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을 하고 나니 온 몸이 욱신욱신,
함께 김장을 하면서 보조 주부를 자청한 남편이 쉬라면서 자리를 비켜주려고 마실을 나갔다.
안성으로 이사를 오고 나서 처음에는 시골살이가 적응되지 않아 김장때 마다 지인을 동원하였건만
그것도 민폐라 11년 차를 살아낸 지금... 이,삼년 지난 후 부터는 혼자서 김장을 하다 보니
몸에 무리가 가는 듯 하다.
하긴 김장을 할 때는 미친듯이 하느라 잘 모르다가 설겆이와 뒷 정리까지 완벽하게 마무리를 끝내고 나면
몸에서 신호가 오기 시작한다....이미 오른쪽 팔은 들기도 난감지경이고 팔꿈치에 이상이 온 듯,
예감이 좋지를 않아 온 몸을 늘이고 누워버렸다.
하지만 너무 피곤하면 잠을 청하여도 눈만 뻑뻑하고 온 몸은 뒤틀리기 마련인지라
잠깐의 피로회복제 불후의 명곡을 시청하기로 하고 티비를 켜니 아, 70세대의 전유물 어니언스 편이란다.
물론 이수영은 이미 직장인으로 자리매김을 한 이후로는 임창제 혼자 어니언스를 이끌어 간지 오래라
오늘 역시 임창제 혼자 나왔다...혹시나 기대했던 마음이 역시나 가 되는 순간이다.
허나 본래의 원곡이 명곡으로서 너무 뛰어나면 감정 이입이 불편하여 감성 이동을 하지 않는 법인가.
오늘 또한 괜찮은 편곡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노래 부르는 보컬이나 현장에서 보고 듣는 청중과
티비 매체를 통해 보고듣는 시청자 입장에서도 오늘은 진정성이 원곡보다 못한 무대가 되고 말았다.
뭔지 모르지만 2프로 부족하다는 말이다.
말하자면 원곡이 주는 편안함을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낸 편곡이 따라가지 못했다는 말 뿐만 아니라
혼신의 힘을 다해 부르는 보컬들에게는 재주만 보였지 가슴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말도 되겠다.
그저 잘해내야지 하다 보니 청중들의 마음을 읽어내지 못한 무대가 되어
결국엔 유리상자의 원곡에 충실한 작은 새가 우승을 거머 쥐었다.
그렇다...시절의 감성이 워낙 각인된 탓인지 퓨젼을 넘나드는 무대 밴드와 퍼포먼스 역시 과부하요
소리 지르지 않고 편편히 불러도 여유로운 감성을 노래한다면 청중들이 움직인다는 말도 되겠다.
그 청중들이란 너무 원곡을 벗어난 편곡은 좋아하지도 않을 뿐더러 이미 뻔한 수법에도 호락호락하지 않고
너무 튀거나 복합적인 무대 장지 특히 재즈나 블루스 계열은 익숙치 않은 관계로 관심권에서 멀어져 있다.
독특한 음색에 몽환적인 분위기를 유도하던 정인의 순서는 참으로 좋았건만 이수영을 넘지 못했다.
안타깝고 아쉬운 일이기는 하나 어니언스 편에서는 어찌 해 볼 도리 없는 원곡의 화음과 멜로디와
노랫말의 가사 음미가 압권이다 보니 변주되거나 조합을 달리한 음악성으로는 박수받기 어려울 만큼이었다.
게다가 여전히 어니언스의 음색을 기억하는 70세대들로서는 더더욱 전환되어 부드럽지 못하게
전달되는 성량 앞에서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할 상황임은 말할 것도 없겠다.
특히 편지 라는 노래를 여성 보컬 이수영의 목소리로 듣는다는 것은 사실 편하지는 않았다.
워낙 다른 보컬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바람에 그나마 이수영이 2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지
생각될 정도로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는 것이다.
편지...는 어니언스 목소리의 절묘한 조화가 분위기를 이끈다.
누군가에게 편지 쓰고 싶고, 없는 사람 만들어서라도 편지를 써야할 것 같은 절대적 분위기.
어니언스의 힘이기도 하다.
그 덕분에 손편지 정말 많이 썼다.
특히 동갑내기 남친들과 주고받던 매일 쓰는 편지...종로 2가의 제은 이라는 커피집 DJ박스에
편지를 놓고 가면 상대 친구가 편지를 읽고 답신을 놓고 가는 묘한 편지 릴레이.
아마도 그 친구는 친구들과 함께 소리내어 읽었을 것이다.
일종의 옮겨가며 편지를 읽기도 했을 것이다...자기들끼리 웃기도 하고 진지하기도 했을 일이다.
그때는 한창 글쓰기에 목마른던 시절이기도 하고 글쟁이가 될까 생각하여
서로가 자신의 글에 대해 소견을 말하기도 하고 평도 해주던 시절이었으니 더더욱 그리하였을 터.
그때를 생각하면 창피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즐거운 기억으로 남는다...숱하게 썼던 편지.
그 어니언스가 좋아서 콘서트에도 몇 번 쫓아다녔다.
아니 그 시절엔 리사이틀이라는 타이틀이 흔했던 시절이므로 리사이틀 정도 되겠다.
그후로 임창제 혼자 꾸미는 무대 앞에서는 마음이 반쪽이던 시절도 있었다.
그래도 어니언스의 후광이 오래 가고 잊혀지지 않을 것 같았지만
광화문 시민회관에서 있었던 송년 음악회 어니언스 임창제 편에서는 정말 실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기억이 있다.
친구가 마련한 티켓으로 그래도 뭔가 있겠지 싶어 찾았던 무대...많지 않은 관객들 앞에서
임창제의 태도는 좋아 보이지 않았고 그의 변해 버린, 절제하지 못한, 스스로 포기한 외모 앞에서는
절망을 느꼈다.
혼신을 다해 노래를 불러도 시원치 않을 마당에 건들거리면서 많지 않은 관객을 우습게 쳐다보던
그리하여 대충 노래를 부르는 임창제를 보면서 왜 왔나 한심해 하던 기억, 아프다.
청중이 많거나 적거나 최선을 다해 관객을, 자신의 팬들을 맞이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 아닐까?
그날 그 시간에 그 장소에 왔다 는 것은 열혈팬이 아니고서는 어려울 일이다.
티켓 구매를 했던 친구 역시 내 눈치를 보며 마음을 졸이던 기억도 있다.
그래도 박수치며 즐거운 마음으로 노래를 함께 불렀다.
왜? 나름 임창제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비록 열렬한 환호까지는 아니더라도
실제로는 어니언스 둘이 아닌 혼자라도 그들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다 는 것을
잊지 말라는 의미로 말이다.
오늘 방송에서 보여진 그의 모양새는 그전보다 훨씬 낫다.
아마도 방송 출연을 한다고 관리에 들어갔을까?
오래 전 기억임에도 잊혀지지 않는 콘서트에서 불미스러웠던 경험,
이제는 잊어야겠다...아니 잊고 살았는데 오늘 프로그램을 통해 불쑥 기억이 뛰쳐나온 것이다.
모쪼록 무소의 뿔처럼 혼자 가는 어니언스 임창제 일지라도 그의 현란하고 화려했던 유명세,
청,통,맥의 시절을 아우른 선구자로서의 발자욱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역시 전설이라 불리울만큼 시대적, 세대적 파급 역할을 충분히 해낸 어니언스이므로.
선배라고 하는 것은 뒤를 이을 후배들의 앞자리에 있다 는 것.
후배들의 모범과 선망의 대상에서 내려오지 않기를 바란다... 어니언스.
이후로 감성 보컬의 지존인 해바라기, 유리상자, VOS가 명맥을 이어오고 있으니
어니언스의 과거 위력은 물론 지금 또한 어니언스의 파워가 만만치 않음을 기억하면 좋겠다.
어쨋거나 요즘 불후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보컬들이 노력하는 것 보다 못한 반응이 나오기도 하고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빨려들어갈 만큼의 에너지를 받지 못함이 아쉽다.
그래도 열렬히 시청하며 기대하는 이유는 효린이나 알리, 에일리나 임태경, 문명진 같은 신인이든
잊혀졌던 보컬이든 걸출한 가창력과 감성을 자극하는 그 누군가가 탄생되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구태의연이 아닌 진정성과 진실이 공존하는
전설로 불리운 사람들에 대적하는 출연자들의 재구성되는 노래를 기대하면서
다음 주를 예약한다.
첫댓글 느낌은 참으로 비슷하네~! 난 다음주에 나올 보컬이 이름은 유명하지 않아도 좋아하던 사람인데
그만 약속이 있어 본방사수 불가능 하니 다음주가 궁금하네~! 이름이 갑자기 생각안나~!
남자 가수인데... 끙~! 난 어니언스 예전에도 그저 그랬어~! 뭔지 그때부터 2% 부족하게 느꼈달까~?
암튼 김재욱이던가~?그 남자 가수가 노래 무척 잘하는데... 아쉬워라~! 끙~!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어쨋든 나는 그렇더라는.
담주를 기다려 보겠습니다만 이 게절에 신명이 날만큼이면 좋을 듯 합니다 그려.