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반도체 수출부진 해결사로 나서다
2월 자동차 수출 56억 달러로 47.1%↑
42.5% 준 반도체 부진 어느 정도 메워
자동차가 반도체 수출부진을 메우고 있다. 자동차는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에 육박하는 실적을 올리며 최근 ‘독보적인’ 수출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3월 1일 발표한 ‘2월 수출입 동향’ 자료에 따르면 2월 수출은 501억 달러로 지난해 2월의 541억6000만 달러보다 7.5% 감소했다. 이는 1월의 감소 폭 16.6%보다는 낮은 것이지만 대한민국 수출은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수출부진의 원인으로 반도체가 지목되고 있다. 2월 반도체 수출은 59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 2월보다 무려 42.5%(44억 달러)나 줄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 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수출부진은 IT제품 등 세트 수요 위축에다 K반도체 주력인 메모리 제품 가격이 바닥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의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 수출 부진은 자동차가 메우고 있다. 2월 자동차 수출은 56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8억4000만 달러보다 무려 47.1%나 증가했다.
반도체의 수출 감소 폭 44억 달러의 38.3%인 17억6000만 달러를 자동차가 벌충했다. 2월 자동차 수출 56억 달러는 반도체의 59억6000만 달러에 3억6000만 달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자동차 수출은 작년 7월 처음으로 월간 기준 50억 달러대에 진입한 이후 네 번이나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stat.kita.net)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 수출은 2021년 전년보다 24.2%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16.4%의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반도체 수출부진이 시작된 8월 이후 큰 폭의 증가율을 이어왔다. 월간 기준 자동차 수출증가율을 보면 2022년 1월부터 5월까지는 5% 이하에 머물렀으나 7월 6.4%, 8월 9.3%, 9월 11.9%, 10월 13.5%, 11월 15.2%, 12월 16.4%, 2023년 1월 21.9%, 2월 47.1%를 기록했다.
자동차 수출을 시장별로 보면 미국으로의 수출이 지난해 222억5000만 달러로 29.6% 증가한 데 이어 올 1월에는 20억3000만 달러로 27.7% 늘었다. 미국 시장의 비중은 41.1%로 자동차 10대 당 4대 이상이 미국시장으로 수출되고 있다.
증가율 면에서는 특히 호주로의 수출이 지난해 32억6400만 달러로 33.3% 늘어난 데 이어 올 1월에는 3억2600만 달러로 48.8% 늘었다.
2월 자동차 수출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완화와 친환경차·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고부가가치 신차 출시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하지만 앞날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발목을 잡고 있다.
LA타임스는 최근 “현대차는 테슬라의 최고 경쟁자가 될 준비가 돼 있었는데 미국 행정부가 (IRA 시행으로) 기습 공격을 감행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신문은 2022년 1∼3분기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 판매량이 3만7000대로 전기차 시장에서 2위권 경쟁자였던 포드의 머스탱 마하-E를 추월했지만, IRA 때문에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판매가 크게 둔화해 포드 머스탱 마하-E가 2위를 탈환했다고 진단했다.
한편, 2월 중 일반기계(+13.0%)와 이차전지도(+25.1%)도 수출이 큰 폭 증가해 반도체 부진을 메우는 데 힘을 보탰다. 하지만 석유화학(-18.3%), 철강(-9.8%), 디스플레이(-40.9%), 바이오·헬스(-32.9%), 선박(-10.7%) 등 대다수 주요 품목의 수출액이 동반 감소해 전체 수출 실적을 끌어내렸다.
한국무역신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