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 읽는 시)
9월 하순에
임영봉
에이구 깜짝이야, 증말 기네잉!
그러니깨 말인즉슨 젊었을 적에 울아베한테
돌팔매로 돌팔매로
머리를 된통 읃어맞은 뱀 한마리
이번 가을에도 어김없이 고대로 내 앞을 지나가네
허리를 옹송거리며 꾸불렁 꾸불렁 지나가네
상강을 지나 조금 더 있으면 입동인데
그대는 어디로 가는가? 또 어디로 가는가?
다가오는 겨울 잘 나시게나그려
***시 해설
임영봉 시인의 "9월 하순에"는 시간의 흐름과 자연의 순환을 통해 삶의 무게와 인간 존재를 성찰하는 작품입니다. 이 시는 간결한 형식 속에 깊은 의미를 담고 있으며, 일상적인 언어를 통해 독자와의 친밀감을 형성합니다. 시의 첫 부분에서 “젊었을 적에 울아베한테 돌팔매로, 돌팔매로 머리를 된통 읃어맞은 뱀 한마리”라는 구절은 강렬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며, 뱀이라는 존재를 통해 과거의 상처와 기억을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이 뱀은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젊은 시절의 경험과 고통을 상징하며,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여전히 남아 있는 우리 내면의 갈등을 나타냅니다.
“이번 가을에도 어김없이 고대로 내 앞을 지나가네”라는 표현은 계절의 순환 속에서 불변의 진리를 탐구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러한 자연의 순환은 인간의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속에서의 반복되는 기억과 감정을 상징적으로 나타냅니다. “허리를 옹송거리며 꾸불렁 꾸불렁 지나가네”라는 구절은 뱀의 움직임을 통해 삶의 연약함과 힘겨움을 암시하며, 우리가 마주하는 생의 고난과 고통을 시각적으로 표현합니다.
“상강을 지나 조금 더 있으면 입동인데”라는 시간적 배경은 자연의 변화와 계절의 이행을 드러내며, 이는 결국 삶의 불가피한 변화를 상기시킵니다. “그대는 어디로 가는가? 또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은 뱀에게 던지는 질문이지만, 동시에 독자에게도 삶의 방향성과 의미를 묻고 있습니다. 이는 삶의 여정에서 우리가 가야 할 길과 그 과정에서의 고뇌를 묻는 철학적 질문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가오는 겨울 잘 나시게나그려”라는 문장은 온정과 애틋함을 담고 있으며, 자연과 인간 존재 간의 연결을 강조합니다. 겨울은 종종 고독과 무거운 감정을 상징하지만, 시인은 이러한 감정 속에서도 서로를 생각하고 위로하는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자 합니다.
임영봉 시인은 이 시를 통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인간의 존재와 그에 대한 성찰을 유도하며, 독자에게 깊은 감정적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9월 하순에"는 자연과 인간,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며, 삶의 복잡성을 탐구하는 매력적인 작품으로, 독자에게 끊임없는 질문과 함께 깊은 사유를 제공하는 시입니다. 이러한 시적 탐구는 우리가 마주하는 삶의 의미와 그 속에서의 관계를 돌아보게 하며, 결국 삶의 여정에서 나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습니다.
***영어 번역
In Late September
by Lim Young-bong
So, to put it simply, once when I was young,
I was struck on the head by a stone thrown by my father,
a snake that I saw passing by.
This autumn, without fail, it slithers
before me once again, coiling and wriggling.
As we pass through the end of autumn, soon it will be winter,
where are you going? Where are you going again?
May you have a good winter ahead.
첫댓글 세상에 이유없이 태어난 존재는 없다했는데
어찌하여 돌맞는 뱀으로 태어났을까
동면 잘하시면서 깨우쳐 귀한 존재 되시게나
글쎄, 아직도 사람을 놀래키고 달아나는 꼴이라니,
그래도 요즘은 사람이 많이 순해져서 삽에 눈길 가는 것을 많이 참았네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