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정영진 군은 하교 후 바로 버스를 타고 클라이밍을 하러 간다.
클라이밍센터에 들어가니 교복을 입은 남학생 4명과 어른 1명이 있었다.
낯선지 인사하지 않고 쳐다만 보는 정영진 군이다.
“영진아, 인사할까 우리.”
한참을 보다 학생들과 어른에게 정영진 군이 인사 했다.
함영미 선생님은 같은 중3이라고 서로를 소개했다.
기본 클라이밍과 몸풀기 운동을 정영진 군 한 번, 남학생 4명 한 번 번갈아가며 했다.
서로가 운동을 할 때 볼 수 있도록하면서 말이다.
그런 학생들을 바라보는 어른 한 분이 있었다.
정영진 군이 기본 스텝 운동을 할 때 뜀 뛰기를 성공하니 잘했다고 큰 소리로 말해주셨다.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중학생 4명과 정영진 군이 하는 것을 유심히 지켜보셨다.
선생님 말을 안 듣는 건 중 3학생들의 특징인가보다.
그런 아이들을 관심 있게 보는 어른의 눈빛이 느껴졌다.
군산클라이밍센터는 각자 원하는 시간에 와서 본인 운동을 하고 가는 곳이다.
그렇게 아이들을 지켜보시던 삼촌이 운동을 마치고 나갔고, 서로 인사 나누었다.
정영진 군도 운동을 마치고 가려고 준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간다고 나갔던 삼촌이 다시 올라와서 정영진 군에게 붕어빵 봉투를 건넸다.
“영진이는 두 개 먹고, 다른 친구들 하나 씩 먹어요.”
“아고, 감사합니다.”
“영진이가 붕어빵 좋아한다고 해서요.”
정영진 군은 붕어빵을 받고 큰 목소리로 감사합니다 하고 허리숙여 인사했다.
갑작스러웠지만 정말 고마웠다.
직접적으로 말한 적 없는데 함영미 선생님과 나눈 이야기를 들었나보다.
뭐 물을 틈도 없이 붕어빵 봉투만 빨리 건네고 가셨다.
함영미 선생님에게 물으니 소방관이라고 하신다.
정영진 군은 가려던 발걸음을 멈추고, 붕어빵을 하나 씩 꺼내서 친구들과 회원분들에게 하나 씩 나눠 주었다.
덕분에 한 사람 씩 다시 인사나눴다.
소방관 삼촌 덕분에 군산클라이밍센터에 있는 모두가 잠시 운동을 멈추고 붕어빵 파티를 했다.
정말 뜻 밖이었다.
오고가는 인사와 칭찬에 대한 감사 인사만 나눈 사이였다.
그런데 한 공간 안에 있다는 것이 서로를 알게 하는 기회가 된 것 같다.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았는데 영진이의 이름을 알고, 영진이가 붕어빵을 좋아하는 것까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가던 길을 멈추고 4층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 수고를 하면서까지 정영진 군에게 붕어빵을 주고 가게 만든 그 마음이 정말 고마웠다.
이 고마운 마음을 꼭 전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함영미 선생님에게 언제 오면 만날 수 있냐 물었지만 소방관이라 교대근무해서 일정하지 않다고 했다.
정영진 군에게 삼촌 음료수 사다드리면 어떠냐고 물으니 좋다고 한다.
정영진 군도 고마웠던 것이 분명하다.
군산클라이밍센터에서 정영진 군이 이렇게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알아가고 있다.
반대로 보면 다른 회원분들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래서 클라이밍센터에 오는 날이 늘 기대된다.
2023년 3월 29일 수요일, 김주희
사회사업가가 사람만 돕지 않지요.
당사자를 돕고 사람 사는 사회 같게 변화시켜 이웃과 인정을 살리지요.
붕어빵을 나눠주신 소방관 삼촌, 감사합니다. -더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