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생명평화마을 2016년 해맞이를 위해 문화연대와 평화 바람이 '문정현 신부님과 함께 하는 강정생명평화마을 지키기 장승 만들기'를 기획했습니다. 해군기지 반대 투쟁 3148일째. 백배후 강정천 운동장에 모인 사람들이 세 개의 커다란 통나무가 옮겨지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나무를 위해 축문, 노래, 보시가 이어졌습니다. 생명평화마을을 위한 작은 손길들이 또 한번 모아집니다. 경기, 포천,밀양에서 온 세 분의 작가분들이 고사가 끝나자 바로 전기톱을 들고 작업을 시작합니다. 문신부님이 같이 전기톱으로 작업을 해봅니다. 이틀간 계속되는 이 장승만들기에 여러분의 마음도 함께 모아주세요.
관련 링크: [12월 29-30일] 문 신부님과 함께 하는 강정생명평화마을 지키기 장승 만들기(전송)
(전송: ㅎ)
나무에게
딸기 글
당신은 어릴적부터 함께 해온 동료들과 어느 숲 가장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겠지요.
작은 싹이 움을 틔우고 거기에서 여린 가지가 뻗어 나와 아름드리로 성장할 때 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는지 우리들은 알지 못합니다. 몇 번의 봄을 보내며 새순이 나고 여름이면 잔가지마저 흔들며 바람을 만들었겠죠. 모진 폭풍우를 몇 번이나 견디며 숲의 가장자리에 서 있었을 당신은 굳고 곧게 그 자리를 지켜 왔겠죠. 때로 새들이 날아와 둥지를 만들 때면 어린 새들이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온 기운을 썼을 것입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작은 산 짐승들에게 곁을 내어 주기도 했을 것입니다. 작은
다람쥐며 청솔모들은 놀이터라도 되는 냥 당신의 몸 구석구석을 탐하며 당신과 함께 숲을 지켜 왔을 것입니다. 숲을
품었던 당신이 베어지던 날 당신의 작은 친구들과 동료들은 속울음을 삼켜야 했을 것입니다. 말을 잃어버린
자들의 울음, 그 깊은 슬픔 속에 당신은 고향을 떠나 배를 타고 이곳 제주 강정까지 왔습니다.
최남단 작은 시골마을인 강정은 인간의 욕심으로 마을을 지키던 품 넓은 바위를 잃었습니다. 사람들의 마음도 갈갈이 찢겨져 길가의 깃발처럼 나부낍니다. 당신이
베어지던 어느날, 당신과 당신의 친구들이 함께 삼켰던 울음을 우리는 이해 할 수 있습니다. 우리도 말을 잃어버린 사람들이니까요. 아무리 외쳐도 화답 없는 외침을 3천일이 넘는 시간동안 외쳐 왔습니다. 당신은 이런 우리 마을에 왔습니다. 집에 들여 놓을 장롱을 위해서도 아니고, 불을 지피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우리들의 잃어버린 목소리를 높이 세우고 전쟁의 기운을 막고 평화를 싹틔우기 위해 당신을 이곳까지 모셔온 것입니다.
당신을 깎고 다듬으며 당신의 깊은 곳에 숨겨진 생명의 기운을 불러일으키려 합니다. 당신이 작은 것들에게까지 기꺼이 자신의 몸을 내주었던 그 마음을 강정 마을에 세우려 합니다. 마을에 부는 전쟁의 바람을 막고 생명 평화의 바람을 주세요. 생명과
평화의 그 기운으로 우리들과 함께 이 마을을 지켜 주세요.
(아래 사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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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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