唐詩三百首 卷二 七言樂府
장상사 이수 (長相思二首) 이백(李白)
끝없는 그리움
장상사이수지일(長相思二首之一) 이백
너무 보고 싶소,
서울에 있는 당신이
가을날 귀뚜라미 우물가 난간에서 울고
조금 내린 서리 쓸쓸하고, 대자리 빛도 차가워요
등불마저 희미하니 그리워 애간장 끊어질 듯
휘장 걷고 달을 보니 실없는 한숨소리
꽃처럼 예쁜 당신, 구름 끝 저 너머에 있고
위로 청명한 높은 하늘
아래엔 맑은 강물에 이는 물결
하늘은 높고 길은 멀어 혼백이 날아가기도 괴로워
꿈속에도 가지 못하니 관산은 험난해라
너무 보고 싶어
애간장 다 끊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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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白:長相思二首之一
長相思(장상사),在長安(재장안)
絡緯秋啼金井闌(낙위추제금정란),微霜淒淒簟色寒(미상처처점색한)
孤燈不明思欲絶(고등부명사욕절),卷帷望月空長嘆(권유망월공장탄)
美人如花隔云端(미인여화격운단)
上有靑冥之長天(상유청명지장천),下有淥水之波瀾(하유록수지파란)
天長路遠魂飛苦(천장노원혼비고),夢魂不到關山難(몽혼부도관난산)
長相思(장상사),摧心肝(최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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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通釋] 한없이 그리운 그대는 장안에 있다네. 여름이 가고 가을이 되자 귀뚜라미는 우물가에서 울고 얇은 서리가 가져온 쌀쌀함에 대자리에는 한기가 스며든다. 희미한 외로운 등을 대하니 그리움에 애간장이 끊어질 듯하고 휘장을 걷고 달을 보며 공연히 길게 탄식한다. 꽃같이 고운 그대는 구름 끝 저 멀리에 계시니, 위에는 푸르른 높은 하늘이 있고 아래에는 맑고 맑은 물결이 출렁인다. 이처럼 긴 하늘과 이처럼 먼 길은 혼도 날아가기 어려우니, 꿈에서도 날아가지 못할 만큼 關山을 지나가기가 어렵다네. 한없는 그리움에 애간장이 끊기는구나.
역주
역주1> 長相思(장상사) : 악부 《雜曲歌辭(잡곡가사)》의 이름으로, 남녀 혹은 친구 사이에 오랫동안 이별하여 그리워하는 내용이 많다.
역주2> 絡緯(낙위) : 귀뚜라미이다. 귀뚜라미가 날개를 떠는 소리가 실을 잣는 소리와 흡사하다고 하여 絡絲娘(낙사랑) 또는 紡織娘(방직랑)이라고도 한다.
역주3> 金井闌(금정란) : 장식이 화려한 우물의 난간을 말한다.
역주4> 思欲絶(사욕절) : 그리움이 극점에 다다른 것을 형용한다.
역주5> 美人(미인) : 그리워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임금’ㆍ‘聖君’을 비유하는 말이기도 하다.
<사단법인 전통문화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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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사이수지이(長相思二首之二) 이백
해는 이미 넘어가고 꽃은 안개 머금고
달은 밝아 더욱 흰데 저는 근심으로 잠이 오지 않아요
조슬은 잠깐 봉황주에 멈춰두고
촉금으로 원앙현을 타려해요
이 노래 담은 뜻을 전할 사람 없어
바람에 부쳐 당신 계신 연연 땅으로 보내고 싶소
당신을 생각하니, 푸른 하늘 너머 멀고 먼 곳
옛날의 고운 눈매가
지금은 눈물의 샘이 되었소
저의 애끊는 마음 못 믿기시면
돌아 오셔서 거울 앞 내 모습 보시옵소서
李白:長相思二首之二
日色已盡花含煙(일색이진화함현),月明欲素愁不眠(월명옥소수부면)
趙瑟初停鳳凰柱(조슬초정봉황주),蜀琴欲奏鴛鴦弦(촉금욕주원앙현)
此曲有意無人傳(차곡유의무인전),愿隨春風寄燕然(원수춘풍기연연)
憶君迢迢隔靑天(억군초초격청천)
昔日橫波目(석일횡파목),今成流淚泉(금성류누천)
不信妾腸斷(부신첩장단),歸來看取明鏡前(귀내간취명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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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通釋] 해는 점점 지려는데 꽃은 안개를 머금고 있고, 달빛은 비단같이 훤하지만 근심에 잠을 이룰 수 없다. 타고 있던 鳳凰柱(봉황주) 趙瑟(조슬)을 이제 막 멈추고 다시 蜀琴(촉탄)의 鴛鴦絃(원앙현)을 타려한다. 鳳凰(봉황)과 鴛鴦(원앙)처럼 부부가 헤어질 수 없다는 곡의 뜻은 무한하지만, 이를 전해줄 이가 없으니 봄바람에 실어 그대가 계신 燕然山(연연산)으로 보내고 싶구나. 그리운 그대는 멀고 먼 푸른 하늘 저 너머에 있다지요. 지난날 살짝 엿보던 곱던 두 눈이 오늘에 와서는 눈물샘이 되었다. “애 끊는 제 마음을 믿지 못하신다면, 돌아와 초췌해진 제 모습을 보세요. 그럼 알게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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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解題] 〈長相思(장상사)〉 1ㆍ2수는 《李太白全集》의 제3권과 제6권에 각각 나누어 실려 있다. 그러나 두 수 모두 그리움의 정을 담아내고 있다고 생각하여, 《唐詩別裁集(당시별재집)》의 편재를 따라 《唐詩三百首》에는 함께 실은 듯하다.
두 작품의 저작시기에 대한 기록은 확인되지 않지만, 시풍으로 보아 開元 17년(729) 29세 때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두 수 모두 헤어진 임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고 있는데, 제1수는 배경묘사를 통해 분위기를 전달한 후, 꿈속에서도 찾아가기 힘들만큼 첩첩이 막힌 임과의 거리를 서술함으로써 그 그리움이 얼마나 깊은 지를 표현하고 있다. 한편 제1수는 임이 장안에 있다는 서술에 주목하여, 장안에서 유리된 이백이 임금을 그리는 작품으로 이백의 절망감ㆍ좌절감이 담겨 있다고 보기도 한다. 제2수는 燕然山으로 출정 간 남편을 그리워하는 부인을 화자로 내세워 그 그리움의 정을 읊고 있다.
역주
역주1> 欲(욕) : ‘已’라고 되어 있는 本도 있다.
역주2> 如(여) : ‘欲’이라고 되어 있는 本도 있다.
역주3> 素(소) : 흰 비단인데, 여기서는 흰 달빛을 형용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역주4> 趙瑟(조슬) : 현악기의 일종으로, 전국시대에 趙나라 여인들이 瑟을 잘 연주했으므로 ‘조슬’이라고 하였다.
역주5> 鳳凰柱(봉황주): 봉황의 형상을 조각한 瑟柱(금주)이다. 鳳은 수컷을 凰은 암컷을 지칭하는데, 여기서 ‘鳳凰’은 부부를 의미한다.
역주6> 蜀琴(촉금) : 한나라 때 蜀나라 사람 司馬相如가 연주하던 거문고를 말한다. 사마상여의 거문고 연주에 卓文君이 반하여 함께 도망친 고사가 있다.
역주7> 鴛鴦(원앙) : 전설에 의하면 원앙은 암컷과 수컷이 헤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여기서는 영원히 함께 하기를 바라는 부부를 의미한다.
역주8 燕然(연연) : 몽고에 있는 杭愛山(항애산)을 지칭한다. 東漢의 竇憲(두헌)이 흉노를 원정하러 가서, 이 산 위에 공을 새긴 석비를 세웠다. 여기서는 남편이 수자리 살고 있는 변새지역을 가리킨다.
역주9> 昔日(석일) : ‘昔時’라고 되어 있는 本도 있다.
역주10> 橫波(횡파) : 女子의 눈이 움직이는 것, 즉 곁눈질을 말한다.
역주11> 今成(금성) : ‘今作’이라고 되어 있는 本도 있다.
<사단법인 전통문화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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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장상사(長相思:끝없는 그리움 二首) - 이백[당시삼백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