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준비하던 시험이 끝나고 며칠 여유가 생긴 데다가 영화 예매권이 생겨서
영화들을 좀 몰아서 봤습니다. 그래서 최근 본 영화들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본치 않게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들이 있을 수도 있으니 원하지 않는 분들은 스킵해 주세요)
1. 별을 쫓는 소녀
우선 가장 먼저 본 별을 쫓는 아이부터
어떤 영화를 볼 까 보다가 신카이 마코토의 신작인 별을 쫓는 아이가 눈에 띄어 보게 되었습니다.
워낙 유명한 감독이기도 하고 초속5cm에 대한 호평이 많아서 기회가 된 김에 봤는데,
생각보다 기대 이하였습니다.
우선 스토리 전개에 너무 개연성이 없어서 몰입하기가 힘들고
캐릭터들도 딱히 특성이 없어서 보고 난 뒤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없더군요;;
감독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도 모르겠고;; 사실 좀 지루했습니다;;
빛의 마술사라는 별명에 걸맞게 이번작도 색감이나 배경은 잘 표현해 냈지만
그것만으로는 116분이라는 시간동안 견딜 수가 없더군요...
그리고 그의 가장 큰 강점인 색감도 초속5cm에 비할 바는 아니였고요
아무튼 개인적으론 상당히 실망스러웠습니다
2. 초속 5cm
별을 쫓는 아이에 실망을 하고 나서 예전에 받아놓았고 묵혀두었던 초속5cm는 어떤지 궁금해서
집에 와서 봤습니다.
이 작품은 만족스러웠습니다. 우선 무엇보다도 시선을 사로잡는 환상적인 색감!
괜히 빛의 마술사라고 불리는게 아니더군요.
신카이 마코토 최고의 작품답게 보는 내내 눈이 호강했고, 감탄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 전개가 느려서 좀 늘어지는 감이 있었는데, 60분정도의 러닝타임 덕분에
그리 지루하지 않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one more time,one more chance와 함께 나오는 장면은 이 작품의 백미!
3. 파이터
학교 도서관에서 DVD 빌려서 본 작품입니다.
개봉 당시에도 보려고 벼르던 작품인데, 개봉 당시 못 보고 지금까지 잊고 있었는데
학교 도서관에서 진열되어 있는 걸 보고 필 받아서 감상했습니다.
다른 설명 필요없고, 배우들의 연기가 정말 환상적입니다.
주인공인 마크윌버그의 연기도 좋았지만, 조연들의 연기가 정말 완벽했습니다.
특히 마약쟁이 형 역할로 나온 크리스찬 베일과 어머니 역활로 나온 멜리사 레오는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에서 모두 남녀 조연상을 휩쓸었습니다.이 정도면 설명이 필요없죠.
진짜 크리스찬 베일은 연기를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인가 봅니다. 진짜 약에 쩔은 마약쟁이를 데려다 놓은 듯
강추입니다.
4. 뽕똘
이 작품은 처음 들어보신 분들 많으실겁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특이한 제목에 끌렸고 찾아보니 특이한 설정에 끌려서 보게 된 영화입니다.
제 12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웃음을 빵빵 터트려주고 무비꼴라쥬상을 수상한 영화인데
이거 진짜 골 때리는 영화입니다
처음엔 어설프기도 하고 너무 엉뚱해서 이게뭥미??? 이러면서 보다가
중반 이후에는 빵빵 터졌습니다칰 막장버라이어티 보는 느낌?
진짜 설정도 막장이고 캐릭터도 막장 , 특히 주인공 뽕똘이란 캐릭터가 진짜 골때립니다!
동생이랑 보고 왔는데 뭔가 엉뚱한 짓하거나 바보 짓하면 '어이고 저 뽕똘zzz' 이럽니다
개인적으론 마음에 들었는데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은 작품입니다.
이 작품 감독의 다른 작품인 '어이구 저 귓것'도 시간이 되면 보러가야겠습니다.
5. 그을린 사랑
오늘 저녁 씨네큐브에서 보고 온 가장 최근에 본 작품입니다.
정말 정말 정말 인상깊은 영화입니다.
포스터를 보면 '충격! 전율! 감동!을 모두 갖춘 영화!'라는 아주 진부한 멘트가 쓰여져 있는데
영화를 보고 나면 저 멘트가 정말 와닿습니다.
마지막 결말이 충격 그 자체입니다.
결말이 밝혀지기 전에도 어느 정도 예상을 할 수 있긴 하지만
마지막에 밝혀지는 순간 뒷통수를 얻어맞은 듯 머리가 띵 하고
심장이 벌렁벌렁 뛰었습니다.
여운이 강해서 영화 끝나고 나서도 한 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질 못 했습니다.
영화가 처음부터 비극으로 시작해서 마지막에 비극의 끝을 보여줍니다.
이야기가 끝난 뒤에도 과연 극 중 인물들이 제 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을지..
아직도 여운이 남네요.
이 영화의 내용은 극 중에 나온 "1+1=1이 될 수 있을까"란 대사 하나로 모든 게 설명됩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은 저 대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실겁니다...
정말 인상깊은 대사였고 평생 기억에 남을 대사가 될 것 같네요..
아직 상영 중이니 꼭 영화관 가서들 보세요. 강추합니다.
첫댓글 저도 그을린 사랑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영화입니다.
동감입니다. 이런 좋은 영화는 홍익인간 이념에 비추어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이 봐야합니다.
크리스찬 베일은 '머시니스트'때 그 엄혹한? 모습에서 이미 경험했던지라 마약중독자 정도에는 그러려니 생각하게 되더군요. 근데 이냥반은 근육질의 배트맨에서 풀죽도 못먹은 듯한 비쩍마른 선반공 등등 뺐다 쪗다 하는데도 몸은 괜찮은지 모르겠더군요. 추천하신 '그을린 사랑' 함 봐야 되겄네요. 잘 읽었습니다.
저도 베일은 건강이 걱정됩니다;; 그렇게 급격한 몸무게 변화를 해도 몸에 이상이 없을지;;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을린 사랑은 현재 무비꼴라쥬에서도 좋은 평을 받고 있는데 저는 솔직히 콱 와닿지 않았었습니다. 중간에 제가 여주인공의 복역 기간을 잘 이해를 못 해서 그랬는지 몰라도....
역시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르긴 하군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을린 사랑.. 어떻게 보면 국산 아침 드라마같은 내용이죠..;;
이전에도 썼지만, 그을린 사랑, 절대 비추입니다. 위에분도 작성하셨지만, 초반부가 아닌, 끝에 부분이 충격, 감동 등의 이야기로 표현될 수 있다면, 우리나라 아침 드라마들 모두 해외 영화제로 보내야 된다고 봅니다.
단순히 소재와 결말의 유사성만 가지고 막장드라마와 같은 선상에 놓는다면 오이디푸스나 세익스피어의 비극들도 막장아침드라마와 같은 레벨로 봐야겠네요. 배트맨이라는 같은 소재를 가지고 배트맨 포에버 같은 괴작이 나오는 반면 팀버튼의 배트맨이나 다크나이트 같은 모두가 인정하는 수작이 나오기도 하죠. 그리고 그을린 사랑은 마지막 결말을 차치하고서라도 극을 전개해나가는 방식,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 종교와 이데올로기의 광기가 불러오는 폭력의 굴레에 관한 주제의식 등 결말 이외의 면들을 봐도 충분히 훌륭한 영화입니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영화의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막장아침드라마와 동급으로 보는 것에는 전혀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단순한 막장드라마였다면 해외영화제와 언론 등 많은 사람들이 지금과 같은 찬사를 보내지는 않겠죠
초반부가 아닌, 끝에 부분이 충격 감동이라면 이라는 전제를 작성해 뒀습니다. 작성해주신 분께서도 마지막 부분이 충격이라고 작성해 두셨는데, 저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봤고, 실제 같이 본 많은 관객들을 실소를 내뱉는 분도 계셨습니다. 나가면서 `이게 뭐야`라고 하시는 분도 있었고요. 덧붙여 개인의 취향에 따라 갈리기 때문에, Vinsanity님께서 하신 말씀은 참고는 하지만 받아들일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겠습니다. 그러면서 굳이 댓글을 단 이유는, 다른 분들께 정보를 드리기 위함이었네요.
단순히 결말이 충격적이지도 않고 감동적이지도 않다라고만 했으면 제가 왈가왈부할 이유도 없지요. 어디까지나 개인의 감상이니 제가 참견할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작품 자체를 아침드라마와 비교하며 격하하기에 댓글을 단 것입니다. 번슨님께서 그런 의도가 아니였을지라도 굳이 아침드라마에 비교하면서 격하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군요. 그리고 이렇게 표현하신다면 그 영화를 보고 감명받아 글을 쓴 저의 기분은 좋지는 않겠지요. 그리고 저의 의견을 번슨님의 반드시 받아들여야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걸 제가 요구한 것은 아닙니다.
아침 드라마 얘긴 제가 꺼냈습니다만...아침드라마라고 느꼈을 사람들도 충분히 있을텐데 그렇게 느꼈다는걸 격하한다고 생각하신다는건 '개인의 취향에 따라 영화의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라고 하신 말씀과는 맞지 않는 듯 하네요..
기분 상하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정말 그럴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저처럼 포스터 및 여러 평론만을 보고 보러 가시는 분들이 있을까 하여 단 댓글입니다. 저는 jAson gArnett님께서도 작성해 주셨지만, 결론 부분은 평론의 호평 보다는 아침드라마에 가깝다고 느꼈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시금 기분 상하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jAson gArnett// '결말이 아침드라마 같다'랑 '아침드라마 수준이다'랑은 다르니까요.
독립영화관에서 상영하는 영화들이네요. 얼마전에 그을린 사랑 봤었습니다.
제가 와닿았던건 한 여인으로써 인생이 슬프고 처절하고 잔인했다는 것이었죠.
수영장에서 아들을 발견했을때의 어머니로써 심정과 죄수로써의 심정의 공존된 심정이 어떠했을까.
고문관이자 아들에게 편지를 쓸떄의 심정이 어떠하였을까...
그것이 어머니의 공통된 마음이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모진세상이 등을 돌린채 묻어달라고 한것을 보면 먹먹함밖에 다가오지 않았던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