사님도 황목사님도 임성빈 목사님도 눈물 흘리신 안타까운 하루였네요~이런 걸 저들도 아는지~~~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