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회시낭송회] 하늘 나무-구명숙

[김남권]

하늘 나무

구명숙


1
사랑 없이도 나무는 크는가?
제 자리에 서서 씻고 먹고 자고
세월 따라 나무는 자란다

고목이 되어서도 새파란 이파리 피우며
작은 나무 큰 나무 서로 몸 부비며 큰다

뿌리를 땅 속 깊이 내리고
향기롭게 살다 간 그 사람은 누구인가
묵념하며 제 자리를 지키는 수목장 나무 한 그루

2
누가 심었을까 저 하늘 나무
광풍 몰아치고 눈보라 불어와도 꼼짝 않는
저 우람한 우주 청지기 나무

그 나무를 품어 안고 입맞춤 하던
작은 새들 울음 운다

주기만 하고 떠나간 나무여
내 인생을 보게 해주는
내 삶의 그루터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